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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스크랩 임진탐매 Ⅳ 남도탐매 ⑦ 금둔사 매화보다 일찍 핀 금이매(錦梨梅)
눌인 추천 0 조회 74 12.03.15 18:19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임진탐매 Ⅳ 남도탐매 ⑦ 금둔사 매화보다 일찍 핀 금이매(錦梨梅)

 

금이매는 만개하였다.

 

이번 탐매여행의 주목적 중의 하나인 남도의 맛을 보러 벌교로 향하였다. 꼬막을 맘껏 먹기 위해서이다. 또 하나 다음 카페 <홍매 비매 매화> 주인장으로부터 매화 여러 종류를 분양받기 위해서이기도 하였다. 벌교에 사시는 카페 <홍매 비매 매화> 주인장 집을 먼저 들렀다. 등산을 갔다가 아직 집에 도착하지 않아 내일 다시 방문하기로 하였다. 주인장 부인으로부터 벌교의 유명한 꼬막전문식당을 소개받았다.

 

벌교에 오면 꼭 꼬막정식을 먹었다. 작년에 처음 간 집이 역 앞의 역전식당, 두 번째가 역 동쪽의 대박식당, 그리고 이번에 간 집은 소화네 꼬막식당이다. 반찬 수는 이번에 간 소화네가 제일 많았다. 1박2일에 출연한 적이 있다는 집이다. 카페 주인장 부인이 인공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집이라 칭찬한 집이었다. 그런데 대부분의 음식이 짠 편이었다. 대박식당은 묵은 여관 주인이 적극 추천한 집이었고, 지난번에 갔을 때 빈 좌석이 없어 돌아온 집이었다. 역전식당은 우연히 들린 집이었지만 가게 벽면에 이곳을 찾은 명사의 얼굴이 가득하였던 집이었다. 만약 다시 벌교에 온다면 역전식당을 찾으리라.

 

 역전식당

 역전식당 상차림 

대박식당 상차림

대박식당

소화네 꼬막식당

소화네 꼬막식당 꼬막 정식

 

다음날 아침 주인장을 만나 매화 몇 그루를 분양받았다. 수양매와 운룡매, 그리고 청매 종류이지 싶다. 더 많은 주수(株數)를 요구하였지만 분양이 끝나 재고가 없단다. 운룡매는 한그루 밖에 못 구하였다. 내가 보기엔 너무 많던데...

 

   카페 <홍매 비매 매화> 주인장 집 온실 

 카페 <홍매 비매 매화> 주인장 집 정원 

 

약간 실망하고 숙소로 돌아가려니 벌교시외버스 주차장 입구 다리에 묘목상 아저씨가 각종 묘목들을 펼쳐 놓았다. 이곳에서는 얼마든지 구입할 수가 있다. 그 정확한 족보를 몰라서 당황스러웠지만 튼실한 놈들을 고를 수 있었다. 욕심을 내어 많이 가져오고 싶었지만 눌인정사에 그만한 부지가 없다. 눌인원림에 심기에는 아직 어리다. 관리도 잘 못해 주면서 괜한 생명을 다치게 하기 싫으니까.

 

서둘러 길을 나선다. 다음 목적지는 홍쌍리농원이 있는 광양 매실마을이다. 벌교에서 순천을 거쳐 가다보니 2013년 순천조경박람회 개최장소를 지나게 된다. 어떻게 조성하고 있는지 보고 싶었지만 그냥 지나치기로 하였다.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옥곡IC에서 내려 옥곡면사무소를 지나 산길을 따라 올라간다. <섬진강 매화로>를 타기 위해서이다.

 

금이매 사는 곳

고개를 막 넘으려는데, 매화들의 합창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닌가? 적당한 장소를 찾아 차에서 내리는 코를 찌를 듯 한 매향(梅香)이 풍겨 나온다. 제법 이십년은 넘은 듯한 튼실한 만엽홍매들이다. 가로수로 심은 것 같은데, 올해 내가 본 매화 중 가장 많이 피어 있었다. 반 이상 꽃이 핀 것 같다. 어제 저녁 본 금둔사의 여섯 번째 매화보다 훨씬 더 많이 피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일찍 매화가 피는 곳을 금둔사라고 흔히 이야기하지만 이곳의 매화가 더 일찍 피어있었다.

