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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식 싣고 달리다.
18년째 변함없이 올해도 소록도 여름 봉사가 시작됐다. 1년에 네 번 소록도 봉사를 간다. 신정 때 떡국 끓여드리러 가고, 현충일에 심방가고, 여름방학 때 봉사 및 수련회로 찾아가고, 겨울에는 김장을 하여 찾아간다. 그중에 제일 큰 행사는 여름에 있는 봉사 및 수련회다. 그래서 준비도 만만치 않다. 봉사자를 모으고 인원에 맞게 부식도 준비하고, 단체티도 준비하고, 봉사 물품까지 준비를 한다. 스텝진과의 미팅을 통하여 더 알찬 프로그램을 짜느라 머리를 맞댄다. 프로그램을 모두 짜고, 조별로 인원을 배치하고 조장까지 정한다. 주방에 들어가 대식구들의 식사를 봉사할 사람을 알아본다. 주방장으로 최권사님을 정하고, 사모님 세분과 내판교회서 참석하신 집사님 두 분을 추가로 배치를 했다. 자오나눔선교회 간사 겸 자오쉼터 직원인 민집사님은 프로그램에 필요한 재료들을 구분하여 체계적으로 구입하고 포장을 한다. 박영란 집사님이 귀한 동역자가 되어 주신다. 부식이 너무 많다. 이번에는 냉면과 삼겹살, 삼계탕까지 해야 하니 더 많다. 삼계닭 174마리를 생닭으로 구입을 했다. 싱싱한 상태로 싣고 가서 잘 보관했다가 둘째 날 삼계탕을 끓여서 주민들과 나누는 시간이 있는데 주방장과 총괄을 맡고 있는 민집사님과 지혜를 모은다.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나왔다. 자오쉼터에 있는 김치 냉장고를 싣고 가기로 했다. 모든 준비가 다 끝났다. 7월 30일에는 일찍 과천 화혜농원에 들려서 국화와 꽃잔디, 양배추 꽃 초화들을 가득 싣고, 부식도 일부 싣고 소록도 구북리에 미리 다녀왔다. 주방에 필요한 것까지 꼼꼼하게 체크하여 돌아왔다. 이제 147명의 봉사단이 소록도로 들어가는 일이 남아 있다.
2. 첫날, 아~ 청춘들이여
자오쉼터서 출발할 사람은 31일 자정까지 자오쉼터로 모이도록 했다. 제주, 울산, 창원, 통영, 광주, 세종이, 금산, 대전, 청주, 서산, 곤지암, 춘천, 서울, 의정부, 양주시, 파주시, 화성시, 인천, 수원까지 전국에서 소록도를 향하여 출발한다. 기도를 마치고 차량에 정해진 인원이 탑승을 한다. 하루 전에 소록도에 도착했다는 팀들도 있다. 그들이 기거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준다. 밤새 차를 달려 소록도 근처에 다다랐다. 먼저 온 수련회 팀이 철수를 해야 하기에 아침을 먹고 들어간다.
예정대로 8월 1일 10시에 주님의은혜교회 이도영 목사님의 설교로 도착예배를 들일 수 있었다. 오리엔테이션을 한다. 조장들이 앞으로 나오고 조원들이 구분된다. 아는 사람끼리 조원이 된 경우도 있지만, 처음 보는 사람들이 조원이 되기도 했다. 몇 년째 스텝진에 합류하여 지혜롭게 보조를 잘 해주던 은경 샘과 민집사님은 곁에서 열심히 준비해 온 단체티며 명찰이며, 책자며, 청주에 있는 한내음에서 후원해 주신 모기밴드까지 챙겨 준다. 일정을 설명해 준다. 147명의 봉사단이 소록도 북성교회 예배당에 모이니 열기가 대단하다. 점심을 먹고 조별 심방을 간다. 소록도 어르신들을 찾아가 대청소를 해 드리고 쿠앤쿠스 이사장님이 후원해 주신 바퀴벌레 패치를 구석구석 붙여 드리고, 파리 끈끈이도 붙여 드리고, 뿌리는 모기약까지 전달해 드리도록 했다. 청소를 마친 후 어르신들의 지나온 삶의 여정을 듣는 시간을 갖도록 했다. 이번 봉사 및 수련회는 소록도 구북리 주민들과 더 많은 만남의 시간을 갖도록 프로그램을 짰다. 한센병력자들과 첫 만남은 두려움과 설렘이 함께 한다. 보는 대로 느낄 것이고 생각했던 대로 느낄 것이다. 첫 마남의 시간이 좋았는지 집합 시간에 복귀하지 않았던 조들도 있었다. 저녁은 삼겹살 파티로 한다. 조별로 불을 피우고 삼겹살을 구워 묵은지 백김치에 싸서 밥과 함께 먹는 맛은 기가 막히다. 행복한 시간이다.
