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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천이행(逆天而行)
하늘의 뜻을 거슬러서 행동한다는 뜻으로, 천명을 거스리는 행동함을 이르는 말이다.
逆 : 거스를 역(辶/6)
天 : 하늘 천(大/1)
而 : 말 이을 이(而/0)
行 : 행할 행(行/0)
출처 : 삼국연의(三國演義) 第102回
건흥(建興) 13년(235년) 춘(春) 2월 제갈공명(諸葛孔明)이 다시 군사를 일으켜 위(魏)나라는 토벌하기 위해 출전을 후주(後主) 유선(劉禪)에게 상주한다.
후주는 제갈공명을 넌지시 말리면서 태평한 세월을 누리자 했다. 공명은 선제(유비)를 거론하면 거듭 출전을 주청했다.
이때 천문에 밝은 태사(太史) 초주(譙周)가 나서 후주에게 보고했다. "신이 지금 사천대(司天臺; 관상대) 직무를 맡고 있어서 화복(禍福)이 보이는지라, 상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요새 새 떼 수만 마리가 남쪽에서 날아와서 한수에 떨어져 죽은 것은 상서롭지 못한 징조입니다. 신이 또한 천문을 관측하니, 규성(奎星)이 태백(太白; 금성)의 영역을 범하고, 왕성한 기운이 북쪽에 있으니, 위나라를 정벌하는 것은 불리합니다. 또한 성도의 인민들이 모두 잣나무가 밤에 곡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이렇게 여러 가지 재해를 예고하는 이상한 징조가 있으니 승상은 오로지 삼가 수비해야지, 망동해서는 안됩니다."
臣又觀天象, 見奎星躔於太白之分, 盛氣在北, 不利伐魏. 又成都人民, 皆聞柏樹夜哭. 有此數般災異, 丞相只宜謹守, 不可妄動.
그러나 공명은 선제의 중임을 강조하며 선제 사당에 고하는 군대를 정비하여 기산으로 출진하였다. 이 소식을 들은 위주(魏主) 조예(曹叡)는 크게 놀라 사마의(司馬懿)를 소환해 의견을 물었다.
사마의가 아뢴다. "신이 밤에 천상을 살피니, 중원에 왕성한 기운이 한참 성하고, 또 규성이 태백을 범한 것이, 서천에 불리합니다. 이제 공명이 재주와 지혜를 자부해, 하늘을 역행하지만 이것은 패망을 자초하는 것입니다. 신이 폐하의 홍복에 의지해, 격파하고야 말 것입니다. 다만 바라옵건대, 네 사람을 천거하오니, 동행하게 해주시옵소서."
臣夜觀天象, 見中原旺氣正盛, 奎星犯太白, 不利於西川. 今孔明自負才智, 逆天而行, 乃自取敗亡也. 臣託陛下洪福, 當往破之. 臣願保四人同去.
⏹ 역천이행(逆天而行)
사람은 혼자의 힘만으로 살 수가 없고, 하늘과 땅의 도움으로 살아간다. 그래서 세상을 이루는 요소를 삼재(三才)라고 하는데, 하늘(天), 땅(地), 사람(人)이다. 하늘과 땅의 관계 속에서 사람이 살아가는 것이다.
과학이 발달하지 않은 시대에는 사람들은 하늘을 믿고 숭배했다. 무슨 큰 일이 있으면 반드시 하늘에 빌고 고하였다.
동양에서 황제를 천자(天子)라고 하는 것은, 황제는 곧 '하늘의 아들(天子)' 이라는 뜻이다. 하늘의 뜻을 받들어 세상을 다스리고, 세상 사람들의 소원을 모아 하늘에 고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명나라 말기에 농민 봉기의 지도자 장헌충(張獻忠)이라는 사람이 지은 '칠살비문(七殺碑文)'이라는 글에 보면, '하늘의 뜻을 거슬러서 행동하면, 응당 하늘이 꾸짖는다(逆天而行應天譴)' 이라는 구절이 있다. 하늘의 꾸짖음이란 곧 천재지변(天災地變)이나 사고다.
