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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친구는…. 연비씨의 팬이에요.”
뭐? 연비가 당황해서 소녀에게 반문했다. 그러다가 그녀의 머리가 순간 굳어선 사고를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 연비를 무시하고 재건이 재차 소녀의 대답에 보충설명을 요구했다.
“팬?”
“네. 그것도 아주 광적인….”
이번에는 재건도 황당해서 말이 나오질 않았다. 축제때 한번 공연을 해 본 것 가지고 ‘연예인’이라 부를 만큼 사람들은 무르지 않다. 물론 한번의 tv출연으로 팬클럽이 생기거나 하는 경우는 있지만, 자신들의 밴드 공연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전파를 보내는 tv와는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적은 수의 인간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애초에 팬이라는 존재가 생긴 것도 신기한 일이었다.
“팬이라는 증거는? 단순히 그 사람을 동경하는 것을 팬이라고 부르지 않는다는 건 너도 잘 알고 있지?”
“네. 하지만, 그 아이는 분명히 ‘팬’이에요. 연비씨의 열광적인 팬.”
소녀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연비의 방으로 잠시 들어갔다. 한 2분 뒤, 그녀는 구깃구깃 접혀 있는 몇 장의 종이와 한 장의 카드를 들고 와선 재건의 앞에 다시 정좌를 하고 앉았다. 재건은 편하게 앉으라고 말하고는 그 종이를 펼쳐서 바라보았다. 그 곳에는 꽤 깔끔한 글씨로 ‘화연비 팬클럽 1차 정모’라는 글씨와 함께 일정이나 장소에 관한 자세한 글이 적혀 있었다.
“본격적이네….”
일반인에, 생긴 지 얼마 안 된 팬클럽 치고는 꽤나 본격적이었다. 그는 다음 종이 한 장 넘졌다. 그것은 명단이었다. 한 페이지에 한 30명의 신상 정보가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종이 하단에 1/10이라는 페이지 수가 적혀 있는 것을 보아 팬클럽 회원 수는 270~300명 사이. 더군다나 종이 상단에 적힌 날짜가 11월 27일인 것으로 보아 이후 더 증가 했을 확률이 높다. 어쨌든 이 외진 도시의 소녀 하나에 매달리는 팬들 치고는 그 숫자가 꽤 많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 아이의 이름, 위에서 5번째에 있어요.”
팬클럽 내에서는 꽤 높은 지위인지, 이름이 오름차순이나 내림차순으로 정돈되어 있는 것도 아닌데 1페이지 상단에 위치해 있다. 초창기 설립 멤버(만들어진지 한 달 반 정도 된 곳이지만)인가? 어쨌든 영향력이 있는 회원임에는 틀림 없어보였다.
“한, 태형?”
네. 소녀는 짤막하게 대답했다. 그러니까 소녀의 말은 이것이다.
자신의 친구가 연비의 팬클럽에 들고 나서부터 이상해 졌다.
그 원인은 당연히 연비에게 있을 것이다, 라는…. 하지만 이것은 순 억지다. 연비는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는 남자가 많을 뿐, 실제로 그들이 팬클럽까지 만들어 활동하고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었기 때문이었다. 아니, 자신들이 둔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매일 보내져오는 소포들을 보고 조금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를 챘어야 했던 것이다.
곤란하게 됐다. 뭐, 열성팬이 있다는 것은 둘째 치고, 기본적으로 은밀한 행동이 많고, 처신을 조심해야 하는 마법사에게 팬이라니…. 고양이 목에 방울이라는 것이 바로 이럴 때 쓰는 말이다.
적어도 이런 사실을 알았다면 집이나 사무소 정도는 인식 방해마법을 걸어 놓았을 것이다.
어쨌든 소녀는 연비가 팬클럽을 이상한 데에 악용하고 있고, 그 영향으로 문제의 ‘친구’가 잘못된 길로 빠져 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굉장히 미안한 일이지만, 우선 지금 녀석의 얼굴 표정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린 이 사실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말을 해 두고 싶네. 그리고 만약 녀석이 팬클럽에 가입 한 것이 원인이라 치더라도 그건 멋대로 가입한 녀석 잘못이지 우리에겐 아무런 잘못이 없어.”
소녀는 일부러 재건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그 정도는 알고 있는 걸까. 소녀는 슬픈 표정으로 말했다.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단순히 제 착각 일 수도 있고, 오해했을 수도 있다고요. 그래도, 화풀이는 하고 싶었어요.”
재건은 소녀를 응시했다. 몇 분 동안 침묵이 이어지다가, 재건이 소녀에게 물었다.
