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은 모처럼 한가한 날이었다
예전 같았으면 손님이 없는 것 때문에
걱정하고 불안했겠지만 이제는 손님 없는 날은
"... 보라 지금은 은혜 받을 만한 때요 보라 지금은 구원의 날이로다"(고후 6:2)
이 말씀을 외치며 가벼운 마음으로 사역지로 나선다
삶의 생사화복을 주님께 맡기자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다"(롬 14:8)
이러한 고백이 주체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전날에 이어 시작된 수요일 사역
전날은 무려 닷새 만에 하는 거라 무척 떨렸지만
... 2024년 10월 15일 일기 참조
다음 날은 그렇지 않았다
사람들이 아무리 나를 자주 보았고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할 줄 안다 하더라도
내일도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다는 장담은 못 하기 때문이다
손님이 없어 시간이 많았던 만큼
서해선에서
경의선에서
3호선에서
3개 노선을 오가며 주님의 살아계심을 전했다
그렇게 전도를 다녀온 후로
목요일과 금요일은 또다시 손님이 몰려들었다
이틀이나 전도를 못 했지만 전처럼 마음이 불편하지 않았다
"믿음이 없이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지 못하나니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는 반드시
그가 계신 것과 또한 그가 자기를 찾는 자들에게 상 주시는 이심을 믿어야 할지니라"(히 11:6)
내가 지금 누리는 생업의 축복은
하나님 일을 위해 수고한 자에게 주시는 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감사한 마음으로 이틀을 정신없이 보내고
더는 전도를 쉴 수 없다는 생각에 오늘은 작정하고 사역지부터 나왔다
주말 이른 아침
이 시간 전도를 위해 나왔다는 것부터
주님께 받을 상이 있음을 확신하는 순간이었다
오늘 철로(鐵路) 역정은
만만치 않은 상대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일단 주말 이른 아침부터 전도한다는 것조차 못마땅해했고
복음을 외치기 시작하자
서둘러 귀에 이어폰을 꽂고 들을 귀는 막는 영혼이 수두룩했다
더구나
한 노인은 차내 비상 연락망으로
열차에 전도하는 놈 있다고 당장 쫓아내라고 소리를 질러댔다
그 소란으로 나는 한순간에 공공의 적이 되어 그의 요구대로 내려야 했다
"주께서 우리로 하여금 이웃에게 욕을 당하게 하시니
그들이 우리를 둘러싸고 조소하고 조롱하나이다"(시 44:13)
그렇게 열차가 떠나고 플랫폼에 앉아 생각했다
내가 구걸을 한 것도 아니고
당신들에게 위해(危害)를 가한 것도 아닌데
그토록 듣기 싫어한다는 것은 확실히 어두움의 영적 반응이었다는 것을...
그러므로
"이 모든 일이 우리에게 임하였으나
우리가 주를 잊지 아니하며 주의 언약을 어기지 아니하였나이다
우리의 마음은 위축되지 아니하고 우리 걸음도 주의 길을 떠나지 아니하였으나..."(시 44:17~18)
이런 일에 낙심하지 말고
주님 주신 사명을 생명 다하는 날까지 어아가자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