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괴 파괴를 꺼리는 보수주의 소비자 거스르는 특이 모델에만 집착 매각도 여의치 않아 결국 사업 철수
LG전자가 오는 7월 31일부로 스마트폰 생산·판매를 종료하겠다며 ‘사업 철수’를 공식화했다. 1995년 휴대폰 사업을 시작한 지 26년 만이다. TV, 생활가전, 전장 등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미래 준비를 강화하기 위해 스마트폰 사업을 종료하기로 하기로 한 것이다. LG전자 MC(스마트폰)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 이래 2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오고 있으며, 지난해 말까지 누적 영업적자가 5조원 규모에 달해 ‘왜 사업을 접지 않느냐’는 지적을 여러 차례 받아온 곳이다.
LG전자는 지난 5일 이사회를 거쳐 사업종료를 공식 발표하면서 "최근 프리미엄 휴대폰 시장에서는 양강 체제가 굳어지고 주요 경쟁사들이 보급형 휴대폰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라며 "LG전자는 대응 미흡으로 성과는 내지 못해 왔다"라고 했다. 삼성전자·애플 두 회사가 프리미엄 시장을 장악하고, 중국·대만 등의 스마트폰 업체가 보급형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가져가면서 어느 곳에서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태동하기 직전인 2009년에만 해도 LG전자는 전 세계적으로 1억2000만대의 피처폰(일반 휴대전화)을 판매하는 명실상부 글로벌 톱3 휴대폰 제조사였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대 개막 이후에는 후발주자로서의 전략 실패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 1%대(2020년 말 기준)로 곤두박질치게 된다. 한때 전성기를 이어가던 LG전자 휴대폰이 구시대의 유물이 될 수밖에 없었던 원인을 세 가지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