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 월드컵 1주년 기념으로 치러진 일본과의 원정 경기에서 통쾌한 결승골을 작렬, 홈에서 당한 1차전 패배를 보기 좋게 설욕하는데 성공했던 '테리우스' 안정환의 유럽행 관련 소식이 다시금 고개를 내밀고 있다.
현재 안정환의 공식 에이전트사 '(주) 이플레이어즈'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비롯한 스페인의 2~3개 클럽과 접촉을 시도중에 있으며, 독일 분데스리가 또한 새로운 행선지 후보로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안정환 선수 본인이 스페인행을 강력하게 선호하고 있어 대한민국 최초의 '프리메라 리가 선수' 탄생 여부에 많은 축구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98' 프랑스 월드컵 이후, 한국 선수들은 끊임없이 유럽 무대의 문을 두드려봤으나 '성공'보다는 '실패'의 역사를 반복해왔다.
이처럼 태극 전사들의 유럽행이 계속 암초에 부딪혀왔던 이유는 바로 유럽 구단들의 여건과 성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에이전트들의 미숙함 때문이라는 지적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송종국과 이영표, 박지성등의 네덜란드행을 타결시킨 것을 비롯, 지속적인 경험을 축적하면서 전반적으로 제 역할을 다해내고 있는 에이전트들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은 그 어느때보다도 높아져있다.
특히 이번 안정환의 스페인 진출과 관련해서는 더더욱 그렇다.
최근 이탈리아 페루지아로부터 안정환을 빼내기 위해 약 300만 유로의 거금을 투자했던 일본 내 에이전트사 'PM'은 자신들이 투자한 전액을 유럽 구단과 합의한 이적료를 통해 돌려받겠다는 당초의 방침을 철회, 약 200만 유로 선에서 합의를 보겠다는 뜻을 '(주) 이플레이어즈'측에 전달해왔다.
안정환을 시미즈 에스펄스에 입단시키는 대신, 그에 따른 광고비와 부수입으로 인해 짭짤한 재미를 봤던 'PM'측과 '(주) 이플레이어즈', 그리고 안정환 선수 본인 사이에 존재했던 '3자간의 갈등'이 나름대로의 해결점에 도달한 것이다.
따라서 올 6월을 기점으로 그 동안 장애물에 부딪혀왔던 '안정환호' 유럽행 열차는 다시금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을 쏘아올릴 예정이다.
모든 국민들의 기대와 함께 '안정환호'는 유럽 정거장에 도착할 수 있을까? 아니면 또다시 험난한 길을 통과하지 못한채 제자리로 돌아오고 말 것인가?
'명가 재건'을 노리는 아틀레티코, "아시아로 눈을 돌리다"
지난 겨울부터 안정환의 유력한 행선지 후보로 꾸준하게 거론되고 있는 팀은 바로 스페인의 명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다.
99/00 시즌, 세군다 리가(2부리그)로 강등되는 아픔을 뒤로한채 2년만에 다시금 프리메라 리가로 복귀하며 '명가 재건'의 구호를 내세우고 있는 아틀레티코는 그 화려한 이름뒤에 '스페인 최대 규모의 부채'를 안고 있는 위기의 클럽이기도 하다.
2002년을 기준으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총 예산 규모는 약 5400만 유로 가량으로 알려졌는데, 그에 반해 클럽 전체가 떠안고 있는 부채는 예산 총액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한화로 900억원 이상)인 것으로 밝혀졌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게 '재정 위기'가 찾아온 가장 큰 이유는 세군다 리가에 머물렀던 '2년'간의 공백기 때문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들은 00/01, 01/02 두 차례의 시즌 동안이나 2부리그에 소속되어 있었고, 그로 인해 유럽 구단들이 올리는 '연간 수익'에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TV 중계권료 수입의 '현저한 감소'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2부리그의 경기가 1부리그 경기에 비해 인기도, 시청률등 모든 면에서 뒤쳐지는 까닭에 '중계권료' 또한 매우 저렴하다는 사실은 누구나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렇게 시작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재정 문제는 현재 팀이 목표로 하고 있는 UEFA컵 진출 성공에 따른 수입, 또는 팀이 보유한 몇몇 스타 플레이어들의 이적을 통해 벌어들이는 정도의 금액으로는 도저히 해결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설령 AC 밀란을 비롯한 명문 클럽들에 의해 '관심의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팀의 아이콘이자 스페인 최고의 '영스타' 페르난도 토레스를 팔아치운다고 해도 말이다.
