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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간의 19금이 숨어있습니다. 그런 글을 싫어하신다면 뒤로 넘겨주세요ㅜ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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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례를 볼 사람과 신부의 부모님이 혼례식이 거행될 장소에 자리를 잡고 앉아 계셨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두 사람의 혼사를 축하
해 주고 있었다. 많은 이들의 떠드는 소리와 함께 양 쪽에서 동시에 진우와 신부가 모습을 드러냈다. 소란스럽던 곳에 적막이 흘렀고,
자리에 멈춰 서있던 신부는 앞을 보지는 못했지만 순간 조용해지자 자신의 먼 곳에 신랑이 서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신부의 앞에는 신부가 밟고 갈 길목에 하얀 천이 깔려 있었다. 두근거리는 심장박동 소리와 함께 신부와 신랑이 서로를 향해 발을 내
딛었다. 앞으로 힘든 일도 기쁜 일도 모두 나누어 함께 해야 할 부부였다. 곧 이어 혼례를 위해 차려진 푸짐한 상을 두고 두 사람이
자리에 섰다. 주례를 봐주는 사람은 진우와 신부를 번갈아가며 쳐다본 뒤 소리를 외쳤다.
“ 서동부서(壻東婦西). ”
신랑은 동쪽, 신부는 서쪽에서 초례청 앞에 마주 선다. 신부는 자신의 앞에 앞으로 평생 동안 자신이 모시고, 섬겨야 할 지아비가
있다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머금어졌다. 앞으로 다가올 일은 생각도 못한 채.
“ 진관진세서관우남부관우북(進灌進洗壻灌于南婦灌于北) ”
신랑이 손 씻을 물은 남쪽, 신부가 손을 씻을 물은 북쪽에 놓는다.
“ 서부각세수식건(壻婦各洗手拭巾) ”
신랑 신부는 각자 손을 씻고 수건으로 손을 닦는다. 신부는 고개를 수줍게 내린 뒤 잠시 얼굴을 가리던 천을 살며시 내려 자신의
시중을 들어주는 이에게 의지했다. 진우는 잠시 얼굴이 보이는 신부에겐 어떠한 작은 시선조차 주지 않은 채 주례자의 말에 따라
행동했다.
“ 부선재배(婦先再拜). ”
그 말에 따라 신부는 흰 천으로 얼굴을 반듯하게 가린 뒤 자신을 잡아 주는 두 사람의 도움으로 신랑에게 두 번의 절을 올렸다.
“ 서답일배(壻答一拜) ”
진우가 자신에게 절을 해준 신부에게 답례의 뜻으로 절을 올렸다. 부유재배라 하여 신부가 다시 두 번의 절을 올렸다. 그러자 서우
답일재라 하여 신랑인, 진우가 다시 한 번 신부에게 절을 올렸다.
진우는 계속해서 주례자가 하라는 지시대로 행동했다. 신부는 자신의 마음과 성의를 담아 주례자에 말에 응했지만, 진우에게는 이
혼인이 마음은 이미 송도로 건너가 시향에게로 가 있었기에 의미 없는 의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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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점심이라며 밥을 챙겨 먹고 있을 때 가인은 밖으로 나와 밥을 먹는 시간을 쪼개어 수련을 하는 시간으로 만들었다. 다들
점심을 먹느라 정신이 없는 시간, 가인은 아무도 없는 조용한 뒤뜰로 걸어와 한수가 주었던 꽃신을 벗어놓고, 발을 감싸주고 있던
버선을 벗어서 한 쪽에 버려놓았다. 그리고 따로 들고 왔던 끈을 허리에 묶어 치마를 위로 올려 주었다.
준비를 마치니 길게 내려왔던 분홍빛 치마가 위로 성큼 올라가 있었다. 덕분에 가인의 아담한 발이 흙 위를 밟고 서 있었다. 가인은
한 발, 한 발 조심스레 흙의 감촉을 느끼며 걸어 나갔다. 돌이 부서져 만들어진 작은 돌멩이도 느껴졌고, 고운 흙의 부드러움도 느껴
졌다. 잠시 동안 흙의 감촉을 느낀 가인이 숨을 깊게 들이 마시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한 마리의 학처럼 발을 내딛었고, 강렬한 맹수처럼 손을 뻗어 공기를 훑어 자신의 품으로 가져오기도 하였고, 물 속을 헤엄치는 물고기
처럼 자연스레 물을 느끼듯 몸을 움직이기도 했다. 그렇게 한참을 집중을 하여 춤을 추고 있을 때 어제 밤의 일이 떠올랐다. 돌아서서
가던 한수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시향의 모습. 우뚝 자리에 멈춰선 가인.