 

 

서둘러 사진을 찍는다. 날도 어두운데 바람이 심히 불어 초점을 정확히 맞추기 힘이 든다. 감도(ISO)를 높이고 촬영 속도를 빠르게 하였지만 정확한 사진을 얻지 못하였다. 몇 컷을 찍고 내려 오다보니 상금마을이라는 푯말이 나온다.

 

돌아와 찾아보니 매화가 있는 곳의 행정지명은 전라남도 광양시 진상면(津上面) 금이리(錦梨里) 내금마을이다. 광양시 옥곡면(玉谷面)과 경계를 이루는 ‘밤골재’라는 고개를 넘으면 바로 내금마을이다. 고개를 넘는 도로는 <58번 지방도>이지만 지도에는 <옥진로>, 이정표 말뚝에 걸려있는 팻말에는 <내금길>로 되어 있다.

<금이매(錦梨梅)>

 

이 매화들에게도 이름을 붙이고 싶어졌다. 나이도 금둔사와 비슷한 것 같지만 제주도를 제외한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꽃을 피우는 매화가 아닌가. 물론 부산 유엔공원묘지의 매화도 일찍 핀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확인하지는 못하였다. 여하튼 내가 본 매화 중 가장 일찍 피는 나무가 무명(無名)이라는게 아쉬워 조심스레 작명해 본다. <금이매(錦梨梅)>라는 새악시 이름으로...

 

‘금이(今伊)’라는 이름은 작가 박경리(1926∼2008)의 본명이다. 어릴 때 고향인 경남 통영에서 통영초등학교를 다닐 때 이름도 당연히‘금이’였다. 이곳 진상면(津上面) 금이리(錦梨里)와 섬진강을 사이 둔 넓은 평야가 그의 대표 작품 토지의 무대, 즉 악양이다.

 

TV 드라마 ‘토지’ 촬영장의 최참판댁 입구

TV 드라마 ‘토지’ 촬영장의 최참판댁 입구

최참판댁 에서 바라 본 악양들- 저 너머에 금이매가 살고 있다.

‘토지’의 주인공 ‘서희’ 방에는 매작도(梅雀圖) 8곡 병풍이 보인다. 고목은 백매이나 홍매인 금이매(錦梨梅)도 곁에서 자라고 있는 듯하다. 날아오는 새들은 동박새가 아니라 참새 같다.

 

옛날부터 악양은 이상향을 찾아 전국을 떠돌았던 비결파들이 마지막으로 회향(回向)하던 곳이었다. '산남강북(山南江北)'인 지역은 양기(陽氣)가 뭉친 명당으로 꼽혔는데, 악양이 이런 형세로 동천(洞天)이라고도 부른다. 洞天福地라 하여 도교에서 말하는 신선들이 사는 명산 승경이다. 하늘을 이어주는 동굴 입구라는 뜻도 된다. 이곳이 바로 악양동천(岳陽洞天)이다. 이곳의 명칭도 중국의 악양과 닮았다하여 지어진 것이라 하니, 두보의 등악양루(登岳陽樓)가 생각이 난다. 이 시를 읊어보자.

 

登岳陽樓 악양루에 올라/ 두보(杜甫)

 

昔聞洞庭水 옛날 동정호의 절경을 소문으로만 듣다가

今上岳陽樓 이제서야 동정호를 보려 악양루에 오르네.

吳楚東南坼 오나라와 초나라가 동남으로 갈라진 이 호수

乾坤日夜浮 하늘과 땅이 밤낮으로 호수 위에 떠 있다.

親朋無一字 친척과 벗에게서 소식조차 없고

老去有孤舟 늙어가는 이 몸은 외로운 쪽배 위에 서있다.

戎馬關山北 전장터에 나간 말은 아직도 관산 북쪽에 있고

憑軒涕泗流 악양루 난간에 기대어 눈물 흘리노라.

