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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A성당에서 이기헌 주교 집전
참회와 속죄의 성당을 순례하는 참가자들. ⓒ정현진 기자
국제 가톨릭 평화운동 단체 ‘팍스 크리스티 코리아’(PCK)가 7월 27일 정전협정 기념일을 맞아 최전방 JSA(공동경비구역) 성당에서 종전과 평화협정을 위한 순례에 나섰다.
팍스 크리스티 코리아 회원을 비롯한 신자, 수도자, 사제 등 60여 명은 27일 파주 ‘참회와 속죄의 성당’ 순례를 시작으로 임진각을 거쳐 JSA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순례를 마무리했다.
1950년 6월 25일 발발한 한국전쟁은 수많은 파괴와 죽음의 상흔을 남기고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으로 멈췄다. 하지만 71주년을 맞는 오늘까지 전쟁은 종식되지 않은 채 여러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
7월 27일 JSA성당에서 팍스 크리스티 코리아 주최로 71주년 정전기념 미사가 봉헌됐다. ⓒ정현진 기자
JSA성당에서 봉헌된 미사는 의정부교구 전 교구장 이기헌 주교와 인근 부대 군종교구 사제들, 박동호 신부(서울대교구)가 공동집전했다.
이기헌 주교는 강론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가로막는 것은 남북간의 이해충돌이나 대화 부족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반도 문제를 자국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려는 주변 강대국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한반도 평화를 위해 애써야 할 주체는 미국이나 중국도 아닌 우리 민족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주교는 정전협정을 통해 세워진 장벽, 철조망은 남과 북 모두에게 분단의 아픔과 적대감과 절망을 상징하는 곳이며, 분열과 갈등과 적대감을 의미한다며, “한반도 평화뿐 아니라 세계평화를 위해서 모든 나라들이 해야 할 일은 이 적대감을 없애는 일이다. 이 적대감에서 생긴 갈등과 분열은 오랫동안 국민의 삶과 민주주의, 국민들의 사고까지 제약해왔으며, 정치와 문화 그리고 국민의 삶의 질을 뒤처지게 만들었다. 전 세계 곳곳의 모든 전쟁이 그러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요한 20.19,21)
이기헌 주교는 “평화는 저절로 이루어 지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손바닥에 있었던 상처가 초대하는, 정의와 선을 실천하는 희생을 요구한다”며, “이 땅과 이 세상에 더 이상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외치고 핵이 없는 세상이 되기 위해 손을 잡는 연대라는 노력이 필요하다. 오늘 이곳에 모인 우리들은 그것을 위해 기도하고 외치며 연대하는 사람들”이라고 격려했다.
이 주교는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우리의 일상에서 적대감을 없애는 것이라며, “회심과 용서”를 통해 그리스도인들이 얼마나 정의롭고 인간다운 사회를 만드는 데에 질적으로 기여하고 있는지 점검해 보자고 요청했다.
순례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팍스 크리스티 코리아의 메시지. (사진 제공 = PCK)
세계에서 가장 긴 전쟁의 종식과 평화협정을 위해
팍스 크리스티 코리아는 정전협정 71주년을 맞아 이날 선언문을 발표하고, “무력은 한반도 안보와 평화 문제 해결 수단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 비폭력 대화와 협상에 따른 평화 체제 전환”을 촉구했다. 또 한반도와 전 세계 군비 경쟁, 상호 위협의 악순환을 멈추며, 모든 국가가 동시에 군사비를 동결하고 해당 재원을 기후위기 대응과 복지 확충에 사용할 것을 요청했다. 이어 상호 위협이 아니라 공동의 안보를 정착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과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하고 평화협정과 핵무기금지조약에 가입하도록 함께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팍스 크리스티 코리아는 이를 위한 실천 과제로, 사회교리와 교종의 세계 평화의 날 담화, 시노달리타스 정신에 따른 그리스도의 평화 전파에 적극 참여하는 한편, 시민사회, 이웃종교와의 연대와 실천, 교회의 평화운동 활성화 적극 참여 등을 실천과제로 제시하고, 특히 2027년 세계청년대회가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한 평화운동의 역사적 계기가 되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JSA성당 앞, 평화를 기원하며. ⓒ정현진 기자
팍스 크리스티 코리아는 2019년 출범했다. 5개 대륙 50여 개 국가에서 약 50만 명이 참여하는 국제 평화운동으로 한국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13번째로 참여했다.
‘팍스 크리스티’는 제2차 세계 대전 말인 1945년 3월 프랑스 몽토방의 피에르 마리 테아 주교가 프랑스와 독일의 화해를 위한 운동으로 시작됐으며, 1952년 교황 비오 12세에 의해 공식 가톨릭 국제 평화운동의 지위를 얻었다.
한국 지부 공동대표단은 강우일 주교, 김미란, 이성훈, 정봉미 수녀가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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