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의 한 성당
교회
미얀마 군대, 성당 파괴
미얀마군이 만달레이대교구의 성당 한 곳을 파괴했으나 작은 성체조배실은 그대로 남았다.
Deborah Castellano Lubov / 번역 고계연
미얀마군이 미얀마 북동부에 있는 성당 한 곳을 파괴했다.
교황청 전교기구 기관지 「피데스」(Agenzia Fides)는 미얀마군이 ‘찬 타르’에 위치한 오래된 ‘성모승천’ 성당을 방화했다고 전했다. 찬 타르는 만달레이대교구 내 사가잉 지역으로, 가톨릭 신자들이 사는 마을이다.
지난 1월 15일 공격 동안 군인들은 인근에 있는 마리아의 프란치스코회 선교 수녀원에도 불을 질렀다.
수녀들은 마을 주민 약 3000명과 함께 긴급 대피해야 했다. 약 500가구로 추산되는 주택도 파손됐다. 마을은 잿더미만 남았다.
현지 소식통은 이 지역에서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며, 미얀마 군사 정권이 이 지역을 시민방위군(PDF)의 거점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피데스」에 밝혔다. 시민방위군은 지난 2021년 2월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에 저항하고 있다.
큰 고통의 시간
미얀마 만달레이대교구장 마르코 틴 윈(Marco Tin Win) 대주교는 미얀마 국민들이 “큰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탄했다.
“만달레이대교구 관할지의 절반이 양측 교전으로 피해를 입었습니다. 우리는 이를 대단히 우려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5개 본당에 설립된 5개 센터에서 집을 잃고 떠도는 수천명을 돕고 있습니다. 우리는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틴 윈 대주교는 “특히 일부 지역에서 폭력이 격렬해지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희망을 잃지 않는다”고 말했다.
틴 윈 대주교는 신자들이 하느님께 신뢰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당은 파괴됐으나 성체조배실이 화마를 피했다는 사실이 신자들을 위로한다”며 “우리의 유일한 피난처는 주님뿐임을 떠올려 주는 상징적인 사실”이라고 말했다.
맞서거나 저항하지 말라
긴급히 피난해야 했던 수녀들 중 한 명인 리타 수녀는 다른 수녀들과 함께 마을 주민들에게 집을 떠나라고 말하며 “학살과 잔혹행위를 피하기 위해 군인들에게 맞서거나 저항하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피데스」에 전했다.
리타 수녀는 “군인들이 민간인의 저항을 어떤 방식으로든 진압하려 한다”며 “그들은 마을에 들어가 학교와 교회 같은 건물을 점거하고 그곳에 주둔한다”고 전했다. “그들은 거기서 무장세력을 색출하기 위해 집집마다 수색을 감행합니다. 그들은 우리 성당에서 사흘간 머물렀고 철수할 때 성당과 수녀원에 불을 질렀습니다.”
“기적적으로 성체조배실이 화마에서 벗어났습니다. 저희는 거기서 지극히 높으신 분의 표징을 봅니다. 이토록 잔인하고 무분별한 폭력 속에서도 주님께서는 언제나 우리와 함께하십니다. 이 지역은 미얀마에서 가장 평화롭고 조화로운 지역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파괴와 폐허의 장소가 됐습니다. 끔찍합니다.”
파리외방전교회(MEP) 수도자들이 19세기에 정착한 옛 선교지였던 이 지역은 사제·수도 성소가 꽃을 피웠다. 신학교, 교리 교사 양성소, 번영하는 교회 건물과 사목 활동이 수십년 동안 계속된 지역이기도 하다.
실망
찬 타르 출신 사제인 요셉 신부는 “미얀마 군부는 더 이상 국가를 수호하는 윤리나 사명을 띤 직업 국군이 아니”라며 「피데스」에 실망감을 표했다.
“그들은 통제를 상실한 채 온갖 범죄와 학대, 악행을 저지르는 무장집단이 되고 말았습니다.”
많은 현지인들은 지난해 9월 사가잉의 민간인 거주지역을 겨냥한 정규군의 공습으로 최소 11명의 어린이가 숨진 사건에 여전히 마음 아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