영적으로 충만하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하다. 뜨거운 찬양으로 준비를 해야 한다. 그리고 마음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 통일동산교회 학생부가 찬양을 맡았다. 신동혁 전도사님의 뜨거운 찬양 인도와 밴드의 뜨거운 열정이 2박 3일 동안 모두의 마음을 심령이 가난한자로 만들어 주었다. 이번 소록도 봉사 및 수련회가 엄청난 은혜와 기쁨과 보람을 만끽할 수 있었던 것은, 봉사 및 수련회 단장인 내 입장에서 보았을 때는 찬양팀이 최고의 수훈갑이었다. 그리고 각 조장들이었다. 목사님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앞에 서서 먼저 박수치며 뛰며 찬양으로 하나 되게 하고, 목이 터져라 기도해 주며 하나가 되게 하신다. 낮에 봉사를 할 때도 먼저 앞장서서 이끌어 가셨다. 참으로 귀한 동역자들이다.
서먹한 마음 문을 열어주려면 레크리에이션이 최고다. 성결교단의 전문 레크리에이션 강사이면서 이번 수련회 강사이신 의정부 성산교회 정승훈 목사님의 인도로 모두의 마음 문이 열렸다. 찬양에 이어 소록도 주민인 이용화 집사님의 간증을 들었다. 원래 김동월 할머님이 하시기로 했는데 갑자기 몸이 안 좋아져서 이 집사님이 하셨다. 이어진 기도회는 성령의 불이 활활 타오르는 시간이었다. 모두가 첫날부터 목이 쉴 것 같다. 그냥 두면 모두가 밤을 샐 것 같은 뜨거움이다. 시간이 많이 흘렀기에 중단을 시킨다. 준비한 수박을 간식으로 먹고 잠자리에 들도록 했다. 새벽예배 4시 30분이라고 광고를 하고…. 근데 청춘들은 밤을 새고 새벽예배에 참석한 녀석들도 많다. 젊음이 부럽다.
3. 둘째 날 냉면과 삼계탕
둘째 날이 밝았다. 새벽예배를 시작으로 둘째 날 일정이 시작된다. 새벽예배를 마치고 큐티 시간이 있다. 큐티를 마친 후 부족한 잠을 자거나 소록도 견학을 나간다. 부지런한 사람은 새벽에 소록도 사슴을 구경하기도 한다. 아침 식사 후 조별로 봉사를 나간다. 조경과 제초 작업과 연막 소독이다. 마을에 화단을 만들고 구입해 간 국화와 꽃잔디, 그리고 양배추 꽃을 심는다. 남는 것은 교회 화단에 심도록 한다. 예초기는 위험하기에 다룰 줄 아는 사람이 해야 한다. 양주시에 있는 해오름교회 김광욱 목사님이 예초기를 매고 작업을 한다. 인천에 새인교회 박노덕 목사님은 봉사를 마치고 돌아와 조원들과 함께 주방에서 나온 쓰레기들을 분리하여 치워 주신다. 목사님들이 솔선수범해 주시니 봉사가 잘 진행되고 있다. 조별로 주방에서 냉면과 식기들을 지급받아 정해진 주민 집으로 이동을 한다. 각 조별로 냉면을 삶아서 소록도 구북리 주민과 함께 먹으며 정을 나누는 시간이다.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아주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점심을 먹고 소록도에 대하여 설명을 해 드렸다. 설명을 해 드리고 소록도 견학을 했다. 미리 설명을 해 드리고 본부차가 서는 그곳이 설명했던 곳이라고 했더니 나름 이해가 되었나 보다. 부족한 부분은 조장이 설명을 해 주도록 했다. 견학을 마치고 해수욕장으로 이동을 했다. 해파리가 출몰한다고 해서 해수욕장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었다. 깊이 들어가지 않으면 괜찮단다. 목사님이 중심이 되어 안전요원을 자청하고 바다에 들어갈 사람은 들어가고 축구할 사람은 축구하고, 바다에서 조개를 줍는 사람은 줍고, 바다의 정취에 푹 빠지게 한다.
소록도 주민과 접할 기회도 거의 없이 뜨거운 여름에 불 곁에서 가장 수고를 하고 있는 주방조를 태우고 소록도 견학을 시켜드린다. 주방장님은 삼계탕 닭을 삶으면서 나머지 조원은 바다에 다녀오라고 했단다. 간식을 준비하여 해수욕장으로 조원들을 보냈다. 고마우면서도 마음이 짠했다. 해수욕을 마치고 삼계탕을 지급받아 어르신들과 함께 먹는 시간이다. 문제가 생겼다. 많은 삼계탕을 조별로 배달을 해 갈 큰 그릇이 부족했다. 170 여분의 삼계탕이 움직여야 하니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조장과 부조장만 배달을 해 주고 나머지는 교회에서 먹기로 했다. 계획대로 되지 않았지만 행복한 시간을 갖도록 한다.