결국 아틀레티코는 팀 전체에 위기감을 불어넣고 있는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각도로 그 방안을 모색해야하는 시점에 봉착해 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경영진이 2003년 여름에 취해야 할, 또는 취할 것으로 예상되는 방침은 새로운 선수의 영입을 자제하면서 기존의 선수들을 방출해나가는 식의 '미봉책'이 아닐 것이다.
그들은 오히려 '새로운 이득'을 창출해내기 위해 일정 수준의 자금을 동원, 효과적인 투자를 감행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아틀레티코에게 마치 '오아시스'처럼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 바로 아시아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공략이다.
이미 나카타 히데토시를 비롯, 일본 선수들의 영입으로 인한 부수적인 수입으로 짭짤한 재미를 보았던 몇몇 구단들의 전례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2002' 월드컵 개최국인 한국과 일본 선수들의 영입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 방송사들과의 TV 중계권 협상은 물론이고, 관광객 유치, 관중 동원, 유니폼 판매등 다방면에서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요소들이 '아시아 선수 영입' 이면에 산재해있는 이유에서다.
특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같은 경우는 '스페인 3대 명문'이라는 화려한 네임 밸류와 함께 아시아 축구팬들에게 더욱 크게 어필할 수 있는 면모를 갖추고 있는 구단임이 분명하다.
현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연결되고 있는 아시아 선수로는 나카타 히데토시(파르마), 나카무라 슌스케(레지나), 그리고 한국의 안정환이 있다.
페루지아 시절, 클럽에게 기대만큼의 부수적 수익을 가져다 주지는 못했지만 2002' 한/일 월드컵 개최와 함께 축구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폭되고 있는 한국의 스타들에 대한 '상품 가치'는 여전히 높이 평가되고 있는 상황.
따라서 아틀레티코측은 안정환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지만 'PM'과 '(주) 이플레이어즈'간에 얽힌 복잡한 이해관계가 양자간의 협상 진전에 커다란 장애물로 자리잡고 있었던 까닭에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던 바 있다.
이제 주위를 둘러싼 자잘한 문제들을 해결한 지금, 안정환측과 아틀레티코는 서로가 만족할만한 '합의점'을 찾아나가기 위해 다시금 협상 테이블에 앉을 전망이다.
'PM'측에게 주어지게 될 안정환의 이적료로는 아틀레티코가 이미 한차례 제시한 바 있는 약 200만 유로선에서 타결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걸림돌은 다른 곳에 존재한다. 아틀레티코를 비롯한 스페인 구단들이 안정환측에게 요구하고 있는 유니폼 스폰서, TV 중계권 확보에 관한 문제가 바로 그것.
하지만 얼마 전 '(주) 이플레이어즈'와 'PM'측이 안정환과 나카무라의 '동반 아틀레티코 이적'을 중재함으로써 원만하게 해결점을 찾아나갈 것이라는 소식 또한 들어와있어 긍정적인 요소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아틀레티코, 말라가, 그리고 안정환의 '삼각관계'?
최근 언론들에 의해 보도되고 있는 안정환의 유력한 행선지 후보로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함께 또 다른 스페인 클럽 말라가(Malaga)가 거론되고 있는 중이다.
1994년부터 꾸준히 프리메라 리가에 자리잡고 있는 총 예산 2900만 유로 가량의 '중소 클럽' 말라가는 02/03 시즌에 UEFA컵 8강 진출에 성공, 최근의 상승세가 매우 돋보이는 팀이다.
그리고 안정환의 스페인행을 추진중에 있는 지금, 우리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말라가 사이에서 진척되고 있는 '협상'들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최근 'Marca'와 'AS'를 비롯한 스페인의 유력 스포츠 언론들은 아틀레티코가 말라가의 왼쪽 미드필더 무삼파를 영입하기 위해 접촉중에 있으며, '미드필더 후안 루케(현재 에스파뇰에 임대중)+ 현금 200만 유로'의 조건을 내세웠다는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게다가 보너스를 지급하지 않는 구단의 대우에 불만을 품고 '결별'을 선언한 말라가의 스트라이커 다리우 실바까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관심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어 프리메라 이적 시장은 시즌이 종료되지 않은 시점에서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중이다.