그래서 옛날에는 가뭄이 들거나 홍수가 지거나 흉년이 들거나 병충해가 들면, 임금은 목욕재계를 하고 하늘에 빌고, 음식 가지 수를 줄이고, 주색을 멀리하는 등 정성을 다해서 근신했다.
비가 안 오면 기우제(祈雨祭)를 지내고, 비가 계속 내리면 기청제(祈晴祭)를 지냈다. 하늘의 경고에 반성하고 조심한다는 뜻이었다. 오늘날 과학이 발달한 시대에 보면, 대단이 비과학적이고 미신적이고 우매하다고 할 것이다.
오늘날은 과학이 발달해 사람들이 "하늘이 어디 있나? 지구는 우주 공간의 수많은 행성 중의 하나일 뿐인데" 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하늘도 없고, 하나님은 더구나 찾을 수 없다. 모든 것을 과학으로 재단하다 보니, 사람들이 너나없이 너무나 자신만만해졌고, 더 나아가 교만해졌다.
그 결과 자연을 무시하여 인간본위로 생각해, 이용한다는 명목으로 파괴하고 오염시켰다. 하나 밖에 없는 지구를 못 살게 파헤치고 무너뜨리고 구멍을 뚫고 등등해서 원래의 모습에서 너무도 많이 변형시켰다.
자연 파괴, 환경오염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지구 온난화가 계속되어 북극의 얼음이 녹아 지구가 점점 잠기게 생겼고, 각종 기상이변이 계속 생겨난다.
그 결과 2002년 사스를 시작으로 전세계적인 대규모 전염병이 점점 더 자주 인간들을 위협한다. 과학이 극도로 발달해 어떤 질병도 퇴치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감기 비슷한 별것 아닌 것 같은 전염병인데, 전세계를 마비시키고 있다.
모두가 인간들이 저지른 행위에 대한 댓가이다. 그러나 누구 하나 책임 질 사람이 없다. 누가 당할지 아무도 모르는 공포의 시간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우한폐렴을 슬기롭게 잘 극복하고, 전세계의 인류는 모두 좀 더 겸허하고 좀 더 상대를 배려하면서, 하늘과 땅과 어울려 사는 법을 배워야 하겠다. 사람과 사람은 물론이고, 나라와 나라 사이에도 서로 화합하고 서로 도움을 주는 방법을 강구해야 하겠다.
▶️ 逆(거스릴 역)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책받침(辶=辵; 쉬엄쉬엄 가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屰(역)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屰(역)은 大(대)를 거꾸로 한 모양으로 물건(物件)을 거꾸로 하다, 거스르는 일, 이에 止(지) 또는 두인변(彳; 걷다, 자축거리다)部 또는 책받침(辶)部를 붙여 逆(역)자가 되었다. 止(지), 두인변(彳)部, 책받침(辶)部는 모두 거동(擧動)한다는 뜻을 더한다. ❷회의문자로 逆자는 '거스르다'나 '거역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逆자는 辶(쉬엄쉬엄 갈 착)자와 屰(거스를 역)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屰자는 사람을 거꾸로 뒤집어 그린 것으로 '거스르다'라는 뜻이 있다. 이렇게 '거스르다'라는 뜻을 가진 屰자에 辶자를 결합한 逆자는 '길을 거스르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逆자는 '역행(逆行)'과 같이 길을 거꾸로 나아감을 뜻하게 됐지만, 지금은 '거역(拒逆)'이나 '역전(逆轉)'과 같이 광범위한 의미에서의 '거꾸로'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참고로 갑골문에서는 逆자가 원형 그대로 등장했었지만, 후에 屰자만 따로 분리되어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 '거스르다'라는 의미를 전달하기도 한다. 