“다른 여자한테 짝사랑하던 남자를 빼앗겨서 분했다던가?”
정곡이었을까, 소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창을 열어놔서 인지, 차가운 바람이 거실 안으로 들어온다. 재건은 문을 닫을까 하고도 생각하다가, 이내 생각을 고쳐먹고 일으키려던 몸을 다시 바닥에 붙였다. 그는 반쯤 누운 상태로 소녀를 계속해서 응시했다.
“그래서, 넌 어쩌고 싶은데? 여기서 아무것도 모르는 연비한테 네 남자 돌려놓으라고 말해봐야 녀석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 애초에 녀석도 연비를 ‘짝사랑’ 하는 거니까.”
“적어도 연비씨를 ‘스토킹’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아요.”
재건은 이번에야 말로 놀라서 말을 잇지 못했다.
“제가 그 아이를 처음 만난 건 정확하게 3년 전 입학식 때에요. 복도에서 처음 만났죠. 뭐랄까…. 팬클럽에 가입하기 전에는 정말 멋진 아이였어요. 당당하고, 늠름하고, 머리도 좋고….”
그래서 반해버렸어요. 라고 소녀는 수줍게 말했다. 재건은 덤덤하게 다음 이야기를 재촉했다.
“그때의 저는 부끄럼 잘 타는 내성적인 아이라, 고백은 무리였고 최대한 할 수 있는 게 그 아이가 가입한 동아리에 입부신청서를 내는 것 뿐 이었어요. 일단 입부하고, 친해지고 나서 고백하자고 생각했어요.”
재건의 눈에 3년 전, 티 없이 순수한 그녀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녀의 묘사가, 그녀의 말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마치 스크린에 비친 영화처럼 천천히, 그의 머릿속에서 상영되어갔다.
최초의 만남은 입학식 이후 한 3일정도 이후였을까?
잘 돌아가지 않는 머리로 기억을 해보려고 해도 그 날짜 까지는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다만 중요한 부분은 빠짐없이 기억하고 있다. 살짝 열려 있던 복도 창문. 그 틈새로 흩날리던 벛꽃 잎에 묘하게 낭만적인 만남이 기다릴 것이라 기대하고 있던 내가 있었다.
일종의 소녀의 망상 같은 것이다. 이상의 남자를 스치듯이 지나간다. 그때는 마치, 둘의 사랑의 운명을 깨닫지 못한 듯이 무심하게, 서로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다는 듯이 스쳐 지나가…. 그리고 서로는 서로를 돌아보며 어떤 직감이라도 느꼈는지 잠시 눈을 마주보고 서서, 다시 자신이 가던 길을 간다. 자신들의 마음속에 상대에 대한 아련한 각인이 새겨진 것을 깨닫지도 못한 체로 아까 전과는 조금은 느린 페이스로 걸어간다.
소설을 너무 많이 봤나 하고 약간은 얼굴을 붉히고 말 없이 복도를 걷는다. 그때의 복도는 이상하게도 사람이 없었다. 왜였을까? 그때 왜 복도에는 아무 사람도 없었을까하고 생각한다. 그러지 않았더라면 분명 자신은 ‘운명의 만남’같은 핑크빛 망상에는 빠지지 않았을 것이다. 적어도 두근거리지 않았을 것이다.
“과대망상이라니까….”
그때의 나는 분명 이렇게 중얼거렸다. 소심하게 실 같은 목소리로 바닥에 시선을 향하고는…. 시선을 바닥에 향하니 묘하게 신경 쓰이는 것이 있었다. 바로 내가 안고 있는 출석부였다. 아, 그러고 보니 나는 교실에 출석부를 가지러 가는 중이었구나. 임시 반장으로 뽑혔었지? 하고 나는 분명 나에게 이런 귀찮은 일을 맡긴 담임선생님에게 귀여운 원망을 하면서 나는 계속해서 복도를 걷고 있었다.
한 10걸음 정도 걸었을까. 바로 옆으로 한 남자아이가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땀 냄새? 그 냄새에 나는 살짝 얼굴을 찡그렸다. 세상 어느 누구도 땀 냄새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여름에 이불에 물을 뿌려놓고 30일 동안 음지에 방치한 것 같은 꿉꿉한 냄새. 그걸 좋다고 하는 사람은 분명 대단히 정신이 이상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남자아이들은 모두 저렇게 땀 냄새를 풍기면서 사는 걸까? 자신도 그렇게 깔끔하게 산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는 너무하다고 생각했다. 어째서 하루 종일 뛰어다니는 남자아이들과 같이 공부하는 남녀공학에 입학했을까, 나는 분명 한탄 섞인 한숨과 함께 그때 당시 명문고라며 이 학교를 강력 추천했던 중 3때의 담임선생님에게 귀여운 원망을 하면서 고개를 들었다.