만약 다리우 실바가 아틀레티코의 유니폼을 입게 될 경우, 안정환의 입장에서는 설령 유럽행에 성공한다 할지라도 '그 다음'을 생각해보지 않으면 안된다.
이미 '부동의 스트라이커'로 자리잡고 있는 페르난도 토레스와 함께 '투톱 파트너' 또는 그 뒤를 받치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게 될 가능성이 높은 안정환에게는 강력한 경쟁자가 한 명 불어나게 되는 셈이기 때문.
게다가 무려 1200만 유로의 거금을 투자, 의욕적으로 영입을 단행했으나 시즌을 통틀어 5득점에 그치며 써포터들의 비난에 시달리고 있는 하비 모레노의 행보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아틀레티코가 '거액을 투자한 것이 억울해서라도' 모레노를 한 시즌 더 데리고 있을지, 아니면 공격 라인 개편을 위해 헐값을 받고서라도 그를 이적시킬지 여부가 안정환의 영입과 직접적인 관련을 맺을 가능성이 높은 까닭에서다.
결국 안정환의 유럽행에 직접적인 권한을 행사하게 될 에이전트 '(주) 이플레이어즈'는 단순히 선수의 이적을 타결시키는데에만 주안점을 둘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부분들을 고려하여 '가장 이상적인 해답'을 찾아내야만 하는 상황에 놓여져있다.
만약 이적에 성공하더라도 주전으로 뛰지 못한채 벤치에 앉아있기만 한다면 '유럽 진출'에 별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아스날의 유니폼을 입고 데니스 베르캄프와 같은 대선수들과 함께 한솥밥을 먹으며 "벤치에만 있어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라고 밝힌 이나모토 준이치(일본/현 풀햄 소속)같은 경우도 존재한다.
그러나 안정환과는 분명 상황이 다르지 않은가?
안정환은 '미래가 기대되는 유망주'가 아닌 전성기를 맞이한 '완성된 선수'다.
유럽 진출의 목적 또한 단순히 선진 축구를 배워오는 것에 머무르지는 않는다. 한국 최고의 스타에서 '유럽의 스타', 더 나아가 '세계의 스타'로 거듭나는 것.
이것이 유럽의 문을 노크하고 있는 안정환의 어깨에 짊어져있는 소임이자 야망이 아니었던가?
'주전 자리의 확보'라는 부분을 생각해본다면 안정환에게 보다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구단은 분명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아닌 말라가일 것이다.
위에서 설명했던 것과 같이 아틀레티코에는 부상을 당하지 않는 한 쉽게 주전 자리를 잃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간판 스트라이커 페르난도 토레스가 버티고 있으며, 00/01 시즌 알라베스의 UEFA컵 준우승을 이끌었던 하비 모레노, 팀의 터줏대감으로 손꼽히는 페르난도 코레아등 쟁쟁한 경쟁 상대들이 많다.
미드필더쪽으로 내려와도 이야기는 마찬가지다.
왼쪽 라인에는 '02/03 시즌 아틀레티코 최고의 선수' 중 한명 루이스 가르시아가 주전 자리를 꿰차고 있고, 무삼파 영입에 대한 협상 또한 진전되고 있는 상황이다.
2000년 여름, 2부리그로의 강등과 함께 '울며 겨자먹기'로 데포르티보에 내줄 수 밖에 없었던 후안 카를로스 발레론의 후계자 호르헤 라레나 또한 강력한 라이벌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스페인 U-21 대표팀 멤버로 활약중인 호르헤는 탁월한 패싱 감각을 보유하고 있는 유망주 중 한명으로 루이스 아라고네스 감독과 헤수스 힐 前 구단주의 신임을 한 몸에 받았던 인물.
'아틀레티코의 미래는 호르헤와 토레스 중심으로 개편될 것'이라는 평가가 존재하고 있을 정도다.
반면 말라가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비해 '뚜렷한 경쟁 상대'가 눈에 띄지 않는다.
주전 스트라이커 다리우 실바가 이적을 선언한데다가 스페인 명문 클럽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왼쪽 미드필더 무삼파 또한 올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게 될 것이 유력시되고 있기 때문.
