고방서예[2660]
圃隱 (포은)시-僮陽驛壁畵鷹熊歌用陳敎諭韻(동양역벽화응웅가용진교유운)
僮陽驛壁畵鷹熊歌用陳敎諭韻(동양역벽화응웅가용진교유운)
동양역 벽에 그린 송골매 양태를 진교유의 운을 빌어 노래하다
정몽주(鄭夢周)
波濤龍騰凌碧虛(파도용등릉벽허) :
물결은 용 승천하듯 하늘에 사무치고
紅旌渡淮風卷舒(홍정도회풍권서) :
붉은 깃발은 회수 건너 바람에 펄럭인다
人言大將受節鉞(인언대장수절월) :
사람들 말하네, 임금의 임명 받은 대장은
許國不復思全軀(허국불복사전구) :
나라 위해 제 몸 생각 않는 법이라 했다
車騎徐驅臨楚岸(차기서구림초안) :
수레와 말 천천히 몰아 초나라 언덕으로 가고
雷霆已殷齊東隅(뇌정이은제동우) :
천둥은 이미 제동에까지 울리는구나
猛士股栗聽指揮(맹사고률청지휘) :
용맹하던 군사들도 다리 떨며 지휘를 받고
縣尹首縮爭來趨(현윤수축쟁래추) :
고을 원님들은 목 움츠려 다투어 와 항복한다
君不見鳥中有鷹兮(군불견조중유응혜) :
그대는 모르는가, 새 중에 매가 있어
衆鳥翶翔莫能及(중조고상막능급) :
뭇새들 높이 날아도 미칠 수 없는 것을.
又不見獸中有熊兮(우불견수중유웅혜) :
또 모르는가, 짐승 중에 곰이 있어
百獸懾伏不敢立(백수섭복불감립) :
온갖 짐승 두려워서 감히 서있지도 못하는 것을
將軍本是萬人敵(장군본시만인적) :
장군이란 원래가 만 사람과 맞서는것
氣味吾知與之協(기미오지여지협) :
그 기세와 멋이 매와 곰에 어울리는 것을 나는 아노라
撫劍思從沙漠游(무검사종사막유) :
칼 어루만지며 생각은 사막에 노닐고
撚箭志在陰山獵(연전지재음산렵) : 화살 부
비며 음산의 사냥에 뜻을 두노라
僮陽驛中住半月(동양역중주반월) :
동양역에 반달 동안 머물다가
適見畵工精所業(적견화공정소업) :
마침 정한 화공을 만났도다
高堂大壁(고당대벽) :
높다란 집 큰 벽에
使之揮筆展其才(사지휘필전기재) :
그림 그리게 하여 그 재주를 펴 보게 하니
郭熙韓幹眞輿臺(곽희한간진여대) :
곽 희와 한 간은 참으로 그 하수이로다
維熊昂頭兮鷹奮翼(유웅앙두혜응분익) :
곰은 머리 쳐들고 매는 날개 떨치는데
精神妙處不在矩與規(정신묘처부재구여규) :
정신의 오묘함은 법도 넘어선 곳에 있도다
政逢盛代修武備(정봉성대수무비) :
정히 성세에 서로 만나 무비를 닦음에
我亦獻馬過海陲(아역헌마과해수) :
나 또한 말을 바치고 이 해변을 지나노라
日長公館綠陰合(일장공관록음합) :
해 긴 공관에는 녹음이 어우러졌는데
閉門看畵仍低佪(폐문간화잉저회) :
문 닫고 그림 보며 오락가락 거니는구나
盤飛須臾灑毛血(반비수유쇄모혈) :
빙빙 날아도는가 싶었는데 어느새 새의 털에 피 뿌린다
顧盻髣髴生風威(고혜방불생풍위) :
힐끗이 돌아보는 모습에 위풍이 생동하도다
鷹兮熊兮(응혜웅혜) : 매여, 곰이여
我當效汝於丹靑之外兮(아당효여어단청지외혜) :
내 마땅히 그림 밖에서 너를 본받아
決吾之勇兮起吾衰(결오지용혜기오쇠) :
나의 용기 끊어내어 나의 쇠약함을 떨리로다
又安得壯士如汝二物之神俊者(우안득장사여여이물지신준자)
어찌하면, 너희 두 무리같이 빼어난 장사 얻어
死生終始莫相違(사생종시막상위) :
생사간에 끝내는 서로 어김없이 되어서
繫頸匈奴之頑黠(계경흉노지완힐) :
완악하고 교활한 흉노의 목 홀쳐 끌고와
勒銘燕然之崔巍(륵명연연지최외) :
연연산 높은 곳에 빗돌 세워 기록하리라
功成歸來報天子(공성귀래보천자) :
공 이루고 돌아와 천자에게 아뢴 뒤에
乞身試向山中回(걸신시향산중회) :
산속으로 돌아가 쉬겠다고 이몸 한 번 청해 볼까.