참고로 나는 여기서 단언 할 수 있다. 이때 고개를 들지 않았으면 나의 3년은 크게 바뀌었을 것이다. 적어도 내가 원하는 대로 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서울의 명문대에 들어가기 위해 나의 돌 머리를 혹사시키지 않아도 됐을 테고, 학원도 야간자율학습도 적당히 쉬어주면서 소녀다운 망상과 함께 내가 좋아하는 멜로소설을 마음껏 쓸 수 있었을 것이다. 그것 뿐 이겠는가? 내가 3년 전에 보고 있던 순정만화는 지금은 완결 직전이라는 소문도 바로 3일 전 인터넷에서 확인하고 깜짝 놀랄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3년 전 즐겨 보던 드라마는 주인공들이 웃다가 뒤통수를 맞고 어떤 괴한에게 납치당하는 장면을 마지막으로 내 머릿속에서 조기종영 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한마디로 나는 이 순간 19년 인생의 가장 큰 갈림길에서 매진 되 프리미엄이 무려 300%나 붙은 천국행 티켓을 휴지통에 버리고 10원짜리 지옥행 티켓을 무려 찢어버린 천국행 티켓의 50배나 되는 거금을 주고 산 것이다. 그만큼 나의 3년이란 시간은 헛낭비 였다.
아, 결국 수시로 서울대에 합격했으니 좋은 것 아니냐고? 무슨 소리를 하는지 전혀 모르겠다. 나는 서울대에서 공부하는 게 꿈이 아니라 로맨스소설 작가가 되는 게 어릴 적부터의 유일한 꿈이다. 멍청한 년, 병신 같은 년이라며 선생님과 부모님들에게 매일같이 말로 양 싸다귀를 얻어 맡던 그 시절에도 절대 포기하지 않았던 그 일관성 있는 나의 꿈을 버리고, 원하는 것도 얻지 못하고 남은 건 주위 사람들의 비정상적으로 거대한 관심과 기대 뿐 인데 부담감에 깔려 질식사하기 직전의 시한부 인생이 뭐가 그리 좋은지 나는 전혀 알 수 없다.
지금 이 말을 듣고도 부러워? 그럼 내일은 자살이라도 해야겠다. 그러면 좀 마음을 고쳐먹을지도 모르지.
조금은 감정이 격해진 것 같다. 조금은 침착하자. 후, 하, 후, 하.
어쨌든 그 순간 내가 했던 행동은 단순히 살짝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시선을 나를 지나간 정체불명의 남자아이에게 향했다는 것이다. 아니, 조금 더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보자면 내가 그런 망상을 떠올렸기 때문이고, 그것 보다 더 원초적인 원인은 그러한 망상을 떠올릴만한 환경 속에서 내가 있었다는 것이며, 이러한 사태가 벌어진 가장 최초의 원인은 이러한 망상에 빠질 만큼 나는 로맨스 소설이 좋았다는 것이다. 아, 이렇게 보면 나는 로맨스 소설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 잔인한 3년을 보냈다는 이야기가 되나?
그럼 결국 나의 소녀틱한 꿈이 필연적으로 나를 궁지로 몰아넣었다는 뜻이다.
그러니 내가 부러운 사람은 이제부터 로맨틱한 망상을 열심히 해라. 그럼 나같이 될 수도 있다.
이야기가 또 다른 곳으로 샌 것 같다. 이때의 생각만 하면 남는 게 후회밖에 없어서 그렇다. 어디까지 기억을 했더라…. 그래, 그 아이를 바라보는 내가 있었다는 곳 까지 인가? 어쨌든 나는 이 날 나는 땀 냄새를 좋아하는 변태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듯 하다. 왜냐면 땀 냄새와 함께 온 몸이 젖어서도 당당하게 걸어가는 그 뒷모습에 난 반해버렸으니까.
