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의 혹한이 한창일 때 황제펭귄은 식음을 전폐한 채 얼음 위에서 알을 품는데, 그것은 수컷이다. 펭귄 가운데 가장 큰 종류인 황제펭귄은 키가 1m가 넘고 몸무게는 30kg이나 되며, 바닷속 630m 깊이까지 잠수한다. 황제펭귄은 남극 대륙에만 서식한다. 이들이 번식하는 로스 섬 일대는 영하 섭씨 51도의 혹한이다. 밤이 계속되고 남극 특유의 눈보라가 몰아친다.
이런 가혹한 환경에서 황제펭귄은 알 품기를 한다. 바람을 막아주는 절벽 밑이 아니라 얼어붙은 바다 한가운데 수컷 황제펭귄 약 7000마리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목격된다.
황제펭귄 암컷이 알을 낳고 먹이를 찾아 바다로 가버리면 수컷이 남아 9주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은 채 알을 품는다. 새끼가 깨어나서 암컷이 교대하러 올 때까지 수컷은 남극에서 가장 추운 때를 얼음판 위에서 지내야 한다. 수컷은 배의 일부가 길게 늘어진 부분과 발등 사이에 알을 올려놓는데, 알을 품는 배 부위에는 털이 없어 체온을 직접 전달하게 돼 있다.
이렇게 한겨울에 번식하는 이유는 새끼가 알에서 깨어날 때를 봄으로 맞추기 위해서다. 그러나 날씨가 너무 나빠 어미가 견디지 못할 것으로 판단될 때는 번식을 포기한다. 황제펭귄의 번식지 바닥에는 그래서 버려진 많은 알과 죽은 새끼들이 널려 있다.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해 남극 빙하가 녹으면서 황제펭귄의 군집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2100년께는 황제펭귄의 20% 정도가 멸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