포은집 제1권 시(詩)
僮陽驛壁畫鷹熊。歌用陳敎諭韻。江陰侯大人敎畫工畫鷹熊。因命沐陽縣學淛江陳悳賦詩。○校正敎諭。館本作敎論。非是。悳。館本作眞。
波濤龍騰凌碧虛。紅旌渡淮風卷舒。人言大將受節鉞。許國不復思全軀。車騎徐驅臨楚岸。雷霆已殷齊東隅。猛士股栗聽指揮。縣尹首縮爭來趍。君不見鳥中有鷹兮。衆鳥翺翔莫能及。又不見獸中有熊兮。百獸懾伏不敢立。將軍本是萬人敵。氣味吾知與之協。撫劒思從沙漠游。撚
箭志在陰山獵。僮陽驛中住半月。適見畫工精所業。高堂大壁使之揮筆展其才。郭煕韓幹眞輿臺。維熊昂頭兮鷹奮翼。精神妙處不在矩與䂓。政逢盛代修武備。我亦獻馬過海陲。日長公館綠陰合。閉門看畫仍低佪。盤飛須臾灑毛血。顧眄髣髴生風威。鷹兮熊兮我當効汝於丹靑之外兮。决吾之勇兮起吾衰。又安得壯士如汝二物之神俊者。死生終始莫相違。繫頸匈奴之頑黠。勒銘燕然之崔巍。功成歸來報天子。乞身試向山中回。
동양역의 매와 곰을 그린 벽화를 진 교유의 운을 써서 노래하다
〔僮陽驛壁畫鷹熊 歌用陳敎諭韻〕
강음후(江陰侯) 대인이 화공에게 매와 곰을 그리게 하고
이어서 목양현(沐陽縣) 현학(縣學) 제강(淛江) 진덕(陳悳)에게
시를 짓도록 명하였다.
○ 교정:‘교유(敎諭)’는 교서관본에 ‘교론(敎論)’으로 되어 있으나
옳은 것이 아니다. ‘덕(悳)’은 교서관본에 ‘진(眞)’으로 되어 있다.