그 날 이후, 나는 그 남자아이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1반부터 10반까지 1학년 전반을 돌았다. 하루에 한 반씩 쉬는 시간 마다 조용히 접근해선 마치 누군가를 감시하는 형사처럼 그 남자아이를 찾았다. 솔직히 9반까지 찾으러 갔을 때 나는 포기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왼쪽 복도 끝의 1반이고, 반대편 복도 끝에는 10반이 있었으니까. 1,2,3,4…. 등차수열로 생각해보면 생각보다 간단히 결론이 떨어지겠지. 그래, 1반부터 9반까지 거리는 상당하다는 것이다. 나는 채육이 특기도 아니었고, 체력에 자신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 내가 왜 1반에서 9반까지 맹렬히 달려서 헥헥 거리며 타반을 감시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
차라리 남한테 묻는 게 빠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임시반장일 뿐이지 남들의 친구는 아니기 때문에 그것은 그만두기로 하고 감시 8일 째에도 결국 나는 약 100m정도 되는 거리를 맹렬히 달려 9반에 도착 했었다.
9반은 꽤나 시끌벅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임시반장이 엄청 재미있는 아이라는 소문이 있었다. 1반 여자아이들 사이에서도 벌써 소문이 자자했다. 유머감각도 뛰어난 데에다가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다른 운동부의 주전 선수들만큼 잘하는 마치 만화나 드라마에나 나오는 만능 철인. 다만 문제는 항상 이곳저곳 뛰어 다녀서 땀 냄새가 조금 많이 난다는 것 뿐.
아, 이때의 나는 정말 바보가 아니었을까? 땀 냄새가 많이 난다는 소리를 듣고 먼저 9반부터 찾아가야 했다. 즉, 9반의 반장이 내가 찾는 사람이라는 것을 나는 눈치 챘어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과는 달리 나는 9반에서도 그 아이를 찾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문제의 반장은 이곳저곳 뛰어다니니까. 나는 결국 그 다음날 매 쉬는 시간마다 10반까지 찾아가는 헛수고를 해야 했다.
그럼 내가 그 아이와 어디서 재회했느냐? 그건 우연히 내가 사진부에 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부터였다.
그럼 우선 내가 사진부에 들어가게 된 이유부터 설명을 해야겠지.
사진부를 홍보하는 사람들은 내가 100m달리기 훈련을 마친 그 다음 주 수요일 7교시에 찾아왔다. 결과적으로 그 아이도도 1학년이고 나도 1학년이니 이 단계에선 서로 직접 대면 할 일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사진부의 2학년 부장 선배가 그 아이의 형이었다는 점이다. 동생의 덥수룩해서 오히려 조금은 순수해 보이는 머리와는 달리 선배의 머리 스타일은 샤기컷(그래도 명문고인데 왜 머리를 까까머리로 통일시키기 않는지 모르겠다)이라 꽤 날카롭고 불량스러운 인상의 사람이었다. 거기에 어울리지 않는 검은색 뿔태 안경을 쓰니 이 사람이 도대체 성실한건지 날나리인지 구분을 할 수 없었다. 어쨌든 약간 하이텐션인 이 사람은 우리 1반의 문을 박차고 들어와선 분명 이렇게 말했다.
“여학생들 여기 집중! 내가 1학년 9반 반장 한태형의 형 되는 사람이다! 너희들 혹시 이 놈을 노리고 있다면 잘 생각 하는 게 좋을 꺼야. 이 형은 같은 사진부 부원 외에 다른 여자와 우리 동생간의 교제는 절대 허락하지 않으니까!”
뭐랄까, 그 이후로 여러 가지 사진부에 대한 제대로 되지 않은 소개가 이어졌다. 사진부 주제에 세계정복이라던지, 그때 당시(지금도 그렇지만) 한참 논란이 되었던 펜텀페이퍼를 뛰어 넘는 세계의 메신저라든지 하는 거창한 목표를 줄줄이 늘어놓고 그것을 정말 말도 안되게 논리적으로(이 때는 정말 깜짝 놀란 것 같다. 멍청한 나도 단번에 이해 할 수 있는 대단한 논리력이였으니까.)설명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오히려 이 사람한테 빠져서 사진부에 입부신청 한 사람들도 많을 정도였다.
여기서 또 다른 시련이 나를 덮쳤다. 그러니까, 지옥행 티켓을 손에 쥐고 저승사자한테 끌려가던 나에게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표의 가격이 부당하다며 나에게 구원의 손을 내밀어 준 것이다. 즉, 내가 그 상황에서 아주 가만히 앉아 건네받은 사진부의 입부신청서를 비행기로 접어 창문 밖으로 날렸다면 그 남자아이, 그러니까 한태형과는 결국 접점 없이 살았을 지도 모르고 혹은 조금은 다른 형태로 태형이와 관계를 맺어, 결과적으론 해피엔딩이 되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나는 또 거기에 티켓값의 2배는 더 얹혀서 제발 나를 지옥으로 끌고 가라고 애원하는 꼴의 선택을 하고 말았다.