그래서 逆(역)은 (1)어떤 명사(名詞) 앞에 붙어서 거꾸로 반대의 뜻을 나타내는 말 (2)A의 B에 대한 관계를 기준으로 하였을 때 그 거꾸로 되는 B의 A에 대(對)한 관계 (3)어떤 정리의 가설(假設)과 종결을 뒤바꾸어 얻은 정리. 정리가 진(眞)이라도 역은 반드시 진(眞)은 아님. 역정리(逆定理) 등의 뜻으로 ①거스르다, 거역(拒逆)하다 ②거절(拒絶)하다 ③어기다(지키지 아니하고 거스르다), 어긋나다 ④배반(背反)하다 ⑤어지러워지다 ⑥맞다, 맞이하다, 마중하다 ⑦만나다, 합류(合流)하다 ⑧돌다, 선회(旋回)하다 ⑨물리치다 ⑩상주(上奏)하다, 상서(上書)하다 ⑪생각하다 ⑫헤아리다 ⑬수족이 차다 ⑭죄(罪), 허물 ⑮불운(不運), 불행(不幸) ⑯반란(叛亂), 반역자(反逆者) ⑰거꾸로 ⑱미리, 사전(事前)에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거스를 패(悖),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충성 충(忠), 순할 순(順)이다. 용례로는 형세가 뒤집힘 또는 거꾸로 돎을 역전(逆轉), 거꾸로 나아감이나 순서를 바꾸어 행함을 역행(逆行), 자기가 가는 방향에서 마주 불어오는 바람을 역풍(逆風), 어떤 주의나 주장에 반대되는 이론을 역설(逆說), 공격해 오는 상대를 이편에서 거꾸로 공격함을 역습(逆襲),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 불행한 경우나 환경을 역경(逆境), 역습하여 싸움을 역전(逆戰), 거꾸로 흐름 또는 거꾸로 흐르는 물을 역류(逆流), 자기편을 치려고 향하여 오는 군사나 비행기를 맞받아 침을 역격(逆擊), 토할 듯 메스꺼운 느낌을 역기(逆氣), 몹시 언짢거나 못마땅하게 여겨 내는 성으로 주로 윗사람에게 쓰는 말을 역정(逆情), 일이 나쁜 방향으로 되어 가는 상태를 역조(逆調), 바람과 반대 방향으로 흐르는 조류를 역조(逆潮), 이치에 맞지 아니함을 역리(逆理), 거꾸로 된 차례를 역순(逆順), 공격을 받다가 역으로 맞받아 하는 공격을 역공(逆攻), 반역을 꾀함 또는 그 꾀를 역모(逆謀), 역풍으로 말미암아 일어나는 물결을 역랑(逆浪), 되짚어 돌아오는 길로 역경에서 헤매는 고난의 길을 역로(逆路), 어그러진 인륜을 역륜(逆倫), 거슬러 흐르는 물 또는 그 흐름을 역수(逆水), 윗사람의 명령이나 뜻을 어김을 거역(拒逆), 배반하여 반역을 꾀함을 반역(反逆), 반역을 꾀함을 난역(亂逆), 벗으로서 뜻이 맞아 허물없이 친함을 막역(莫逆), 나라에 반역이 되는 일에 붙좇음을 부역(附逆), 속이 메스꺼워 토하고 싶은 느낌을 구역(嘔逆), 세상이란 여관과 같다는 뜻으로 세상의 덧없음을 일컫는 말을 역려건곤(逆旅乾坤), 도리에 어긋나는 행위로 빼앗고 도리에 순종하여 지킨다는 말을 역취순수(逆取順守), 지나가는 길손과 같이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으로 세상은 여관과 같고 인생은 나그네와 같다는 말을 역려과객(逆旅過客), 귀에 거슬리는 말 곧 신랄한 충고의 말을 역이지언(逆耳之言), 바람을 안고 물결을 거슬러 간다는 말을 역풍역수(逆風逆水), 비길 데 없이 악독하고 도리에 어긋난다는 말을 악역무도(惡逆無道), 오랜 세월을 통해 그 유계가 없을 만큼 끔찍한 역적을 일컫는 말을 만고역적(萬古逆賊), 배움이란 마치 물을 거슬러 배를 젓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퇴보한다는 말을 학여역수(學如逆水), 마음이 맞아 서로 거스르는 일이 없는 생사를 같이할 수 있는 친밀한 벗을 일컫는 말을 막역지우(莫逆之友), 바른 말은 귀에 거슬린다는 뜻으로 바르게 타이르는 말일수록 듣기 싫어함을 이르는 말을 충언역이(忠言逆耳), 차례를 거꾸로 시행한다는 뜻으로 곧 도리에 순종하지 않고 일을 행하며 상도를 벗어나서 일을 억지로 한다는 말을 도행역시(倒行逆施) 등에 쓰인다.