두 눈 속에는 다시금 질투로 가득 번져가고 있었다.
‘ 기분을 망치는 아이야. ’
가인이 눈을 가늘게 뜨며 허공 속의 옆을 뚫어져라 응시했다. 그리곤, 한수가 그깟 하녀 따위에게 혹했을 리가 없다며 자신만의 생각을
써내려갔다. 매번 제발, 제발 자신을 잊어주었으면 했었지만 막상 한수가 다른 곳을 보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참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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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성 댁 아주머니가 걸레를 빨아 시향에게 주며 행수 어르신의 방을 닦고 오라고 말하셨다. 시향은 아무 소리 없이 ‘네’라고 답한 뒤
걸레를 손에 들고 행수 어르신의 처소로 걸음을 이동했다. 마루 앞에 멈춰 서서 잠시 망설이던 시향이 행수에게 자신이 왔음을 알렸
다.
“ …. ”
“ 행수 어르신? ”
그러나 안에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가지런히 있어야 할 신발이 보이지 않았다. 안에 행수가 없음을 확인한 시향이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하며 안으로 들어섰다.
안쪽에서부터 슥- 소리를 내며 구석구석 먼지가 묻어 있는 부분을 빼놓지 않고 닦던 시향이 이마에 맺혀있던 땀들을 닦으며 잠시 자리
에 앉아 허리를 꼿꼿히 폈다.
“ 후우, ”
허리가 아팠는지 한 손으로 허리를 두드리는 시향이. 다시 걸레질을 하기 위해 고개를 숙이려 했을 때 시향의 눈에 들어온 것은 비단
보자기가 벗겨져 있는 행수의 가야금이었다. 가야금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던 시향이 결국 걸레를 손에서 내려놓고, 가야금이 있는
곳으로 다가가 앉았다.
오랜 세월이 느껴지는 주인을 닮아 기품까지 느껴지는 물건이었다.
입술을 앙다물며 안 된다고는 하고 있었지만 이미 손은 가야금 줄 위로 향하고 있었다. 곧, 가늘고 하얀 손이 줄 위에 얹어졌다. 과연
이 줄을 당겼을 때 무슨 소리를 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으로 눌러 보았지만 별 다른 소리는 나지 않았다. 이번에는 두 손을 가야금
줄 위에 내려놓았다.
안 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채우기도 전에 이 줄들이 어떤 소리를 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지배당한 시향의 머릿속이었다.
띵- 시향의 두 손이 줄 위에서 움직이자 오묘하고 맑은 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시향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마냥
신기하고 소리가 예뻤는지 여러 번 손을 움직여 소리를 내었다. 한참을 그렇게 정신없이 가야금 줄을 튕기고 있는데…
“ 지금 무엇을 하는 것이냐! ”
뒤에서 호통을 치는 소리가 들렸다. 화들짝 놀란 시향이 놀란 토끼눈을 하곤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 곳에는 행수 어르신과 유희가
서 있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행수 어르신이 아니라 유희였다. 시향은 속으로 큰일 났다는 생각을 하며 가야금에서 빠르게 손을 거
두었다. 두 손을 바닥에 내려 모으고 무릎을 꿇고 고개를 최대한 바닥으로 숙였다.
“ 제가 잠시, 잘못했습니다. ”
“ 그것이 행수 어르신에게 어떤 물건인 줄 알고 네가 허락도 없이 손을 대는 것이냐! ”
이번에도 소리를 친 것은 행수가 아닌 그 옆에 서 있던 유희였다. 시향이 행수도 유희와 똑같이 불같이 화를 낼 것이라 생각을 하며
두 눈을 꼭 감으며 잘못했다는 말만을 늘어놓았다. 행수가 치맛자락의 부스럭 거리는 소리를 내며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는 시향을 두고 앞으로 지나갔다.
“ 너는! ”
유희가 다시 한 번 소리를 치려하자 행수가 거들었다.
“ 그만, 되었다. ”
“ 그치만 행수 어르신. ”
“ 되었다 하질 않느냐. ”
“ …예. ”
행수 어르신의 말에 유희가 작게 대답을 하며 시향을 지나쳐 행수의 옆에 자리를 잡으며 앉았다.