나는 그 사진부에 입부를 희망 한 것이다.
그냥 조용히 문예부에 입부 했으면 그걸로 이야기는 해피엔딩. 서로 만날 일 없이 잘 먹고 잘 살았을 텐데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그런 선택을 한 것일까?
그때 당시의 나는 이러한 후회는 머릿속에 전혀 없었다. 그때 태하 선배가 그 사진을 들고 오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하고 선배를 원망해보기도 하지만, 이러한 원망을 그때의 내가 할 리가 없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나는 단순히 태형이와 친해지고 싶어서 입부 신청서를 낸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을 한 사람은 나뿐이 아닌 듯 했다. 모집 정원은 3명인데 무려 100명이나 되는 인원이 사진부에 입부하겠다고 덤벼 든 것이다. 아, 그리고 중요한 것은 내가 그 33:1이라는 경쟁률을 뚫고(실제로는 태형이를 빼고 50:1이었지만) 사진부에 입부한 것이다. 이후 2학년 마지막에 내가 선배에게 조금은 원망 섞인 목소리로 그때 왜 나를 뽑았느냐고 물어보니, ‘니가 제일 예뻐서’라고 나에게 답을 해 줬다. 난 내 외모에 전혀 자신이 없다. 그 말은 분명 거짓말임에 틀림없지만, 어쨌든 선배는 조금은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고는 졸업해버린 것이다.
그 사람이 내가 태형이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선배는 졸업식이 끝나고 나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 그럼 이제 왜 3년이 지옥이었는지를 설명해야겠지. 어쨌든 이 때 까지의 나는 나의 선택들이 틀림없는 천국으로의 계단이라고 생각했다. 부모와 선생님들에게 깔보이기만 했던 지난 날 들의 보상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어른들의 말을 듣지 않은 천벌이었던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그와 나의 격차는 너무 차이가 났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태형이는 나와 같이 있을 때는 단 한마디도 입에 담지 않았던 것이다. 필요한 것은 사무적인 대화 뿐 이었다. 순정 만화의 여주인공이 남주인공의 차가운 태도에 상처를 받는다는 것이 이런 것일까? 나는 그날부터 중간고사 전까지 굉장히 가슴이 아팠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쨌든 나는 근 한 달 동안 거의 울상으로 집과 학교를 오갔다. 필요 없는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는 팬이나 돌리면서, 필요 할 터였던 부 활동 시간에는 선배들의 잡담에 끼어서 듣다가 돌아오는 그런 나날들.
아마 그러던 어느 날이었던가? 어디서 묘한 소문이 돌았다.
“야, 너 공부 못해서 태형이 한테 차였다며?”
처음에는 "뭐?"
두 번째는 "그거 어디서 들은 이야기야?"
세 번째는 "애초에 사귄 적도 없어."
라고 각각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아이들에게 응대를 하다가 네 번째 아이에게는 그냥 맘 데로 생각해라 하고 건성으로 대답했다. 하지만 그때의 내가 가만히 생각 해 보면 일리 있는 말일지도 몰랐다. 왜, 난 공부도 못하고, 운동도 못하고, 싹싹하지도 않으니까. 반면 그는 완벽하다. 토가 나올 정도로 완벽하다. 그러니까 나를 벌레처럼 보는 거겠지. 단지 자기 얼굴이나 보고 사진부에 들어온 나를….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나는 스스로가 비참해져버렸다.
그래서 그날 야간자율학습은 아프다고 둘러대고 빠졌다.
집에 들어와서 침대에 얼굴을 파묻고 한 번 울고 나니 앞으로의 일들이 걱정이 되었다. 사진부에서 잘 지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 그리고 앞으로 이런 소문이 활개를 치고 다닐까 하는 불안감. 그리고 무엇보다는 자신에게는 전혀 무관심한 태형이의 태도. 그래서 나는 깔끔하게 모든 것을 포기하고 본연의 위치로 돌아가자고 생각했다.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동안 내가 고수하던 조용한 문학소녀의 포지션으로 돌아가자고 생각 했던 것이다.
그를 위해선 우선 선배에게 전화해서 퇴부하고 싶다는 말을 해야 한다. 나는 선배의 폰에 문자를 넣었다.
[저 퇴부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넣었더니 무려 10000자나 되는 문자가(그러니까 실시간으로 한 50번 정도 폰이 진동했던 것으로 기억하니까 대충 이 정도)광속으로 내 폰에 전송되었다. 그 내용을 아주 간략히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그럼 그런 소문 듣지 않게 네가 공부를 하면 되겠네.]
