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식 후 아제르바이잔 쉐키의 아침 전통 시장을 방문하여 일행들 각자가 개인적으로 시장 구경을 하다가 자연스럽게 대장을 만나 일부 동행인들과 함께 하미과 무더기가 있는 상가에 우리부부도 합류하고, 그 중 일행 한명이 실수로 넘어지는 바람에 하미과 더미의 일부가 넘어지고 이에 미안하기도 하여 우리는 하미과를 몇 개 구매하여 그곳에서 한쪽씩 맛을 본다.
맘 좋게 생긴 아저씨의 모습과는 달리 하미과는 시들고 좋지 않다. 맛도 한입 베어 먹고는 도저히 먹을 수 없어 아무도 모르게 살며시 껍질통에 넣었다. 조식후 바로 온 시장이라 배가 불르거니와 여름날씨 시들은 미지근한 하미과가 맛없을게 당연하다.
*쉐키 아침시장모습
조지아를 향하여 국경을 넘어야 한다.
본인의 짐을 모두 끌고, 메고는 도보로 국경의 다리를 통과해야하는 길에 아제르바이잔의 출입국 수속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오래 걸리고 무더위에 힘들다.
이곳에서 오기전 미리 여행사에서 비자도 미리 발급받은 상태인데도 햇살 쨍쨍한 하늘아래 그늘 막 하나 없이 난민들이 마음조이며 국경를 넘어 가는 듯한 그런 경험을 하는 기분이 든다.
덥고 뜨겁고 무겁고 약한 사람은 쓰러질 것 같은 상황인데도 우리는 함께여서 힘이 되고, 여행길이어서 그래도 즐겁다.
하지만 아제르바이잔 국경에서의 불친절함과 형식적인 수속의 늦장까지 부리는 행태는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을 사라지게 된다.
2시간여 만에 수속을 끝내고 드디어 조지아 국경에 다다르고 그곳 조지아에서의 수속은 수월하다.
생각하면 우리가 언제 국경을 넘으며 이렇게 트렁크를 끌고 다니겠는가 생각하니 좋은 경험의 시간이 된다.
국경 경계선 중립지대에서는 사진을 찍으면 안되는 것인데 우리는 수속 장에서만 해당 되는 것으로 알고 중립지역 다리에 서서 양족 나라표지판 글자를 기념하며 양국을 향하여 핸드폰을 눌러 댔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인데 중립지역 사진 불허라 한다. 하마터면 혼날 뻔 했다.
*라고데기에서 국경통과 위해 아제르바이잔 출입국 건물로 가는 벽이 설치된 길
*아제르바이잔 이제 안녕
*조지아를 향하여
조지아 국경에서 멀지 않은 근처 마을 카헤티의 전통 농가를 방문하여 가정식으로 점심식사를 한다.
이곳 농가의 와이너리에 크베브리의 크기 견학과 와인을 맛보며, 야외에 차려진 식탁으로 안내를 받으니 우리네 가정의 음식과 맛이 비슷한데 우리보다 조금 더 짠 고추장아찌, 아카시아꽃장아찌와 가지구운 것, 비트가 익혀서 나오고, 콩고투리 볶은 것과 쌈 채소와 생마늘의 찬과 빵 그리고 수육처럼 나온 고기 등 국경을 건너며 땀으로 소모된 에너지를 넉넉히 보충하는 기분이다.
화단도 포도주나라 다운 크베브리 속에 커다란 수령이 많아 보이는 포도나무가 자라며 대문을 감싸도록 장식하는 멋진 구성과 그 아래 아기자기한 꽃과 작은 모형의 크베브리 모양의 도자기로 연출을 한 담 아래 화단이 예쁘다.
*농가의 와이너리 주변
*농가의 상차림
*농가의 크베브리 안에 심어진 포도나무와 화단
우리는 성 니노의 무덤이 있는 보드베 교회로 간다. 가파도키아인 성녀 니노는 성령이 강림하여 조지아로 선교를 와서 두 개의 포도나무 가지를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묶어 십자가를 만들어 들고 다니며 기독교를 전파 했다.
병중에 있던 왕비 나나의 병을 고쳐주자 왕비가 가장 먼저 개종하였고 기독교를 탄압하던 미리안왕도 사냥하다가 갑자기 눈이 안보이자 신에게 맹세를 하여 병이 치유되고, 서기 327년에 조지아의 미리안왕은 기독교를 국교로 공인 한다.
성녀 니노가 묻힌 자리에 미리안왕은 작은 교회를 건설하였으며, 17세기에 재건축 됀 보드베 교회이다.
소비에트 연방시절에는 수도원이 폐쇄되고 병원으로 사용된 적도 있다
조지아 정교는 머리에 미사보를 두르고 들어가야 하지만 인원이 많아 입구에서 빌려주는 미사보가 부족한 경우 모자를 써도 된다고 한다. 조지아 정교회는 십자 성호를 긋고, 이콘(성화)를 숭상하며, 성직자가 반드시 독신이 아니어도 되고. 여신자는 반드시 미사포를 쓰며 남성은 모자를 벗는다.
성녀 니노의 무덤은 교회 안쪽 작은 예배실 바닥에 평장을 하고, 그 위에 대리석을 얹었다. 보드베 수도원은 정갈하고 예쁘다.
성녀께서 묻힌 수도원 답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후원의 꽃밭도 야생화가 아닌 원예용 꽃을 심고 가꾸어 화단석도 정갈하게 쌓아 올려 아치를 만들기고 했다.
후원에서 건너다보이는 알라자니 평원과 멀리 보일 듯 말듯하게 코카서스 산맥도 가늠해 본다.
*성 니노 교회
*보드베 수도원 후원 언덕에서 바라본 알라자니 평원과 코카서스 산맥
카헤티주 중 가장 아름다운 도시 시그나기 마을이다. 시그나기는 피난처란 뜻으로 페르시아의 공격을 피해 온 사람들을 위해 800m 절벽 위에 만들어진 요새 마을이다. 에렉클 2세 왕이 건설한 4km의 성이 있으며 6개의 문과 23개의 망루가 있다.
시그나기 마을이 건너다 보이는 언덕위 시그나기 마을이 잘 보이는 길가에서 우리는 사진을 찍으며 마을을 조망하는 등 성벽만 둘러보고 저녁 식사를 하면 되기에 여유롭게 간다.
버스에서 성벽을 돌아보기 위해 하차하고, 버스는 떠났는데 순간 하늘에서 갑자기 사탕만한 우박과 굵은 빗줄기가 마구 쏟아진다.
상가 처마 밑에 일행들은 머물다 조금 잦아드나 싶어 출발을 강행하여 십 미터도 못 갔는데 다시 쏟아지는 굵은 빗줄기 이다.
비가 오니 날씨는 쌀쌀하고 우의도 다 챙기지 못한 예상치 못한 상태라 카메라 가방에 있던 일회용 우의와 바람막이 옷에 카메라 보호 우의까지 동원하여 서로서로 도우며 승강장 같은 곳에서 잠시 비를 피하지만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가이드는 숙소로 갈 것을 결정하고 가까운 거리라며 걸어가려 하지만 너무 많은 비가 쏟아져 걷기도 포기하고, 그 공간에 주차되어 있던 택시 2대로 왕복하여 전원 숙소로 간다.
짐을 놓고 내려오니 비는 그쳤지만 남은 아쉬움에 동네 한 바퀴를 둘러본다.
*건너다보이는 시그나기 마을
*비에 젖은 시그나기 마을 pirosmani호텔 앞
*비를 피하여 들어선 곳
*시그나기에서 내린 그날의 우박
*호텔에서 저녁 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