“ 고개를 들거라. ”
행수의 말에 그제야 고개를 들어 행수와 눈을 마주하는 시향이. 그런데 시향이 자신을 눈을 의심하고 있었다. 자신을 향해 도끼눈을
뜨고 화를 내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행수의 얼굴엔 알 수 없는 미소들이 빙빙 맴돌고 있었다. 붉게 칠한 입술이 시향을 향해 웃고
있었다.
“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
“ 저 가야금을 배우고 싶으냐? ”
“ 아, 아닙니다. ”
“ 허면 저 가야금에 어찌하여 손을 대었느냐. ”
“ …가야금 줄들이 어떠한 소리를 담고 있을지 알고 싶어 그리했습니다. ”
행수는 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들었다는 듯 흡족하게 웃으며 그만 돌아가 보라 일렀다.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시향은 목례를 하며
바닥에 내려 두었던 걸레를 들고 헐레벌떡 행수의 처소를 나섰다.
“ 저 가야금은 행수 어르신의 스승님께서 주신 것입니다. 그런데 어찌 행수 어르신의 허락도 없이 손을 댄 저 아이를
혼내지 않으십니까. “
“ 궁금하다 하질 않느냐. ”
“ 행수 어르신. ”
“ 네가 어릴 적 내 가야금에 손을 대었을 때 내가 너에게 화를 내었느냐. ”
“ …. ”
“ 네가 가야금에 대한 재능을 보였기에 그리 하지 않은 것이다. 어릴 적부터 넌 기녀가 되기 위해 수련을 하는 아이들의
옆에 서서 춤을 따라 추기도 하였고, 가야금 줄에 손을 얹어 고사리 같은 손으로 소리를 내기도 했었다. 기녀란, 자신의
욕구를 막아내기 쉽지 않은 법이란다. “
“ 욕구라니, 무슨 말씀이십니까? ”
“ 예인이 가져야 할 것들에 대한 욕구 말이다. 개성 댁이 이곳에서 일한지 십 수 년이 지났지만 그 이는 단 한 번도
내 가야금에 손을 댄 적이 없었다. 아이들이 춤을 추고 있을 때 힐끗 거리며 눈여겨 본 적도 없었다. 이것이 무엇을
말해주는 것 같으냐. “
“ …. ”
“ 기녀란 예인이 가져야 할 것들에 대한 무서운 집착들을 가지고 있다. 그것으로 기녀의 인생을 망치는 이들도 있지만
그것을 잘 이용한다면 조선 최고의 기녀가 될 수 있다. 이를테면 궐의 연회에 참석 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기녀들처럼 말이다. “
“ 1패의 기녀를 일컫는 것입니까? ”
“ 그렇다. 왕과 고관이 도열한 어전에 나가 춤과 노래를 부르는 기녀를 말하는 것이다. ”
“ 예. ”
“ 너도 그 자리를 얻기 위해 이번 해가 지나면 다른 아이들과 경쟁을 해야 하니 그 준비에 소홀함이 없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
“ 예. 행수 어르신. ”
“ 참, 네가 시향이에게 가야금을 가르쳐 주도록 하거라. ”
“ 예? ”
이 말에 유희가 고개를 돌리려다 다시 행수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행수는 눈을 감았다 뜨며 유희를 보았다.
“ 나에게는 배우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네가 먼저 가르쳐 주겠다고 하며 다가가거라. ”
유희는 행수의 말을 더 듣지 않아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행수의 말에 유희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예“라고
대답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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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향이 들고 있는 소쿠리에는 수련을 하는 아이들의 버선이 한 가득 담겨 있었다. 강가로 나오기 전, 시향이 아이들에게 버선을 달라고
하자 시향을 질투하던 몇몇 아이들이 일부러 시향을 쏘아보며 밖으로 나가 바닥에 발을 비빈 뒤 흙으로 더러워진 버선을 시향의 앞에
던져 주었다. 그러며 ‘ 자, 주워서 가. ’ 라며 시향에게 모욕을 안겨 주었다.
교방을 나와 버선을 빨아야 할 강가로 나오자 시향이 참아왔던 눈물을 터뜨렸다. 아이처럼 한 손으로 흘러나오는 눈물을 닦으며 훌쩍
였다. 어째서 하루하루 지날수록 눈물이 더 많아져 가고 있었다. 혼자가 되고나니 자신에게 작은 일이 생기더라도 자신이 혼자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어 눈물을 만들어냈다.
