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뉴스 [제109회 총회속보 16신] 논쟁만 하고 ‘헌법수정안’ 또 폐기···1년 더 연구 (2024년 9월 25일 기독신문)

[담대한 민경태]

논쟁만 하고 ‘헌법수정안’ 또 폐기···1년 더 연구

제108회 총회에 이어 제109회 총회에서도 헌법의 오류를 수정하지 못했다. 헌법개정(자구수정)위원회는 총회에 '헌법 자구수정 개정안'을 보고했지만, 결국 1년 더 연구하라는 결정을 받았다. 위원회 서기 소재열 목사가 개정안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큰 무리 없이 허락받을 것으로 예상했던 ‘헌법 자구수정 개정안’이 또 부결됐다. 자구수정의 범위를 넘어 임의로 헌법 조문을 개정했다며, 1년 더 연구해서 자구수정에 대한 부분만 제110회 총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1년 동안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수정 작업을 했던 한 위원은 “이의가 있더라도 최소한 우리 위원회가 수정하려는 이유라도 들어봐야 하는 것 아니냐. 다시는 이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낙담했다.

헌법개정(자구수정)위원회는 24일 저녁회무 시간에 ‘헌법 자구수정 개정안’을 보고했다. 위원장 임재호 목사는 “107회기 헌법개정위원회가 보고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 회기 연장해서 (108회기에) 헌법을 ‘자구수정’ 중심으로 개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헌법 조문 내용이 불분명해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교회가 분쟁하지 않도록 최소한 (범위에서) 개정했음을 말씀드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기 소재열 목사가 헌법 정치 총론 부분부터 개정안을 설명했다. 단순 오탈자, 잘못 인용했거나 잘못 적은 성경구절, 통일성 없이 사용한 용어 등 수정한 내용들을 설명했다. 하지만 문제가 터졌다. 정치 제9장 제5조 4항 ‘장로와 집사의 임직’ 수정안을 보고하면서, 기존 ‘반 년’인 임직 교육 기간을 ‘4개월’로 수정했다고 보고했다.

당장 증경총회장 김동권 목사를 비롯해 증경임원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김동권 목사는 작년 제108회 총회에서도 헌법개정에 적극 반대했다. 김 목사는 헌법개정의 절차 문제를 지적하고, 총대들이 자구수정 개정안 내용을 숙지하지 못했음을 지적하며 반대했다. 일부 총대들도 “제108회 총회에서 헌법 개정이 아니라 자구수정만 하도록 했는데, 왜 임의로 개정을 했느냐”고 지적했다. 증경부총회장 류재양 장로는 “수임한 자구수정의 범위를 넘어선 것은 범죄행위”라고 거친 발언까지 했다.

총대 권택성 장로가 헌법 자구수정 개정안을 20번 읽어봤다며, 축조심의를 통해 잘 수정한 부분은 통과시키자고 발언하고 있다.

헌법 자구수정 개정안의 의미와 목적을 바로 이해한 총대도 있었다.

권택성 장로는 “작년 총회에서 헌법 자구수정위원회로 결의한 것은 맞다. 그러나 자구수정도 개정에 해당한다는 (총회임원회의) 유권해석을 받아서 헌법개정(자구수정)위원회로 구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장로는 “저는 이 개정안을 20번 이상 읽어봤다. 수정한 내용의 95%는 정말 잘됐다. 다만 (자구수정을 넘어) 개정에 해당하는 부분이 있다”며, ‘헌법 자구수정 개정안’을 축조심의해서 결정하면 된다고 타당한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일부 총대들은 “자구수정을 하라고 했는데 헌법을 개정한 것이 잘못”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김종혁 총회장은 더 이상 논의를 진행하지 않고, ‘헌법 자구수정 개정안’을 1년 더 연구하자는 제안을 통과시켰다.

총대들은 저녁 8시 10분경부터 ‘헌법 자구수정 개정안’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 자구수정이냐, 개정이냐는 논쟁을 40분 동안 했다. ‘헌법 자구수정 개정안’에서 수정한 내용은 100개 항목이 조금 넘는다. 수정한 항목 중 대부분이 기본적인 오탈자와 용어통일, 잘못된 성경구절을 교정한 것이다. 권택성 장로의 제안을 따라 축조심의를 했다면, 1시간 내에 잘못된 헌법 조문들을 바로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총회가 이런 잘못을 반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처럼 소모적인 논쟁만 하면서 무려 5년 동안 헌법의 기본적인 오류들을 수정하지 않고 있다.

총회는 지난 제104회부터 헌법오낙자연구위원회를 구성해 교단 헌법의 기본적인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재정과 시간을 들였다. 제106회 총회에 이어 제107회 총회에서도 많은 노회에서 헌법개정의 필요성을 헌의했고, 총회는 헌법개정위원회를 구성했다. 107회기 헌법개정위원회는 사명감을 갖고 깊이 연구하고, 공청회를 열어 개정안의 내용을 알렸다. 제108회 총회에 의미 있는 <헌법개정안>을 자료집으로 만들어 보고했다. 하지만 개정의 필요성과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증경임원들과 총대들의 반대로 <헌법개정안>을 폐기시켰다.

결국 제108회 총회는 헌법을 개정하지 말고 기본적인 오류만 바로잡으라며 ‘헌법자구수정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했다. 앞서 권택성 장로가 설명한 것처럼, 108회기 총회임원회는 ‘자구수정’도 헌법 개정 절차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위원회 명칭을 ‘헌법개정(자구수정)위원회’로 명명하도록 했다. 하지만 제109회 총회는 자구수정 수준의 헌법 개정안마저 부결시켰다.

지난 5년 동안 총회는 계속 위원회를 조직하고 막대한 재정과 시간을 들였다. 하지만 헌법의 오타 하나 바로잡지 못했다.

출처 : 주간기독신문(https://www.kidok.com)

[담대한 민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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