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국은 최철한 9단이 놀라운 묘수를 선보이며 신진서의 대마를 포획했다. |
영재ㆍ정상의 만남, 마지막 자존심은 최철한이 지켰다.
19일 경남 합천군 합천군청에서 벌어진 제2기 '영재정상 바둑대결' 제3국에서 최철한 9단이 미래포석열전 우승자 신진서 2단을 상대로 153수 만에 흑불계승을 거뒀다.
3국에서 최철한은 묘수(흑 131수)로 백대마의 숨통을 끊어 '정상'기사의 매서운 맛을 보여줬다.
최철한은 "계가바둑으로 가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수가 보였고, 이번 대결에서 뭔가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잡으러 갔다. 정상기사로서 체면치레는 한 것 같다."는 감상이었고, 신진서는 "그 수를 보고는 있었지만, 수읽기에서 약간의 착오가 있었다."면서 아쉬워했다.
현장에서 이 대국을 해설한 김성룡 9단은 "이번 영재정상대결은 전반적으로 영재들의 실력이 올라간 모습이었다. 정상기사들이 전력을 다했지만, 앞의 두 판은 패했다. 3국에서 최철한 9단이 보여준 묘수는 일년에 한번 나오기 힘든 대단한 묘수였다. 기업이 아닌 지자체에서 후원하는 이런 대회가 바둑발전에 큰 힘이 된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번 대결을 마치며 최철한은 "신진서 초단은 지금도 잘 하고 있다. 다만 초반 감각면에서 상대에게 주도권을 쉽게 내어주는 습관은 보충해야 할 점이다."라고 충고했다.
제2기 영재정상대결
제1국 ●이창호 ○신민준 184수 백불계승
제2국 ●이세돌 ○나 현 206수 백불계승
제3국 ●최철한 ○신진서 153수 흑불계승
한편 하창환 합천군수는 " 신진서의 어머니는 합천이 고향이고, 신민준의 어머니는 가장 가까운 고령출신이다. 신진서는 황매산, 신민준은 가야산의 정기를 이어 세계를 제패하길 바란다. 앞으로 합천군을 새로운 바둑고장으로 만들겠다. 내년은 한국 영재기사와 중국 신예의 국제적인 대결도 기획하고 있다."라며 다양한 이벤트 대회로 '합천'과 '바둑'을 알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영재정상대결 3국을 마친 후에는 제2기 미래포석열전 우승자와 준우승자의 시상식이 있었다. 지난 결승 3번기에서 신민준을 상대로 2-0으로 우승한 신진서는 우승상금 700만원을 받았다. 제2기 합천군 초청 미래포석열전과 영재정상대결은 모두 제한시간 각자 1시간에 1분 초읽기 1회씩 주어졌다.
▲ 함께 내려온 신진서와 신민준이 대국 전날(18일) 합천영상테마파크를 찾았다. 2004년도에 건립한 합천영상테마파크는 1920년대에서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특화된 시대물 오픈세트장으로 드라마 <각시탈>, <빛과 그림자>, <서울1945>, <에덴의 동쪽>, <경성스캔들>, 영화<써니>, <태극기휘날리며>, 뮤직비디오 등 67편의 영화, 드라마를 촬영한 세트장이다.
▲ 신진서와 신민준 뒤의 배경은 합천호로 1988년 낙동강 지류인 황강을 막아 만든 합천댐으로 인해 생겨난 인공 호수다. 황강은 소백산맥의 대덕산에서 발원하여 63㎞를 흐르다 합천댐을 만들고 다시 낙동강과 합류하는데, 합천댐은 7억 9,000만 톤의 물을 담수하고 있으며 면적 925㎢에 연간 220만 킬로와트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 제2기 미래포석열전의 우승자 신진서 2단. 영재정상대결에선 3국에 출전했다.
▲ 합천군청 건물의 플래카드에는 '합천의 아들 신진서'라는 문구가 있다. 실제로 신진서의 어머니가 합천출신이다.
▲ 영재정상대결 3국이 벌어진 합천군청 정문
▲ 대국 전에 하창환 합천군수가 두 대국자와 덕담을 나눴다.
▲ 좌측부터 정두현 합천바둑협회장, 최철한 9단, 하창환 합천군수, 신진서 2단
▲ 신진서 2단의 첫 착점
▲ 바둑판 앞에서 표정이 사라졌다. 이창호, 이세돌 9단이 차례로 패해 정상기사의 마지막 자존심으로 남은 최철한 9단
▲ 최철한 9단의 착점
▲ 영재정상대결 3국 진행중에 검토실에서는 김성룡 9단과 신민준 초단의 다면기도 열렸다.
▲ 대마를 잡아 불계승을 거둔 최철한 9단
▲ 영재정상대결을 마치고 지난 미래포석열전 시상식도 열렸다. 준우승트로피와 300만 원의 상금을 받은 신민준 초단
▲ 중앙이 미래포석열전 우승자 신진서 2단. 좌측은 신진서의 어머니, 우측은 하창환 합천군수
▲ 합천은 새로운 바둑도시로 거듭날 예정이다. 내년은 한중 영재의 국제대결도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