턱 끝에 방울져 있던 눈물을 닦아내던 시향이 눈물을 멈추고, 소쿠리를 강가 옆에 내려놓았다. 치마를 잘 여미며 그대로 무릎을 굽히며
앉았다. 고운 손으로 흙으로 범벅이 된 버선을 들어 물에 넣고 흔들었다 다시 꺼내어 손을 조물거리기도 하고, 방망이로 치기도 했다.
멀리서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이, 한쪽에 몸을 숨기고 있는 이는 서우였다. 시향을 외면하고 자신의 일을 하려고 했지만 어째서인지
자신의 눈앞에 시향이 보이지 않으니 불안하고 걱정이 되어 다른 것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지금은, 이 마음의 이유를 알 수 없었다.
“ 후, ”
시향이 가져온 버선들을 어느 정도 다 빨았을 때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고개를 들어 해가 지는 모습을 보았다. 예전에 보름달이
뜨던 날, 시향과 진우는 달이 뜨기 전 높은 산으로 올라가 조용하고, 아무도 없는 곳에서 달구경을 하기도 했다. 시향이 가져온 과일을
먹으며 진우가 읊어 주는 시조를 들으며 끝날 것 같지 않은 시간을 보낸 두 사람이었다.
‘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진 마세요. 도련님. ’
시향의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번져갔다. 진우의 생각만으로도 웃을 수 있는 시향이었다. 멀리서 지켜보던 서우는 시향의 시선이 머문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다시 시향을 보았다. 무표정으로 일관하던 시향의 얼굴에 다시금 붉은 노을과 함께 미소가 머물러 있었다.
‘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당신은…. ’
두 팔로는 가릴 엄두도 낼 수 없는 넓고 높은 하늘에 퍼지고 있는 붉은 노을이 서우의 마음속에 붉게 물들여져 일렁이며 또 다시 쉬지
않고 뛰어대는 심장 곳곳에 시향이라는 이름을 새겨 놓고 있었다. 가만히 또다시 심장 깊은 곳에 시향을 새기는 서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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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흑 같은 어둠이 찾아왔다. 많은 친척들과 마을 사람들이 찾아와 진우와 그의 부인의 혼사를 축하해 주었다. 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잠자리에 들 공간 앞에 서있는 진우였다. 가만히 서서 자신의 신발이 있을 자리에 가지런히 벗겨져 있는 한 켤레의 꽃신을 보았다.
붉은 꽃신이 지금 혼자 덩그러니 촛불이 켜진 처소에 앉아 진우를 기다리고 있을 신부의 부끄러운 두 뺨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한참을, 오랫동안 그 자리에 서서 그 꽃신을 내려다보고 있던 진우는 고개를 들어 창호지 문으로 보일 듯 보이지 않을 듯 보이는 신부
의 그림자를 보았다.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칠흑 같은 어둠 속으로 시선을 던져버렸다.
한편, 처소 안에 먼저 들어서 신랑인, 진우를 기다리고 있었던 신부. 그녀는 하루 종일 온 몸을 꽉 조이는 혼례복과 무겁고 치렁치렁한
머리 장식들로 인해 피곤함이 뼛속까지 들어와 있었다. 그러나 곧 합방을 치러야한다는 생각에 부끄럽고, 무섭고 떨리고 많은 감정들
이 생기며 피곤함도 잠시 잊혀졌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숨을 죽이고 진우를 기다리고 있던 그녀의 귓가로 누군가의 발자국소리가 들렸다. 처음엔 조금 멀리서부터 들렸
지만 조금 후 그 발자국소리는 크고 정확하게 그녀의 귀를 자극했다. 진우와 왔음을 직감한 그녀는 허리를 꼿꼿이 펴고 두 손을 살며시
포개어 이마까지 올려 흰 천으로 얼굴을 가져주었다.
“ …? ”
그러나 오랜 시간이 지나도 안으로 들어올 생각을 하지 않는 진우. 얼굴을 가리고 있던 두 손을 내려 살며시 고개를 들어 문을 바라
보았다. 그 문 앞에, 그녀가 기다리는 이가 서 있을 것이었다. 많은 생각이 그녀의 머릿속을 스치며 지나갔다. 그러나 그 끝의 생각은
그 사람에게 이미 다른 여인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럴 리 없다는 생각을 하며 자신이 자신을 위로했다.