낮엔 봉사하고 밤에는 뜨거운 찬양과 기도가 소록도 밤하늘을 달군다. 찬양팀의 뜨거운 찬양으로 밤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학생들도 어른들도 불이 붙었다. 조장인 목사님들이 먼저 불붙었다. 뜨겁다. 감사하고 감사하다. 박영란 집사님의 수화찬양 교실이 이어진다. ‘찬양하라 내영혼아’ 가사를 중심으로 수화를 가르쳐 주신다. 학생들이 많아서인지 금방 배운다. 수화교실이 끝나고 하금주 집사님이 이끌어 가는 샬롬 워십 선교단의 워십공연이 있었다. 앙코르가 나왔다. 예배를 마치고 한 번 더 하기로 했다. 정승훈 목사님의 영상 설교가 백미였다. 모두가 스크린을 보며 정 목사님의 설교를 듣는다. 가슴이 뭉클, 침 넘어 가는 소리들도 들려온다. 은혜다. 다시 워십이 이어지고 기도회가 시작된다. 인도자나 찬양단이나 모두가 목이 쉬었다. 그런데도 메시지가 잘 전달되고 하나가 되도록 이끌어 간다. 부모들의 구원을 위해 목이 터져라 울부짖는 학생들의 기도를 하나님께서 들어 주시리라 믿는다. 떡볶이가 간식으로 나왔다. 둘째 날 일정이 끝났다.
4. 셋째 날, 민범이 널 위한 하나님의 계획
셋째날도 새벽기도로 시작된다. 우리 자체로 새벽예배를 드리기에 조금 일찍 시작해도 된다기에 10분 앞당겨 예배를 드렸다. 예배 후 잠시 휴식을 했다. 잠시 잠이 들었다. 그 사이에 심각한 상황이 되었단다. 나를 불러도 대답을 하지 않고 축 늘어져 있기에 사고를 당한건 줄 알았단다. 난 피곤에 지쳐 죽은 듯이 잤는데…. 감사하다. 나를 아끼고 사랑해 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아침 식사 후 마지막 심방을 가도록 했다. 준비해 놓은 음료와 초코파이, 생활용품을 가지고 가도록 했다. 김동월 할머님이 나를 찾는다고 하기에 9조와 함께 심방을 했다. 계속 청소를 했는데도 내가 보기엔 치울 것이 많다. 할머님과 손을 잡고 인사를 나눈 후 화장실로 가서 머리를 감았다. 화장실도 엉망이다. 조용히 현지와 권사님과 집사님과 귀혜를 불러 청소를 하도록 했다. 그 사이에 난 할머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할머님의 지난 삶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나도 모르게 민범이를 할머님 앞으로 불렀다. 할머님께 기도 부탁을 드렸다. 교회에 나가지 않는다고 했더니 할머님은 조막손으로 민범이의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를 해 주신다. 민범이가 예수 믿고 교회에 나가겠다고 약속을 한다. ‘아…. 이번 소록도 행사는 민범이 널 위한 하나님의 계획이었구나….’그런 감동을 받았다. 아들 준열이도 기도 받게 했다. 몇 명의 학생들도 받도록 했다. 할머님이 박카스와 다른 음료를 내 놓으신다. 한 병씩 마시도록 했다. 눈으로 보기에 흉측하게 생긴 할머니가 주는 음료지만 모두 마시게 했다. 나부터 시원하게 들이킨다. 12월에 다시 오겠다며 인사를 하고 사진 한 장 찍었다. 치료하러 오셨던 소록도 간호사에게 사진 한 장 찍어 달라고 부탁도 드렸다. 여전히 친절하게 사진을 찍어 주신다.
다시 예배당으로 왔다. 시상식을 했다. 어제 밤에 2등과 3등은 정했었다. 새벽기도 때 종합우승이 정해졌다. 종합우승은 찬양팀이 속해 있던 11조, 다들 수고 했지만 모두의 마음을 녹이며 하나 되게 했던 공이 인정받았다. 틈나는 대로 화장실 청소하고 예배당 청소하고, 자발적인 설거지를 할 줄 아는 팀이었다. 특히 10조는 김봉미 사모님을 중심으로 어르신 집을 다시 심방하여 옆집까지 대청소를 해 드리고 왔었다. 1조의 조원들이 협조를 하지 않는다고 조원들의 불만이 항의가 되어 내게로 왔다. 워십팀이었다. 일부러 액션을 취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오라고 하여 모두들 앞에서 사역자라 하여 특별 대접 받으려 하지 말라며 호통을 쳤다. 정승훈 목사님께 마이크를 넘겼다. 분위기 얼음인데 마이크 받은 정 목사님 난감해 하신다. 그래도 베테랑이신 목사님 멋지게 마무리를 해 주신다. 소감 발표 때 내판교회 석은영 자매의 고백과 민범이의 예수 믿고 교회 나가겠다는 고백은 감동 그 자체였다. 점심 식사 후 설거지까지 마치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 악수와 포옹으로 다음을 기약한다. 워십팀도 따로 만나 마음을 풀었다. 견학팀이 없어서 본부차는 고금도를 일주하고 올라왔다. 자오쉼터에 도착하니 다른 팀도 조금 전에 도착했단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2박3일간 소록도에서 보낸 시간이 모두에게 특별한 시간이 되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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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러게요 ~ 참대단하시네요 ~ 난안한다고 일찍히 선언했는데 ~ 소록도에 안간다고 ~
그래도 언제 함께 가요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아름다운 사역의 모습에 늘 감동을 받으며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