▶️ 天(하늘 천)은 ❶회의문자로 사람이 서 있는 모양(大)과 그 위로 끝없이 펼쳐져 있는 하늘(一)의 뜻을 합(合)한 글자로 하늘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天자는 '하늘'이나 '하느님', '천자'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天자는 大(큰 대)자와 一(한 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런데 갑골문에 나온 天자를 보면 大자 위로 동그란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사람의 머리 위에 하늘이 있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고대 중국인들은 하늘은 동그랗고 땅은 네모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天자는 사람의 머리 위에 동그라미를 그려 '하늘'을 뜻했었지만 소전에서는 단순히 획을 하나 그은 것으로 바뀌게 되었다. 그래서 天(천)은 (1)하늘 (2)범 인도(印度)에서 모든 신을 통들어 이르는 말. 천지 만물을 주재 하는 사람, 곧 조물주(造物主)나 상제(上帝) 등 (3)인간세계보다 훨씬 나은 과보(果報)를 받는 좋은 곳. 곧 욕계친(欲界責), 색계친(色界天), 무색계천(無色界天) 등 (4)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하늘 ②하느님 ③임금, 제왕(帝王), 천자(天子) ④자연(自然) ⑤천체(天體), 천체(天體)의 운행(運行) ⑥성질(性質), 타고난 천성(天性) ⑦운명(運命) ⑧의지(意志) ⑨아버지, 남편(男便) ⑩형벌(刑罰)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하늘 건(乾), 하늘 민(旻), 하늘 호(昊), 하늘 궁(穹),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흙 토(土), 땅 지(地), 땅 곤(坤), 흙덩이 양(壤)이다. 용례로는 타고난 수명을 천수(天壽), 하늘과 땅 또는 온 세상이나 대단히 많음을 천지(天地), 타고난 수명 또는 하늘의 명령을 천명(天命), 사람의 힘을 가하지 않은 상태를 천연(天然), 하늘을 대신하여 천하를 다스리는 이 곧 황제나 하느님의 아들을 천자(天子), 우주에 존재하는 물체의 총칭을 천체(天體), 부자나 형제 사이의 마땅히 지켜야 할 떳떳한 도리를 천륜(天倫), 타고난 성품을 천성(天性), 하늘 아래의 온 세상을 천하(天下), 천체에서 일어나는 온갖 현상을 천문(天文), 하늘과 땅을 천양(天壤), 선천적으로 타고난 뛰어난 재주를 천재(天才), 하늘에 나타난 조짐을 천기(天氣), 하늘이 정한 운수를 천운(天運), 자연 현상으로 일어나는 재난을 천재(天災),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찐다는 뜻으로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가을이 썩 좋은 절기임을 일컫는 말을 천고마비(天高馬肥), 하늘과 땅 사이와 같이 엄청난 차이를 일컫는 말을 천양지차(天壤之差), 선녀의 옷에는 바느질한 자리가 없다는 뜻으로 성격이나 언동 등이 매우 자연스러워 조금도 꾸민 데가 없음을 일컫는 말을 천의무봉(天衣無縫), 세상에 뛰어난 미인을 일컫는 말을 천하일색(天下一色),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고통이라는 뜻으로 임금이나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이르는 말을 천붕지통(天崩之痛), 온 세상이 태평함 또는 근심 걱정이 없거나 성질이 느긋하여 세상 근심을 모르고 편안함 또는 그런 사람을 일컫는 말을 천하태평(天下泰平), 하늘과 땅 사이라는 뜻으로 이 세상을 이르는 말을 천지지간(天地之間), 하늘 방향이 어디이고 땅의 축이 어디인지 모른다는 뜻으로 너무 바빠서 두서를 잡지 못하고 허둥대는 모습 또는 어리석은 사람이 갈 바를 몰라 두리번 거리는 모습을 일컫는 말을 천방지축(天方地軸), 하늘과 땅이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물이 오래오래 계속됨을 이르는 말을 천장지구(天長地久), 하늘과 사람이 함께 분노한다는 뜻으로 누구나 분노할 만큼 증오스러움 또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음의 비유를 이르는 말을 천인공노(天人共怒), 하늘에서 정해 준 연분을 일컫는 