오랜 망설임과 생각 끝에 문고리를 잡고, 정적을 깨며 안으로 들어서는 진우. 두 손을 고이 포개어 얼굴을 가리고 있는 신부가 진우의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진우는 그런 그녀를 외면하며 신부의 앞에 마련되어 있는 작은 주안상 앞에 앉았다.
“ …편히 하셔도 됩니다. ”
그 말에 신부가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있던 흰 천을 소리 없이 내렸다. 그러나 진우의 시선은 신부의 얼굴이 아닌 허공을 헤매고
있었다. 신부의 눈가에 무언가가 기웃거렸지만 이내 사라지고 없어졌다. 진우는 술잔에 손도 대지 않았고, 그 후로 입도 열지 않았다.
신부는 바뀌지 않는 꼿꼿한 자세로 진우의 다음으로 이어질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 곳만을 응시하고 있던 진우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자신의 옆에 앉아 있는 신부를 쳐다보았다. 순간,
“ …! ”
진우의 눈에 신부가 시향으로 비춰졌다. 하마터면 진우의 입에서 시향이의 이름이 새어나올 뻔하였다. 고개를 살짝 숙이고 있어
그것을 보지 못한 신부는 진우가 자신을 보고 있는 것 같은 시선을 느껴 부끄러움으로 볼이 붉게 물들여지고 있었다.
“ 무거울 것이니 머리에 한 장식들을 내려 놓으셔도 됩니다. ”
두 번째로 꺼낸 말이었다. 신부는 또다시 새어나오려는 무언가를 틀어막으며 손수 자신의 손으로 족두리를 벗겨내고, 머리를 장식하고
있던 모든 것들을 한쪽에 내려놓았다. 비녀를 풀자 신부의 머리가 한쪽 어깨로 내려왔다.
“ 그대에게 해줄 말이 있습니다. ”
그대에게, 부인이라는 칭호를 쓰지 않는 진우였다. 그 말에 신부가 촉촉이 젖은 눈으로 진우를 처음으로 똑바로 응시했다. 참으로 듬직
하고, 잘 생긴 외모를 지니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런 그의 눈동자는 무엇 때문인지 슬픔과 절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 예. 말씀하세요. ”
“ …이미 마음에 둔 이가 있습니다. ”
“ …. ”
이미 눈치는 채고 있었으나 어째서 일까, 신부는 심장이 떨어져 앉는 것 같았다.
“ 평생을 함께 하기로 약조한 여인이 있습니다. 제게 살아가야 할 이유를 만들어 준 여인입니다. 그리고, ”
신부와 진우의 눈이 허공 속에서 서로를 마주했다.
“ 어쩌면 평생을 그대의 곁에 있어도, 그 아이를 잊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
기어이 첫 날밤, 신부의 눈물을 떨어뜨리게 만들었다. 또르르- 하고 두 뺨을 타고 흐르는 신부의 눈물이 진우도 보였다. 그러나 어쩐지
이 사실들은 말을 해주어야 할 것 같았다.
“ 만약 오늘 밤 내가 그대를 품는다면 그것은 마음 없이 품는 것입니다. ”
여자를 비참하게 만드는 말이었다. 신부는 두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어째서 자신이 남에게 해를 끼치며 살지 않은 자신에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믿고 싶지 않았고, 현실이 아니기를 바랐다. 진우는 미안함에 고개를 숙였다.
술잔에 손도 대지 않던 진우가 술병을 채로 들어 입에 털어 넣기 시작했다. 술을 입에 대지 않았던 진우의 몸은 한 병의 술로 온 몸에
취기를 가져다주었다. 몸을 살짝 휘청하며 중심을 잡지 못하던 진우가 술병에 남아있던 한 모금을 마저 입에 털어 넣던 진우에게
신부가 망설이며 말했다.
“ …지금이 아니면, ”
신부의 입이 떨어지며 나온 말이었다. 진우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았다.
“ 서방님은 소첩을 품지 않으실 것입니다…. ”
“ …. ”
“ 지금 안아 주십쇼. ”
“ …. ”
진우는 놀란 눈으로 신부를 응시했다.