처음에는 "하?"
두 번째는 "음?"
결국은 "그렇구나!"
지금 생각해도 나는 정말 멍청할 정도로 귀가 얇은 것 같다. 그러니까 그 때 당시의 내 사고방식은 다음과 같다.
1-1 태형이가 나를 무시한다.
1-2 태형이는 완벽한 사람이다.
1-3 따라서 태형이는 내가 격이 안 맞아서 상대하기가 싫은 것이다.
2-1 나는 공부를 못 한다.
2-2 나는 사진부에 입부했다.
2-3 따라서 내가 공부를 못해기 때문에 태형이가 나를 찼다는 이상한 소문이 돈다.
3 따라서 나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그들의 인식을 고치고 태형이와 격이 맞는 인간이 되면 된다.
얼마나 단순하고 멍청한 사고방식일까?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내가 공부에 소질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오류가 무수히 많은 사고방식에 따라 그 후 1달여 기간 잠을 3시간 정도 자면서, 쉬는 시간에도 미친 듯이 공부만 했더니 결과적으로 나는 전교 1등을 해 버린 것이다. 집도, 학교도 경악의 도가니. 유일하게 조용 한 곳은 바로 사진부의 부실 뿐이었다. 어쨌든 일단 다른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것은 성공했다.
그럼 태형이의 반응은? 잘못된 길로 가서 결과적으로 정답을 찾는다는 것이 이때를 두고 하는 말일지도 모른다. 태형이는 처음으로 나를 보고 ‘굉장하다’고 말해주었다. 하지만 그 다음은 또 침묵.
초 여름에는 몸이 약한 게 짜증이 나서 태형이가 나를 찼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때의 나는 또 선배와 상담을 했고 결론을 이렇게 내렸다.
체육을 열심히 해야 하는 게 아닐까 하고.
나는 입학 초의 기억을 더듬어 미친 듯이
전력질주.
전력질주.
전력질주.
참고로 잠을 자는 시간은 공부시간에서 4시간 늘고 운동 시간에서 다시 4시간 줄어서 여전히 3시간 이었다.
어쨌든 그렇게 해서 체육대회, 1학년 100m 달리기에서는 당당하게 1등. 그러고 나서 태형이는 나에게 ‘굉장하다’고 말해주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공주병이라도 있는지 혼자 조용히 예쁜척 하는 게 꼴사나워서 찼다’라는 소문이 돌았다. 그래서 나는 인맥을 만들기 시작했고, 1학년 말에는 만들었던 인맥과 쌓아놓은 신화(?)를 바탕으로 전교 부회장이 되었다.
그렇게 해서 1년 조금 넘는 기간, 나는 나만의 무간지옥을 아주 완벽하게 만들어 낸 것이다.
우리 학교는 학생회 맴버가 된다고 해서 부활동을 그만둬야 하는 규칙은 없었다. 다만 병행하기 힘들기 때문에 그만 두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나는 사진부를 그만두지 않았다. 아, 참고로 왜 사진부를 그만두지 않았다고 굳이 강조하는지는 지금부터 설명하겠다. 이 사진부는 다른 학교의 사진부완 달라서 실제론 주간 신문회사와 같은 일을 했다. 즉, 학교 내에 있는 ‘진짜’ 신문부가 1달에 한 번씩 신문을 낸다고 하면 우리는 1주에 한번 씩 신문을 내는 것이다. 1학년 3명, 2학년 3명이서. 그것도 나의 이 1년 동안의 기행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것이 얼마나 가혹한가를 알 수 있다.
그러니까 나는 초인들의 틈에 섞인 일반인으로써 초인같이 행세하지 않으면 안 됐던 것이다.
어쨌든 이제 2학년. 이후는 쭉 반복. 태형이와 내가 전교 1,2등을 번갈아 독식하면서, 남자 쪽 운동 에이스는 태형이, 여자 쪽 운동 에이스는 나, 그리고 2학년 학년 장은 태형이, 전교 부회장은 나. 그리고 둘 다 신문부 부장과 차장. 이제 떠들만한 소제가 다 떨어졌는지 우리 둘이 사귄다는 소문도, 내가 그에게 차였다는 소문도 없었다. 이제야 사실관계가 확실해 진 것이다. 그래, 1년 동안 내가 태형이에게 들었던 사적인 말은 단 3마디. 그것도 똑같은 말.
굉장하다. X 3.