말을 천생연분(天生緣分), 하늘이 날아가고 땅이 뒤집힌다는 뜻으로 천지에 큰 이변이 일어남을 이르는 말을 천번지복(天翻地覆), 하늘에서 궂은 비가 내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화평한 나라와 태평한 시대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천무음우(天無淫雨), 하늘이 정하고 땅이 받드는 길이라는 뜻으로 영원히 변하지 않을 떳떳한 이치를 일컫는 말을 천경지위(天經地緯), 천장을 모른다는 뜻으로 물건의 값 따위가 자꾸 오르기만 함을 이르는 말을 천정부지(天井不知), 하늘과 땅이 처음으로 열린다는 뜻으로 이 세상의 시작을 이르는 말을 천지개벽(天地開闢), 하늘은 그 끝이 없고 바다는 매우 넓다는 뜻으로 도량이 넓고 그 기상이 웅대함을 이르는 말을 천공해활(天空海闊), 하늘에 두 개의 해는 없다는 뜻으로 한 나라에 통치자는 오직 한 사람 뿐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천무이일(天無二日), 멀리 떨어진 낯선 고장에서 혼자 쓸슬히 지낸다는 뜻으로 의지할 곳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천애고독(天涯孤獨), 천진함이 넘친다는 뜻으로 조금도 꾸밈없이 아주 순진하고 참됨을 일컫는 말을 천진난만(天眞爛漫) 등에 쓰인다.
▶️ 而(말 이을 이, 능히 능)는 ❶상형문자로 턱 수염의 모양으로, 구레나룻 즉, 귀밑에서 턱까지 잇따라 난 수염을 말한다. 음(音)을 빌어 어조사로도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而자는 '말을 잇다'나 '자네', '~로서'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而자의 갑골문을 보면 턱 아래에 길게 드리워진 수염이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而자는 본래 '턱수염'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지금의 而자는 '자네'나 '그대'처럼 인칭대명사로 쓰이거나 '~로써'나 '~하면서'와 같은 접속사로 가차(假借)되어 있다. 하지만 而자가 부수 역할을 할 때는 여전히 '턱수염'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한다. 그래서 而(이, 능)는 ①말을 잇다 ②같다 ③너, 자네, 그대 ④구레나룻(귀밑에서 턱까지 잇따라 난 수염) ⑤만약(萬若), 만일 ⑥뿐, 따름 ⑦그리고 ⑧~로서, ~에 ⑨~하면서 ⑩그러나, 그런데도, 그리고 ⓐ능(能)히(능) ⓑ재능(才能), 능력(能力)(능)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30세를 일컬는 말을 이립(而立), 이제 와서를 일컫는 말을 이금(而今), 지금부터를 일컫는 말을 이후(而後), 그러나 또는 그러고 나서를 이르는 말을 연이(然而), 이로부터 앞으로 차후라는 말을 이금이후(而今以後), 온화한 낯빛을 이르는 말을 이강지색(而康之色), 목이 말라야 비로소 샘을 판다는 뜻으로 미리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가 일이 지나간 뒤에는 아무리 서둘러 봐도 아무 소용이 없음 또는 자기가 급해야 서둘러서 일을 함을 이르는 말을 갈이천정(渴而穿井),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한 듯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아주 다른 것을 이르는 말을 사이비(似而非), 공경하되 가까이하지는 아니함 또는 겉으로는 공경하는 체하면서 속으로는 꺼리어 멀리함을 이르는 말을 경이원지(敬而遠之), 뾰족한 송곳 끝이 주머니를 뚫고 나온다는 뜻으로 뛰어나고 훌륭한 재능이 밖으로 드러남을 이르는 말을 영탈이출(穎脫而出), 서른 살이 되어 자립한다는 뜻으로 학문이나 견식이 일가를 이루어 도덕 상으로 흔들리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삼십이립(三十而立), 베개를 높이 하고 누웠다는 뜻으로 마음을 편안히 하고 잠잘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고침이와(高枕而臥), 형체를 초월한 영역에 관한 과학이라는 뜻으로 철학을 일컫는 말을 형이상학(形而上學), 성인의 덕이 커서 아무 일을 하지 않아도 유능한 인재를 얻어 천하가 저절로 잘 다스려짐을 이르는 말을 무위이치(無爲而治) 등에 쓰인다.