“ …소첩은 괜찮습니다. ”
얼마간의 정적의 시간이 흐른 뒤, 진우가 자신과 신부의 사이를 가로막고 있던 주안상을 옆으로 치웠다. 그리곤 천천히 자리를 옮겨
신부의 앞으로 다가갔다. 고왔던 신부의 얼굴엔 눈물자국이 선명하게 나 있었다. 곧 진우의 손이 신부의 혼례복을 꽉 조여주고 있던
대대로 향했다. 스르륵- 비단의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붉고 굵은 대대가 풀려 나갔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진우의 눈앞에 있던 신부의 얼굴이 뿌옇게 보이더니 어느새 시향을 그려내고 있었다. 진우는 신부에게 보여주었던
냉담했던 눈빛을 그리움으로 가득 찬 눈으로 바꾸었다. 시향이었다. 자신의 눈앞에 시향이 앉아 있었다.
진우는 손을 들어 신부의 얼굴을 어루만져 주었다. 뺨에 촉촉한 무언가가 묻어있었다. 진우의 눈에는 여전히 이 여인이 시향으로
보였다.
“ 시향아……. ”
신부의 심장이 끝없이 추락했다. 자신을 취기에 진우의 정인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진우의 입술에서 새어나온 고운 이름으로 신부는
눈치 챌 수 있었다.
진우의 손이 이번엔 붉은 비단에 수많은 수들이 놓여 진 혼례복을 벗겨 주었다. 저고리의 고름에 손을 가져가 살며시 자신의 쪽으로
잡아당기자 힘없이 풀어지는 옷고름. 그것과 치마를 벗겨내자 신부의 가슴살을 어렴풋이 가리고 있는 하얀 소복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 불을…. ”
신부의 짧은 말에 진우가 고개를 틀어 입김으로 방안을 밝혀주고 있던 촛불을 껐다. 사시나무 떨듯 떨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 진우는
소복을 벗기려던 자신의 두 손을 그녀의 어깨에 가져갔다. 고개를 들어 진우와 눈을 맞추는 신부는 진우는 필시 나쁜 이는 아닐 것이
란 생각을 가졌다. 그러며 두 눈을 감으며 진우에게 자신의 몸을 온전히 허락하였다.
다시 한 번 진우의 손이 그녀의 옷을 벗겨 내었다. 하얀 소복의 저고리를 벗겨내고, 그녀의 가슴을 꽉 조여주고 있던 가슴 앞에 매어져
있던 매듭의 끈을 잡아당기자 순식간에 벗겨져 그녀의 무릎으로 떨어진 치맛자락. 탐스러운 신부의 가슴까지 드러났다.
곧이어 진우도 자신이 입고 있던 겉옷을 벗어 놓았다.
진우의 입술이 신부의 쇄골에 닿았다. 움찔하는 신부는 진우는 따스한 입맞춤으로 다독여주었다. 폭신한 비단 이불에 신부를 눕힌
진우는 신부를 아래에 놓았다. 다시 한 번 눈앞이 희뿌옇게 되었다 다시 돌아왔다. 여전히 자신의 아래에 누워있는 여인은 자신의 하나
뿐인 정인, 시향이었다.
“ 너일 줄 알았다. ”
진우는 천천히 그녀의 입술을 자신의 입술로 덮었다. 잠시 신부의 양 쪽 얼굴 옆에 손을 대고, 멈춰있던 진우를 향해 신부가 가만히
있던 두 손을 움직여 진우의 윗옷의 옷고름을 풀어 주었다.
“ 늦어서 미안하다. ”
끝까지 시향으로 착각하는 진우. 진우의 부인은 눈을 감았다 뜨며 자신의 얼굴 아래로 떨어지는 진우의 눈물을 보며 그 순간부터
진우를 연모하게 되었다.
진우의 입술이 부인의 쇄골을 지나 보름달 같은 가슴에 닿았다. 조금 거칠게 혀로 핥자 부인이 저도 모르게 신음소리를 내뱉었다.
자신의 몸을 지탱하고 있던 한 손을 올려 입술이 닿지 않은 가슴을 손에 쥐었다. 손이 움직일 때마다 부인은 참을 수 없다는 듯 신음
을 내뱉었다.
“ 하앗. ”
“ 하, 시향아- ”
끝임 없이 시향 이를 찾으며 부인의 몸을 탐색하는 진우. 신부는 모든 것을 체념하고 있었다. 그때 진우의 손이 그녀의 은밀한 곳에
당도했고, 신부가 몸을 움찔하며 허리를 살며시 꼬았다. 진우가 손을 거두고 그대로 조심히 그녀의 조금 벌어진 다리 사이로 자신을
두었다. 그리곤 그대로 아무도 손대지 못했던 성스러운 곳으로 진우가 거침없이 파고들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신부가 터져
나오는 신음을 참지 못하고 내뱉었다.