 

두보의 시를 읊으며 <섬진강 매화로>를 지나노라니 어린 홍매 한 두송이가 망울을 터뜨린다. 길을 돌려 홍쌍리매실농원으로 올라가니 대부분 망울만 맺어있었고, 입구의 어린 홍매 한 그루만 몇 송이 꽃을 보여준다. 이곳에 올 때 마다 느끼지만 이곳의 매화들보다 이들이 살아가고 있는 입지가 최고인 것 같다. 은빛모래를 양 어깨에 걸친 섬진강이 굽이져 흐르고, 소설 『토지(土地)』의 주 무대인 악양 평사리(平沙里) 더 넓은 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니까. 또 하나 맘에 드는 것은 장독들이다. 이 안에는 갖가지 사연을 담은 매실들이 강바람과 햇빛을 벗 삼아 익어가고 있을 것이니까.

 

 홍쌍리매실농원에서 바라 본 악양

홍쌍리매실농원에 핀 어린 홍매

 

홍쌍리매실농원의 장독들

 

조그만 홍매 매화 화분을 들고 길을 나선다. 섬진강 남쪽 강안을 따라 매화 향을 맡으며 드라이버를 즐기고 싶었지만 아직 이르다. 점심은 화개장터에서 해결하기로 하였다. 동백식당의 참게탕을 먹고 싶어서였다. 이곳에서 잡히는 참게를 털게라고도 한다는데 요즘 자연산 참게는 구하기 어렵다고 해서 양식을 많이 사용한다고 하는데 이곳에는 어렵게 자연산을 구해서 상에 올린다고 하였다. 안에 봄나물이 들어가서인지 향긋하면서도 얼큰한 국물이 끝내준다.

 

동백식당의 참게

동백식당의 메뉴

소설가이자 음식 여행가 백파(伯坡) 홍성유(洪性裕; 1928. 10. 4~ 2002. 11. 24)는 1987년 전국 각지의 맛있는 음식점을 소개한 『한국 맛있는 집 999』라는 책을 간행하였는데, 20여 년 전 이 책을 가지고 백파가 추천한 집을 찾곤 하였던 기억이 있다. 이집 역시 백파 추천 음식점이어서 자주 들렀지만 그 다지 감흥을 가지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이번에 찾았을 때 역시 백파의 입맛은 귀신이라고 느꼈으니...

 

여하튼 올해 10주기(週忌)가 되는 고인의 명복을 빌어본다.

 

마지막으로 진주로 향하였다. 고매(古梅) 여러 점을 가지고 있다는 분과 연락이 되었기 때문이다. 소유주가 바쁘다면서 그의 삼촌이란 분이 현장에 나타났다. 조경업을 한다는데 정확한 가격은 모르신단다. 대구에 도착하니 해가 넘어가려한다. 집에 도착하자 말자 매화들을 화분에 담는다. 대부분 눌인정사에서 심을 것이지만 매화철에는 잘 갈 수 없으니 아파트 베란다에도 몇 개 심어 암향(暗香)을 즐기고 싶어서였다.

 

이번 탐매를 끝내면서 여행 중 최고의 수확이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해 본다. 아마 생각지도 않았던 <금이매(錦梨梅)>를 만났던 것이 아닐까 스스로에게 물어 보면서 . 당(唐)대 ‘답설심매(踏雪尋梅)’로 이름났던 맹호연(孟浩然). 파교(?橋)를 건너 탐매(探梅)를 떠날 때 지필묵(紙筆墨)과 음식, 술을 짊어진 시동(侍童)과 함께 가다, 매화를 찾으면 시를 짓고 술잔을 기울였다고 하였다. 이번 여행에서 <금이매(錦梨梅)>를 만났으니 맥주잔이라도 기울여야 싶어 막 사다 심은 매화 앞에 술상을 마련한다.

 카페 회장으로 부터분양받아 화분에 심어둔 운용매 등

홍쌍리매실농원에서 구입한 매화를 화분에 심었다.

판사장으로 부터 분양받은 매화 한쌍(한분은 뿌리와 몸퉁 일부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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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2.03.16 08:16

    첫댓글 카페 홍매 비매 매화 주인장님의 소나가가 상태가 좋지 않군요~눌인님 덕분에 구경을 잘 합니다요~^^

  • 작성자 12.03.28 08:42

    사진이 나빠서 이겠지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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