결국 말라가에게는 이미 이탈리아 무대에서 활약한 경험을 보유함과 동시에 월드컵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친 안정환이 '아시아 선수'라는 메리트를 제외하더라도 매력적인 영입 대상으로 떠오를 수 있다.
현재 말라가에 스트라이커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해낼 수 있는 '다재다능형' 포워드가 필요해보인다는 부분 또한 안정환에게는 긍정적이다.
말라가로의 이적에 성공하게 될 경우, 안정환과 호흡을 맞추게 될 공격수는 바로 '파나마의 영웅'이자 90년대 후반 프리메라 리가를 빛낸 위대한 인물 중 한명으로 손꼽히는 델리 발데스다.
이미 36세로서 황혼기를 맞이하고 있는 그는 노익장을 발휘하며 올 시즌 9득점을 기록, 팀내 최다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UEFA컵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팀의 8강행을 이끌기도 했던 이 노장 스트라이커는 현재 말라과와의 새로운 계약 체결을 준비중에 있다고 한다.
말라가의 코칭 스태프 루이스 힐라베르트(Physical Coach)는 델리 발데스의 '노장 투혼'에 깊은 감명을 받은 듯 보인다.
Luis Gilabert - "델리 발데스는 정말 믿을 수 없는 선수다. 그의 훈련량은 나이를 먹어도 줄어들지가 않는다. 그라운드에서의 플레이 또한 여전히 높은 클래스를 유지하고 있다."
"그에게는 마치 한 살, 한 살의 나이가 그저 '기념비'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 같다."
98/99 시즌, 레알 오비에도 소속으로 무려 19골을 성공시키며 화제를 불러 모았고, 00/01 시즌에도 말라가의 유니폼을 입고 17골을 기록했던 델리 발데스는 6시즌 동안 프리메라 리가 통산 76골을 기록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그가 높이 평가받을 수 있는 이유는 상위권 클럽에 비해 미드필더들의 지원이 여의치 않은 '중,하위권 팀'에서 매시즌 평균 10골 이상의 득점을 성공시켰다는 점이다.
그림같은 오버헤드킥과 화려한 발리슛등 팬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될만한 골장면들을 자주 연출해내기도 했던 '훌리오 세자르' 델리 발데스는 남미 무대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호르헤' 델리 발데스와 형제 지간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코엘류 체제' 아래에서 공격형 미드필더 혹은 셰도우 스트라이커로서의 중책을 맡을 것으로 보이는 안정환이 델리 발데스와 호흡을 맞추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
비록 축구 약소국인 파나마 출신인 까닭에 국제 무대에서는 활약할 기회가 없었다 할지라도 남미와 유럽 프로 무대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노장이자 스타 플레이어인 델리 발데스는 안정환의 이상적인 파트너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의 풍부한 공격수로서의 경험은 '직접 해결하는 것'에 비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안정환의 '동료에게 찬스를 만들어주는 능력' 향상에도 커다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야 할 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말라가 이외에도 안정환의 새로운 행선지로 언급되고 있는 스페인 클럽으로는 레알 마요르카, 에스파뇰,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등이 있다.
유럽에서도 강호로 손꼽히는 데포르티보는 챔피언스 리그와 같은 큰 무대에 출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팀내에 쟁쟁한 스타 플레이어들이 버티고 있어 '주전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 시즌 득점왕이 유력시되고 있는 로이 마카이가 팀을 떠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기는 하지만 01/02 시즌 득점왕에 빛나는 디에고 트리스탄, 데포르티보의 미래로 각광받고 있는 알베르토 루케, 올 시즌 마요르카로 임대되어 뛰어난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는 왈테르 판디아니, 그리고 스페인 최고의 플레이메이커 후안 카를로스 발레론의 벽이 너무나도 높아보이기 때문.
반면 마요르카나 에스파뇰은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다.
특히 마요르카같은 경우는 1997년 여름에 1부리그로 승격된 이래 꾸준한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는 팀이다.
98/99 시즌 컵 위너스컵 준우승을 비롯, 2차례의 챔피언스 리그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룩해내며 매시즌 프리메라 리가의 '다크호스'로 손꼽히고 있기도 하다.