“ 흐읍- ”
신부가 두 손으로 이불자락을 꽉 움켜쥐었다. 살점이 찢겨져 나가는 것 같았다. 초야를 치루는 것이 이토록 고통스럽고 아픈 것이었
다니 신부는 신음소리가 새어 나가지 않게 하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꼭 감고 있던 두 눈가에선 눈물이 흘러내렸다. 진우가 조금은
천천히 앞뒤로 몸을 움직여 나갔다.
“ 으…. ”
어쩔 수 없이 계속해서 새어나오는 신음소리. 그렇게 두 사람이 마음 없이 몸만이 하나가 되었다. 쾌락이 아닌 첫 날밤에 치러야
하는 절차이기에 행하는 의식이었다. 부부가 되기 위해선 거쳐야만 하는 것이기에 하는 것이었다.
얼마나 오랜 시간이 흘렀을까 진우의 몸과 신부의 온 몸이 땀과 쾌감으로 차오를 무렵 진우는 참지 못하고 신부의 몸속에 자신의
씨를 뿌렸다. 진우는 그대로 온 몸에 힘을 뺀 채로 신부의 옆 자리로 나가떨어졌다.
이마에 맺힌 땀방울들이 줄을 지어 비단 이불자락으로 떨어져 내렸다. 신부는 한 손으로 입을 막으며 터져 나오는 눈물을 애써 참아
내었다. 진우는 캄캄한 천장을 바라보고 있던 두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그대로 취기로 인해 잠이 들어버리는 진우. 신부는 한 손을
옆으로 뻗어 이불을 자신의 가슴 위까지 끌어 올렸다.
신부는 모욕감과 절망감에 휩싸였지만 진우가 시향을 부르며 눈물을 흘릴 때 이미 자신의 마음을 주었다. 다시 되받을 수 없는 마음
이기에 진우의 부인은 말없이 눈물을 토해내며 첫날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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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 시향은 하늘에 뜬 달빛을 동무삼아 빨래한 버선들을 옆구리에 끼며 송도교방으로 향하고 있었다. 늦장을 부린 까닭에 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강가를 빠져나왔다. 뒤에서 애처롭게 바라보고 있던 서우는 한숨을 내쉬더니 걸음을 재촉하여 시향의 옆으로 걸어
갔다.
“ …어? ”
시향의 시선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시향이 계속해서 낑낑거리며 들고 가던 버선이 들은 소쿠리를 빼앗아 들었다.
“ 따라 다녔어요? ”
이 말에 어둠 속에서 귀까지 빨갛게 닳아 오른 서우는 헛기침을 하며-
“ 다른 곳에 다녀오는 길입니다. ”
“ 아, 그런데 그거…. ”
시향이 눈짓으로 서우가 들고 있는 소쿠리를 가리켰다.
“ 들어 줄 거예요? ”
“ …행수. ”
어둠 속에서 시향이 피식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서우의 서툰 마음을 이미 알아차린 모양이었다. 자신을 돕고 싶지만 겉으로 표현할
수는 없어서 돌려 말하려는 서우를 이미 알아차리고 있었다.
꽃 같은 웃음이었다. 천 년 만 년이라도 얼어붙은 얼음덩이도 녹일 정도의 깨끗하고 예쁜 웃음이었다.
“ 늦었으니까 신세 좀 질게요. 마침 너무 어두워서 무서웠거든요. ”
“ …네. ”
“ 고마워요. ”
시향이 서우는 향해 고개를 살짝 숙이며 또다시 특유의 귀여운 미소를 날렸다. 서우는 그대로 시향을 앞질러 가버렸다.
서우가 부끄러워하는 것 같아 그것이 더 웃긴 시향이 웃으며 서우의 뒤를 따랐다. 오래 걸리지 않아 교방에 당도할 수 있었다. 서우가
먼저 대문을 열며 시향이 들어올 수 있게끔 문을 열어 두었다.
“ 엄마야! ”
서우의 뒤를 따라 문을 지나는 순간, 누군가가 시향의 앞길을 가로 막았다. 덕분에 소스라치게 놀란 시향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앞에 서 있는 사람을 쳐다보았다.
“ 할 말이 있어. ”
“ …? ”
할 말이라니, 시향은 갸우뚱거리며 다시 한 번 유희와 시선을 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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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유희의 처소였다. 다른 동기생들과 같은 방을 써야했지만 어렸을 적부터 써오던 방이니 행수도 이곳에서 계속 지내라 말씀
하셨다. 또, 이곳은 행수의 처소와도 가까우니 종일 행수의 곁을 지키는 유희에게도 편한 곳이었다.