▶️ 行(행할 행, 항렬 항)은 ❶회의문자이나 상형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彳(척; 왼발의 걷는 모양)과亍(촉; 오른발의 걷는 모양)의 합자(合字)이다. 좌우의 발을 차례로 옮겨 걷는다의 뜻을 나타낸다. 또는 네거리, 굽지 않고 바로 가는 일, 나중에 가다, 하다란 뜻과 항렬(行列), 같은 또래란 뜻의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❷상형문자로 行자는 '다니다'나 '가다', '돌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行자는 네 방향으로 갈라진 사거리를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行자를 보면 네 갈래로 뻗어있는 사거리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사람이나 마차가 다니던 사거리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行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길'이나 '도로', '가다'라는 뜻을 전달하게 된다. 行자는 한쪽 부분이 생략된 彳(조금 걸을 척)자가 쓰일 때가 있는데, 이는 彳자 자체가 별도의 부수 역할을 하는 경우로 역시 '가다'라는 뜻을 전달한다. 참고로 行자가 '항렬'이나 '줄'이라는 뜻으로 쓰일 때는 '항'으로 발음을 구분하고 있다. 그래서 行(행, 항)은 (1)글의 세로 또는 가로의 줄 (2)길을 감. 군자(君子)는 대로(大路) (3)행동(行動) (4)한시(漢詩)의 한 체 (5)당(唐)나라에서는 한 곳에 집중되어 있던 동업 상점의 조합, 또는 도매상, 중간 업자 혹은 단순히 상점을 가리킴. 은행이란 말은 여기에서 유래되었음 (6)어떤 지명(地名)이나 시간 아래에 붙이어 그리로 감, 어떤 곳으로 감의 뜻을 나타내는 말 (7)일체의 유동(流動), 제행(諸行)하며 변화하는 존재. 현상 (8)십이 인연(因緣)의 하나. 과거세(過去世)에서 신(身), 구(口), 의(意) 세 업(業)으로 지은 선악 일체의 본원적 생명 활동. 십이 인연(因緣) (9)수행(修行) (10)실천. 행위. 인간적인 행동(知, 智) (11)칠사(七祀)의 하나. 도로와 행작(行作)을 주장하는 궁중의 작은 신(神) (12)조선시대 때 관계(官階)가 높고 관직(官職)이 낮은 경우에 벼슬 이름 위에 붙여 일컫던 말. 가령 종1품(從一品) 숭정 대부(崇政大夫)의 품계를 가진 사람이 정2품(正二品)의 관직인 이조판서(吏曹判書)가 되면, 숭정대부 행 이조판서(崇政大夫行李曹判書)라 했음 등의 뜻으로 ①다니다, 가다 ②행하다, 하다 ③행하여지다, 쓰이다 ④보다, 관찰하다 ⑤유행하다 ⑥돌다, 순시하다 ⑦늘다, 뻗다 ⑧장사(葬事)지내다 ⑨시집가다 ⑩길, 도로, 통로 ⑪길, 도로를 맡은 신(神) ⑫고행(苦行), 계행(戒行) ⑬행실(行實), 행위(行爲) ⑭여행(旅行), 여장(旅裝: 여행할 때의 차림) ⑮행직(行職: 품계는 높으나 직위는 낮은 벼슬을 통틀어 이르는 말) ⑯일 ⑰행서(行書), 서체(書體)의 하나 ⑱시체(詩體)의 이름 ⑲장차, 바야흐로 ⑳먼저, 무엇보다도 그리고 항렬 항의 경우는 ⓐ항렬(行列)(항) ⓑ줄, 대열(隊列)(항) ⓒ열위(列位), 