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근화, 해바라기
당신의 그리움과
나의 그리움이
얼마나 애틋한지
가늠할 수 있는
그런 저울은 없나요
서로의 가슴이 피멍이 들고
터져서 밖으로 튀어나와도
까만 속가슴
태우다 또 태우다
숙이고 말면 그뿐
내 한 해 가고 말면
그뿐
용혜원, 가까움 느끼기
끝도 알 수 없고
크기도 알 수 없이 커가는
그리움에 심장이 터질 것만 같습니다
늘 마주친다고
서로가 가까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삶을 살다보면
왠지 느낌이 좋고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고
늘 그리움으로 목덜미를
간지럽히는 사람이 있습니다
가까움을 느끼려면
모든 껍질을 훌훌 벗어내고
정직해야 합니다
진실해야 합니다
솔직해야 합니다
외로움으로
고독만을 움켜잡고
야위어만 가는 삶의 시간 속에
갇혀있어서는 불행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더욱
가까워지기를 연습하며
서로 사랑하기 위하여
묶어 놓은 끈들을
하나씩 하나씩 풀어나가는 것입니다
이광희, 비 오는 날에는
비 오는 날에는 비가 된다
어느 길거리 우산을 받쳐든 그대 위로 뛰어 내려
옷자락 끝을 적시며 함께 걷고 싶다
비 오는 날에는 빗물이 된다
그 어느 곳 그대 집 위로 떨어져
처마끝을 타고 내려
땅속으로 파고 들어
어느 바람 좋고 햇살 좋은 날
이름 모를 꽃을 피워
그대의 눈길을 잠시 머물게 하고 싶다
비 오는 날에는 그대인 냥 여기며
그냥 내리는 빗방울을 바라다만 본다
도지민, 밤을 잊은 그대에게
밤이 너무 늦었어요
이제 푹 주무세요
당신이 잠든 꿈길에서
빨리 우리 만나야잖아요
이 한 밤 가기전에
세상에서 차마 못했던 이야기
할 말이 서로 너무 많아요
꿈 속에서 하는 말은 모두 진실이지요
헛소리라고들 하지만
오죽 했으면
꿈 속까지 부르짖겠나요
당신을 너무나 사랑합니다
이 세상 다 주어도 바꾸지 않을 당신
차라리 꿈길 이대로
당신 따스한 손 꼭 잡고
곧장 머나 먼 곳까지
함께 가 버릴 수만 있다면
아, 얼마나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