유희에게서 나던 향긋한 냄새가 안으로 들어서니 시향의 코끝을 간질였다. 자동적으로 고개를 돌리며 주위를 둘러 보았다. 유희의
성격만큼이나 깔끔하고, 정리가 잘 되어 있는 방이었다. 유희가 먼저 자리에 앉자 방 구경을 마치고 시향이도 함께 유희의 앞에
앉았다.
“ 가야금 배울래? ”
“ …? ”
갑작스런 물음에 시향은 대답치 못하고 유희를 쳐다보기만 할 뿐이었다.
“ 네게 기녀다 되라는 제안이 아니야. 그저 기예만 배우라는 거야. ”
“ …기예? ”
“ 그래. 가야금을 익히고, 춤을 익히고…춤까지는 아니지만 가야금이라도 배우고 싶다면 알려줄게. ”
“ …. ”
“ 너무 망설이고 뒤로 물러서는 것도 좋은 것만은 아니야. 네가 감히 누구도 함부로 손 댈 수 없는 행수 어르신의
가야금에 손을 댄 것도, 만져선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네 손이 그쪽으로 간 거잖아. 더 이상 그것까지 억누르려 들지마. “
시향이 대답이 없자 유희가 한숨을 내쉬며 다시 입술을 열었다.
“ 내일부터 네 일이 끝나거든 내 처소로 들러. 네 가야금은 내가 마련해 둘 테니까. ”
“ 그 어르신이 시키신 일이니? ”
맞는 말이었지만 유희는 눈썹하나 흔들리지 않고 답했다.
“ 종살이를 하는 아이에게 신경을 쓰실 만큼 한가로운 분이 아니셔. ”
“ …. ”
“ 네가 가야금을 배운다고 해서 몸을 파는 기생이 되는 것도, 술을 따라야 하는 것도 아니야. 그렇다고 누가
너한테 돌을 던지며 욕을 하는 것도 아니고, 내 말뜻 알겠어? “
“ …배우고…싶어. ”
유희의 얼굴에 안도함이 맴돌기 시작했다. 일단 첫 걸음은 뗄 수 있게 되었다.
“ 내일부터 오도록 해. ”
“ 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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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와의 얘기를 끝내고, 문을 열며 마루로 발을 내딛은 시향이 고개를 들어 자신의 눈높이에 맞춰 밝게 떠있는 달을 바라보았다.
어째서인지 가슴이 벅차올라 밤하늘에 떠 있는 달이 있는 곳까지 달려갈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자신이 왜 이렇게까지 들떠 있는지
알지 못하는 시향은 그 밤하늘에 또다시 진우를 그려 넣었다.
이미 자신과는 다른 길을 택한 이를, 또다시 이유 없이 생각 없이 떠올리는 시향이었다.
마음속으로 이미 백 번은 넘게 외쳤을 것이다.
오라고…자신이 이렇게 간절히 기다리고 있으니 어떤 모습이라도 좋으니 나타나기만 해 달라고….
13편 끝.
안녕하세요.
오늘은 기분이 오르락내리락이네요~ 즐겁게 보낸하루였어요.
저는요즘 사극드라마 추노에 빠져 사는데 여러뷴들은?ㅋㅋㅋㅋㅋ
아아 잡담이었어요 ㅋㅋㅋ
지난번 글에 댓글을 달아주신 はるさめ . 후안 감샤합니당^^
두 분의 댓글로 매번 힘을 얻곤 한답니다! 우하하
아아. 업뎃쪽지를 원하신다면 꽃을 적어주세요!
첫댓글 꽃 ) ㅎㅎ 저도 추노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아 이번 편두 전편만큼이나 재밌게 읽었습니다. 하지만.. 진우는 밉군요ㅋㅋ
추노ㅋㅋㅋㅋ재밌게 읽으셨다니 다행이에요 ^^ 진우는..ㅠㅠ밉죠..ㅋㅋㅋ
꽃
감사합니다.^^
잘 봤습니다..갈수록 흥미가 생기네요..
그리고 처음에 그림이 나오니까 글을 읽으면서 상상을 하게 되네요~
제가 원하는 의도를 아주!!!잘 파악하시고 계시네요~ 저도 그걸 노린거에요ㅋㅋㅋㅋ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