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 제도에 있는 작은 섬 '아누타'(ANUTA 지름 2Km쯤)
바다에 나가 물고기 잡는 낚시를 여러 사람이 함께 하고, 잡은 생선은
가든 안 가든, 섬에 사는 24가구 모두에게 식구수를 고려해서 공평하게 나눈다.
▒ '나눔'은 아누타섬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삶의 철학
이를 아로파(AROPA)라고 함 - 작은 섬을 3000년 동안 지켜온 가치 '사랑의 실천'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사랑, 연민, 동정'이지만 이를 반드시 실천해야만 아로파가 완성된다.
그들의 강한 공동체의식 속에 아로파가 살아있다.
<1>아기를 낳으면, 마을 사람들이 순번을 정해서 식사준비에서부터 집안일까지 모두 도와준다.
가족뿐 아니라 공동체가 산모와 아기를 지켜준다는 믿음 - 아누타 여인들이 행복한 이유
<2>초상이 나면, 유족들은 한 달 동안 부엌을 사용할 수 없다.
그 대신에 이웃들이 음식을 갖다 준다.
(노래) '내 친구여, 나에게 오라. 소문은 듣지 말아줘.
우정을 망치지 않는 것, 그게 아누타 섬에서의 삶이라네~
내 친구여, 나는 너를 잊지 않아.
친구여, 네가 나에게 베풀어 준 것을
난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
너에게 그 고마움을 돌려주고 싶지만
아직 못하고 있다네~'
"생선을 가지고 왔어요. 아로파예요.
애도의 의미로 가지고 왔어요."
그들은 이웃이 행복해야 내가 행복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함께 슬퍼하고 함께 기뻐한다.
장례도 함께 치루고 위로도 함께 한다.
<3>아이의 부모에게 어떤 일이 생겨서 홀로 남거나 곤경에 처한 아이는
반드시 이웃이 입양을 한다. (아로파의 하나)
거친 바다와 싸워야 하는 환경에서 아이를 위한 안전장치
<4>몸이 아픈 사람이 있을 땐 이웃들이 음식을 보내오는 게 전통
옷감(이불도 되고 옷도 됨)도 가져다 덮어주고
귀하디 귀한 쌀밥도 가져와서 - 자신의 입에 넣어 먹기 좋게 해서 환자의 입에 넣어 준다.
병든 노인을 이웃이 함께 돌보는 것은 당연한 일.
'아로파가 없었을 때는 아주 살기 힘들었어요.
정말 죽도록 힘들었어요.
그런데 아로파가 생긴 이후로 살기가 편해졌어요.
나에게 힘든 일이 생기면 모두 와서 저를 도와줘요.'
▒ 아로파(AROPA) : 원래 3,000년 전부터 태평양 일대에서 사용돼 온 개념. '실천하는 사랑'이라는 말
하와이의 인사말 알로하(ALOHA), 뉴질랜드 오파(OFA)도 '아로파'와 같은 말.
그런데 왜 유독 아누타에선 아로파가 생활철학으로 자리잡았을까?
300여년 전 이곳에서는
피비린내 나는 권력투쟁이 있었다.
많은 남자들이 죽어갔고, 섬에 단 4명의 남자만 남았다.
한정된 자원을 서로 차지하려다가 공멸의 위기에 처했던 것.
그들은 협력하지 않으면 공멸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것이 아로파를 삶의 철학으로 만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