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설의 대선배 이창호에게 한수 가르침 받은 신민준. 지난 대회에 이어 연속으로 정상 쪽 기사를 이기고 있다. |
2014년, 영재와 정상 첫 대결은 영재의 승리였다.
미래포석열전 준우승자로서 영재 쪽으로 나온 신민준 초단이 17일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합천군 초청 영재-정상대결에서 184수 만에 백불계승을 거뒀다.
초반은 장고가 꼬리를 물었다. 이창호 9단이 더 많이 생각했다. 이창호 9단은, 바둑수업을 받던 어릴 적에 어떤 약한 상대와 붙여놔도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뒀다고 이창호 9단의 소싯적 스승 故ㆍ전영선은 말하곤 했다.
이창호의 기질이 어떤 상황 어떤 상대와 두더라도 그것을 의식하지 않고 바둑에 대해 성실한 자세를 나타내던 것으로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정상이 영재에게 한수 가르침을 준다는 게 대회 취지이지만 요즘 신예 기사들은 워낙 빠르게 성적을 내서 정상 쪽 기사들도 바짝 긴장한다.
큰 전투가 없이 중반을 맞이했고 신민준의 두터움이 약간 앞섰다. 이창호가 실리를 벌려고 이리 저리 침투했지만 신민준이 두터움을 바탕으로, 아래에서 위로 움직인 이창호의 말을 잡아내면서 항서를 받아냈다. 지난 1기 영재-정상 대결 때 신민준은 최철한 9단에게 이긴 바 있다.
▲ '정상'에게 이긴 뒤 기자와 이야기하는 신민준.
국후 신민준은 "대국을 앞두고는 그저 좋은 내용의 바둑을 두자는 생각뿐이었는데, 어릴 때 존경하던 이창호 사범님께 이겨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영재 정상 대결은 18일과 19일에도 계속된다. 18일은 이세돌-나현 전이 펼쳐지고 19일은 합천에서 미래포석열전 우승자 신진서 2단과 최철한 9단의 대국이 벌어진다.
▲ 신민준이 침착하게 초반을 전개하고 있다.
▲ 전투를 그리 즐기지 않는 편인 신민준은 석점 빵따냄을 얻은 뒤 두터움을 부리며 이창호에게 이겼다.
▲ 바둑 앞에서 언제나 겸허한 이창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