클럽의 규모가 워낙 작은데다가 재정 상태 또한 넉넉치 못한 마요르카는 그들의 '성공'과 함께 이름값을 높여온 스타 플레이어들을 신속하게 다른 팀에 팔아넘김으로써 조금씩 그 '덩치'를 부풀려왔다.
98/99 시즌 컵 위너스컵의 주역 다니 가르시아(현 바르셀로나)와 요반 스탄코비치(이적 당시 마르세유, 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각각 1200만 유로, 650만 유로에 이적시킨 것을 비롯, 스페인 대표팀의 디에고 트리스탄(현 데포르티보/2100만 유로)과 알베르토 루케(현 데포르티보/1300만 유로) 또한 적절한 시기에 다른 팀으로 팔린 마요르카의 '작품'들로 손꼽힌다.
그리고 올 여름에는 2001년에 레알 마드리드로부터 비교적 저렴한 가격인 720만 유로 가량에 영입, 어느덧 프리메라 리가의 대표적인 스트라이커 중 한명으로 성장한 '카메룬 스타' 사무엘 에투가 마요르카의 지갑을 두둑하게 만들어 줄 '새로운 얼굴'로 주목받고 있다.
여러 명문 클럽들의 타겟이 되고 있는 에투는 물론, 1년간의 임대 기간을 마치고 데포르티보로 돌아가게 될 판디아니까지 염두에 두고 생각해본다면 마요르카에게 1~2명쯤의 공격수 영입은 반드시 필요해보인다.
안정환이 다니, 트리스탄, 루케의 뒤를 이어 마요르카가 탄생시킨 '또 하나의 작품'이 되기 위해 이 클럽의 붉은 유니폼을 입어보는 것도 매력적인 스토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에스파뇰은 올 시즌 성적이 비록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할지라도, 전력만큼은 충분히 '중,상위권'으로 분류될 수 있는 풍부한 잠재 가능성을 갖추고 있는 팀이다.
무엇보다도 간판 스트라이커 라울 타무도가 올 여름을 끝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안정환에게는 긍정적이며, 또 한명의 스타 공격수 사보 밀로세비치 또한 임대 기간을 마치고 팀을 떠나게 될 것이 유력하다는 점 또한 눈여겨볼만하다.
게다가 올 시즌 눈부신 활약을 펼친 로헤르-데 라 페냐-도모로-막시 로드리게스로 이어지는 미드필드 라인은 웬만한 상위권 팀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클래스를 갖추고 있어 안정환이 이 곳에서 공격수로 활약하게 된다면 여러모로 많은 이점이 존재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느 클럽이 되었든간에 성급하게 이적을 타결시킬 것이 아니라 '유럽행'과 '주전 확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에이전트측에서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다.
항상 선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는 에이전트들의 '작은 배려'가 아직은 출발 단계에 있는 한국 축구의 '에이전트 문화'를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할 수 있다.
이러한 부분은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대한민국이 '축구 선진국'으로 거듭나기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많은 국민들은 이왕이면 '명문 클럽'의 유니폼을 입고 유럽의 강호들과 챔피언스 리그에서 대결을 펼치는 안정환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안정환이 데포르티보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같은 강팀으로 이적해서 트리스탄, 발레론, 토레스같은 스타 플레이어들을 벤치로 밀어내고 주전을 차지하는 것도 불가능한 스토리는 아니며,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을 상상해보는건 어떨까? 중,하위권 팀의 유니폼을 입고 '에이스'로 자리잡은 안정환이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역전 결승골을 넣고 스페인 언론들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그러한 스토리 말이다.
어떠한가? '전자'보다 '후자'가 멋지게 느껴지지 않는가?
명문 클럽으로의 이적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
그 무대에서 '검증된 스타'는 자연스럽게 유명팀들이 손을 뻗치기 마련이다. 한칸씩 차근차근 올라가면 될 계단을 무리하게 두칸, 세칸씩 올라가려 하다가는 오히려 아래로 미끄러질수가 있는 법이다.
안정환은 여전히 젊고, 밝은 미래가 있는 선수가 아닌가? 그의 스페인 진출이 반드시 성사되기를 기대하며 이만 마치도록 한다.
첫댓글 약팀이더라도 출전경기가 만이 주어지는팀으로 가는게 좋겟지요..
스크롤의 압ㅂ박....길군......안정환...가고싶은데로 떠나라..
말라가!!
에스파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