제위(諸位)(항) ⓓ항오(行伍), 군대의 대열(隊列)(항) ⓔ순서(順序), 차례(次例)(항) ⓕ같은 또래(항) ⓖ직업(職業)(항) ⓗ점포(店鋪), 가게(항) ⓘ깃촉(항) ⓙ의지(意志)가 굳센 모양(항) ⓚ늘어서다(항) ⓛ조잡하다(항)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움직일 동(動), 옮길 반(搬), 흔들 요(搖), 옮길 운(運), 들 거(擧),할 위(爲), 옮길 이(移),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알 지(知), 말씀 언(言), 말씀 어(語)이다. 용례로는 길 가는 사람을 행인(行人), 동작을 하여 행하는 일을 행동(行動), 여럿이 벌이어 줄서서 감을 행렬(行列), 가는 곳을 행선(行先), 물건을 가지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파는 일을 행상(行商), 실지로 드러난 행동을 행실(行實), 정치나 사무를 행함을 행정(行政), 체면에 어그러지도록 버릇 없는 짓을 함을 행패(行悖), 법령의 효력을 실제로 발생 시킴을 시행(施行), 관례대로 행함을 관행(慣行), 앞으로 나아감 또는 일을 처리해 나감을 진행(進行), 계획한 대로 해 냄을 수행(遂行), 일을 잡아 행함을 집행(執行), 약속이나 계약 등을 실제로 행하는 것을 이행(履行), 절뚝거리며 걸어감이나 균형이 잡히지 않음을 파행(跛行), 자기의 거주지를 떠나 객지에 나다니는 일을 여행(旅行), 방자하게 제 멋대로 행함 자행(恣行), 두 가지 일을 한꺼번에 아울러 행함을 병행(竝行), 차량 등이 정해진 노선에 따라 운전하여 나감을 운행(運行), 출판물이나 돈이나 증권 채권 따위를 만들어 사회에 널리 쓰이도록 내어놓음을 발행(發行), 강제로 행함을 강행(强行), 몸으로 움직이는 모든 것을 이르는 말을 행동거지(行動擧止), 지식인이 시세에 응하여 벼슬에 나아가기도 하고 물러설 줄도 아는 처신의 신중함을 일컫는 말을 행장진퇴(行藏進退), 길을 가는 데 지름길을 취하지 아니하고 큰길로 간다는 뜻으로 행동을 공명정대하게 함을 비유하는 말을 행불유경(行不由徑), 하늘에 떠도는 구름과 흐르는 물이라는 뜻으로 다른 힘에 거스르지 않고 자연 그대로 유유히 움직이는 모양 곧 자연에 맡기어 행동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행운유수(行雲流水), 타향에서 떠돌아 다니다가 병들어 죽음을 일컫는 말을 행려병사(行旅病死), 길에서 만난 사람이라는 뜻으로 아무 상관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행로지인(行路之人), 걸어가는 송장과 달리는 고깃덩이라는 뜻으로 배운 것이 없어서 쓸모가 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행시주육(行尸走肉), 그 해의 좋고 언짢은 신수를 일컫는 말을 행년신수(行年身數), 간 곳을 모름을 일컫는 말을 행방불명(行方不明), 일을 다하고도 오히려 남는 힘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행유여력(行有餘力), 기러기가 줄을 지어 남쪽으로 날아감을 일컫는 말을 행안남비(行雁南飛)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