파도는 용처럼 치솟아 푸른 하늘 능가하고 / 波濤龍騰凌碧虛
붉은 깃발은 회수 건너며 바람에 펄럭이네 / 紅旌渡淮風卷舒
사람들이 말하되 대장이 임명장 받은 뒤로 / 人言大將受節鉞
나라에 몸을 바쳐 일신은 생각지 않는다네 / 許國不復思全軀
천천히 수레 몰아 초나라 언덕에 임하더니 / 車騎徐驅臨楚岸
우레 같은 위엄이 제나라 동쪽에 울리도다 / 雷霆已殷齊東隅
용맹한 전사는 다리 떨며 그의 지휘를 받고 / 猛士股栗聽指揮
고을 원은 머리 움츠리며 앞다투어 달려오네 / 縣尹首縮爭來趨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새 중에 매가 있어 / 君不見鳥中有鷹兮
뭇 새들 힘껏 날아도 미칠 수 없는 것을 / 衆鳥翺翔莫能及
또 보지 못했는가 짐승 중에 곰이 있어 / 又不見獸中有熊兮
온갖 짐승 두려워서 감히 서지 못하는 것을 / 百獸懾伏不敢立
장군이란 본시 만인을 대적하는 사람이니 / 將軍本是萬人敵
기상이 이들과 부합함을 내가 알고 있노라 / 氣味吾知與之協
칼을 어루만지며 사막에서 놀기를 생각하고 / 撫劍思從沙漠游
화살을 비틀며 음산에서 사냥하기를 뜻하네 / 撚箭志在陰山獵
동양역 가운데서 반 개월을 머물다가 / 僮陽驛中住半月
때마침 화공의 정밀한 그림을 보노라 / 適見畫工精所業
높은 집 큰 벽에다 붓 휘둘러 재주 펼치게 하니 / 高堂大壁使之揮筆展其才
곽희와 한간도 참으로 그의 하류일세 / 郭煕韓幹眞輿臺
곰은 머리 치켜들고 매는 나래 떨치니 / 維熊昂頭兮鷹奮翼
정신의 오묘한 곳은 법도를 초월하였네 / 精神妙處不在矩與規
진정 태평성대를 만나 군비를 닦으니 / 政逢盛代修武備
나 또한 말을 바치러 바다를 건너왔네 / 我亦獻馬過海陲
해가 긴 공관에는 녹음이 어우러졌는데 / 日長公館綠陰合
대문 닫고 그림 보며 이리저리 거닌다네 / 閉門看畫仍低佪
빙빙 날다가 순식간에 털과 피를 뿌리고 / 盤飛須臾灑毛血
돌아볼 때면 흡사 위풍이 생기는 듯하네 / 顧眄髣髴生風威
매와 곰이여 / 鷹兮熊兮
내 응당 그림의 밖에서 너희를 본받아서 / 我當效汝於丹靑之外兮
내 용기 결행하고 나의 쇠퇴함 일으키리라 / 决吾之勇兮起吾衰
또 어찌하면 너희 둘처럼 신준한 장사를 얻어 / 又安得壯士如汝二物之神俊者
생사 간에 시종 서로 어기지 않고 / 死生終始莫相違
완악하고 교활한 흉노의 목을 매어 / 繫頸匈奴之頑黠
높고 높은 연연에 이름을 새긴 뒤에 / 勒銘燕然之崔巍
공 이루고 돌아와서 천자께 아뢰고는 / 功成歸來報天子
벼슬 그만두고 산속으로 돌아갈거나 / 乞身試向山中回
[주-D001] 동양역(僮陽驛) : 중국 강소성 술양현(沭陽縣)에 있었던
역참이다.
[주-D002] 칼을 …… 뜻하네 : 북쪽 변방으로 나가서 오랑캐 쳐부수기를
생각한다는 말이다. 사막은 북방의 고비사막을 말하고 음산(陰山)은
북쪽 변방 너머에 있는 산 이름으로, 모두 흉노가 출몰하던 지역이다.
[주-D003] 곽희(郭熙) : 북송(北宋) 때의 화가로, 산수화에 뛰어났다.
[주-D004] 한간(韓幹) : 당(唐)나라 때의 화가로, 말 그림을 잘 그렸다.
[주-D005] 신준(神俊) : 매나 말 등의 웅건(雄健)하고 영무(英武)한
모습을 형용하는 말이다. 두보(杜甫)의 〈화골행(畫鶻行)〉에
“이렇게 신준한 자태를 그려다가, 그대 안중의 물건으로 채운 것이네.
[寫此神俊姿, 充君眼中物.]”라고 하였다. 《杜詩詳註 卷6》
[주-D006] 완악하고 …… 뒤에 : 연연(燕然)은 몽고 지방에 있는
연연산(燕然山)을 가리킨다. 후한(後漢)의 거기장군(車騎將軍)
두헌(竇憲)이 흉노족을 크게 무찌른 뒤에 이 산에 올라가 바위를 깎아
공적을 새기고 한나라의 위덕(威德)을 기록하면서 반고(班固)에게
명(銘)을 짓게 하였다. 《後漢書 卷23 竇憲列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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