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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님 사연> 본부중대의 즐거운 생활
충성! 작전과 병장 전희진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충남 연기군에 있는 62사단 180연대 출신 전희진이라고 합니다. 저희 사단은 후방 동원사단으로서 작은 규모의 부대였습니다. 지금은 향토사단인 32사단에 편입되었지만, 그 작은 부대에서 일어났던 아기자기하고 재미난 추억들은 아직도 저를 웃게 만든답니다.
인사드린바와 마찬가지로 저는 연대 작전병 출신이에요. 그러니까 연대 본부중대 소속이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작전병을 비롯한 본부중대는 ‘행정계원’ 및 ‘잡보직’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많은 이들이 홀대(?)합니다. 하지만 취침이나 휴식 등을 마음대로 취할 수 없는 등 나름의 고충이 아주 많답니다. 저 역시도 그런 어려운 일들이 많이 있었는데요, 아마도 본부중대의 전우들이 없었다면 2년간의 군생활을 버티기 힘들었을지도 몰라요.
함께 있으면 누구보다 재미있는, 다른 중대에서는 ‘정신병동 HQ’라고 부를 정도로 즐거웠던 본부. 지금도 얼굴과 목소리가 한 명 한 명씩 떠오르네요. 통통하고 동글동글 귀여운 외모지만 축구할 때 만큼은 슈퍼맨이었던 내 알동기 승태. 늦게 만났지만 우리의 정신적 지주가 되어주었던 동섭이형. 고맙고도 미안하게 두 달 뒤에 후임으로 들어온 잔소리꾼 경수, 의리맨 정삼이, 귀염둥이 경택이. 1월 군번은 정말 특이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피돌이 성권이, 항상 노는 인규. 말 많고 탈 많던 3월 군번, 내 첫 부사수 동욱이와 고왔던 재훈이, 말 안 듣던 승진이. 그리고 나와 참 잘 맞았던 동기 없던 정우. 성권이와 함께 충성클럽을 지키던 의모. 내 아들이자 부사수였던 병선이, 항상 나와 상담을 하던 효건이 등 모두의 모습이 하나하나 떠오릅니다.
현재는 꽤 오랫동안 연락이 끊겨서 참 안타깝답니다. 모두 바쁠 시기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지금도 그 때와 마찬가지로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우리 본부중대는 항상 그랬거든요. 늘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최고의 성과를 내는 프로들. 자신의 분야에서 누구보다 강하고 함께라면 훨씬 강한 사람들…. 그 해 더웠던 여름, 연병장에서 땀을 흘리던 전우들은 지금도 열심히 땀을 흘리며 살고 있을 거예요. 늘 열심히 하던 우리 본부중대 전우들, 모두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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