순정만화의 주인공들은 좋겠다. 어느 한쪽은 처음부터 초인이고, 나머지 한쪽은 그가 알아서 리드 해주니까. 아니면 둘 다 초인이거나. 나는 처음부터 초인도 아니었고, 상대가 나를 먼저 사랑해주지도 않았다. 그리고 1년 동안 한 이야기라고는 사무적인 이야기나 ‘굉장하다’뿐 이었다.
이정도면 슬슬 나에게 연민이 생겼을지도 모른다. 자, 그리고 대망의 3학년. 어쨌든 그렇게 선배들이 다 졸업해버리고 남은 건 부원이 단 둘 밖에 남지 않은 부실. 참고로 3년 전 사진부에 입부한 1학년 3명 이후론 더 이상 부원이 들어온 일은 없었고, 그나마 남아 있었던 나머지 한명도 3학년이 되곤 바로 은퇴해버렸다. 그리고 우리 둘. 아무도 없는 넓은 부실에서 우리 둘은 아무 말 없이 수험공부만 하고 있었다. 수능이 끝날 때 까지. 쭉. 지겨운 초인놀이를 또 다시 1년 동안 반복하면서.
이 놀이의 부작용은 여러 가지다. 이젠 잠을 더 자고 싶어도 자질 못한다. 일종의 불면증 같은 것이다. 그리고 개발된 운동신경과는 역으로 건강은 매우 안 좋다. 항상 두통이 몰려온다.
그리고 프레셔. 마치 자신을 신으로라도 받드는 것 같은 역겨운 기분. 이것저것 맡은 일을 척척 수행해 내니 이젠 아주 내가 만능으로 보이나보다. 내가 만능이면 남자 하나 때문에 이렇게 고민하고 있겠나? 내가 만능이었으면 정확히 1학년 끝나는 때에 태형이를 깔끔하게 포기하고 원래의 나로 돌아왔어야 했다. 왜? 나의 능력은 1학년 때 이미 다 보여줫는걸? 이제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겠다고 해도 내가 무식해서 그렇다는 둥 떠들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적어도 이 때 그만 뒀으면 해피엔딩은 아니지만 노멀엔딩 정도는 됐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러니까 만능이 아니지. 2학년 때 부터는 나에 대한 기대치가 훨씬 높아질 것이라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으니까. 그 기대치가 주는 프레셔에 결국 나는 연옥속에서 평생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으니까. 그러니까 후회하는 것이다.
나는 녀석을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
아, 그리고 이 이야기를 하지 않았구나.
그러니까 3학년 말, 나는 결국 그 아이에게 고백하기로 마음먹었다. 학교 축제가 끝나면, 언젠가 타이밍을 봐서 고백해야지 하고. 그리고 나는 학생회에서 축제에 관한 협의를 이어갔다.
아마 이 때, 대법원 판사는 고통스러워하는 나에게 마지막 기회를 준 것 같다. 지금도 그 티켓의 값이 부당하다 싶을 정도로 비싸지 않았냐고. 그렇게만 말하면 피해 보상금에 위자료까지 톡톡 쳐서 너에게 보상을 해주겠노라고 말이다. 이 순간 아마 승리를 장담하던 저승사자와 변호사측은 꽤나 당황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때 까지도 나는 무식했던 것 같다.
나는 밴드부의 얼토당토않은 제안을 거절했어야 했다.
밴드부에 악재가 생겨서.
외부 밴드를 부르겠다고 하는 그 얼토당토않은 제안을.
그러니까 한마디로 말하자면….
화연비라는 존재를 그 아이에게 접근시켜선 안 됬다는 말이다.
적어도 나에겐 몇 번의 기회가 있었다. 이 문제의 해결사 사무소 사람들이 사실은 밴드의 ㅂ자도 모르는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안 시점에서 그냥 밴드부의 공연을 제외했어야 했다.
해결사 사무소의 사람들이 학교의 불량학생들과 다투었을 때, 뒤에서 해결사 사무소 사람들의 편을 들어 준 것이 잘못이었다. 당장 쫒아 냈어야 했다.
제기랄, 적어도 2번의 기회는 있었다. 그 외에도 내가 모르는 몇 번의 기회가 더 있었겠지. 하지만 후회를 해도 소용없다. 결국 일은 이렇게 되어버렸으니까. 자신은 결국 그 아이에게 연비라는 존재를 접근시켜 버렸다.
나는 내 모든 심혈을 기울여 축제를 기획했다. 난 이날, 이 축제가 끝나고 그에게 달려가 고백을 할 작정이었다. 내 3년의 지옥을 끝내는 의미로. 하늘에 퍼지는 불꽃을 바라보면서…. 하지만, 그날 그 아이는 밴드공연 직후부터 쭉 화연비에 관한 이야기 밖에 하지 않았다. 처음으로 나눈 제대로 된 사적인 이야기가 다른 여자의 이야기라는 사실은 실제로 3년간 짝사랑을 한 상대에게 있어선 쇼크다. 그건….
그래, 사형선고 같은 것이니까.
그래도 포기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 10일 정도 뜸을 들이다가 지금 구 사진부실로 태형이를 불렀다. 하지만, 녀석은 가방만 놔두고 어디론가 휑하고 가버렸는지 지금은 텅텅 비어 있었다. 사람의 온기는 확실히 존재했다. 나간 지 얼마 안 된 듯 했다. 나는 그가 앉은 것으로 추정되는 열에서 벗어난 의자에 앉고 조용히 태형이의 가방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가만히 있다 보니 문득 녀석이 평소에는 뭘 하며 사는지 궁금해 졌다. 나는 돌리던 펜을 손으로 잡곤 탁자 위에 대충 던져 올렸다. 그러곤 그 녀석의 가방에 손을 댔다.
부스럭부스럭. 조금은 미안한 감이 있었지만 지금은 조금 더 녀석을 알아보고 싶은 생각이 먼저였다. 나는 가방에서 얇은 노트를 한 장 꺼냈다. 필기노트는 아닐 테고, 일기인가? 나는 묘한 두근거림에 그 노트를 열었다. 그 곳에는….
축제가 끝난 날부터 지금까지의, 화연비라는 외부 밴드 보컬의 일거수일투족이 적혀있었다.
작가말
하아, 안녕하세요. 새하얗게 불 탄 노크라입니다. 무려 3시간 동안 눈에 불을 켜고 썼네요. 지금 입에서 혼이 나오려고 합니다. 다시 입 안으로 넣어야지. 에잇.
오늘은 문제의 스토커 소녀가 왜 연비에 관해 악감정을 가지고 있었느냐에 관한 글입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질투겠죠.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모든 것을 바꿨는데 그 사람을 다른 사람에게 빼았겼다니. 단순히 뭔가를 포기했다는 정도가 아니라, 저정도면 정말 목숨을 건 정도잖아요? 하루에 3~4시간만 잠을 자면서, 몸을 다 상해가면서 그 사람에게 다다가려고 노력했다는 것. 그런데 그런 그녀는 원하지도 않은 타인의 기대와 관심을 가지게 되고, 압박감에 숨이 막힐 지경으로 시달리면서도 정작 짝사랑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니. 뭐랄까, 실제로 제가 여성이 아니라 얼마나 그녀의 심경을 잘 대변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최대한 노력했으니 봐주세요.
실제로 업뎃소식이나 작가말에는 로맨스니 어쩌니 했지만, 실제로 뜯어보니 로맨스는 개뿔…. 재건 연비커플의 닭살행각 빼곤 전혀 핑크빗 사랑이 없습니다. 저도 오늘 쭉 쓰고 놀랐다니까요? 뭐야, 이런 내용이었어? 하고 쓰는 제가 저한테 물어볼 정도였으니까요. 어쨌든 로맨스를 찾으시는 분은 조금 더 기다려주세요.
로맨스 하니까 하는 이야기인데, 사실 저는 밀고 당기기(줄여서 밀당)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해본적이 없어서 실제로 어떻게 하는 지도 모를 뿐더러 여기 소설들과는 다르게 실제 밀당하고 있다는 녀석들을 살펴보면 단지 깔짝깔짝 간을 보는 것 같아서 실제세계에서는 글쎄요? 하고 반문하는 정도 입니다. 저는 뭔가, 조금 더 플라토닉하고 순수한 사랑을 좋아합니다. 순애보라는 건가요? 뭐, 어쨌든 아무래도 로맨스와 저는 전혀 안맞는 듯 합니다.
아, 또 한 가지. 어제부터 전혀 들어 본 적이 없는 이름들이 나오는 것 눈치 채셨을 겁니다. 저번 편에 언급 된 단어들은 프론티어의 스토리에 있어서 중요한 키워드이고, 이번 편에 잠시 언급 된 펜텀페이퍼는 제가 구상하고 있는 또 다른 소설(물론 이건 판타지가 아닙니다)의 주인공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부분이 아니니까요!(스포일러는 없다고 한 주제에.)
오늘은 작가말이 길었네요. 그럼 이만 줄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노크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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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 다음 글도 기대해 주세요. 스토리는 이제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