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이 '바둑왕'이다 . '속기바둑은 박정환이 낫고, 장고대국은 이세돌이 잘 둔다' 라는 말은 편견이었다. 속기대국 중에서도 속기로 분류되는 KBS바둑왕전에서 이세돌은 박정환을 꺾었고, 당당한 타이틀 보유자로 구리 9단과의 10번기에 임할 수 있게 되었다.
1월 22일 여의도 KBS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제32기 KBS바둑왕전 결승3번기 최종국에서 이세돌 9단이 박정환 9단에게 259수 만에 흑 불계승하며 종합전적 2-1로 우승했다.
이세돌은 21일 열린 1국에서도 197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3국 직전 열린 2국에서는 박정환 9단이 205수 만에 흑 불계승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은 바 있다.
최종국 승리로 이세돌은 박정환과의 통산전적에서도 10승 6패로 앞서 나가게 됐다. 이세돌은 본선 승자조 준결승에서 박영훈 9단에게 져 패자조로 밀렸지만, 다시 패자조 결승에서 박영훈에게 설욕해 최종 결승3번기에 진출했었다.
이세돌 9단은 우승 후 인터뷰에서 "올해 첫 우승을 차지해 잘 풀릴 것 같은 느낌"이라면서 "곧 있을 구리 9단과의 10번기를 잘 준비해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제25기 바둑왕전 우승 이후 7년 만에 대회 두 번째 우승에 성공한 이세돌은 지난해 12월 명인 타이틀을 빼앗기며 무관에 떨어진 지 한 달여만에 다시 타이틀 보유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지난해 3월 맥심커피배부터 올 1월 국수전까지의 결승전 6연속 패배의 사슬도 끊었다.
반면 박정환은 이 대회 결승전 무패 행진에 제동이 걸리면서 4연패가 무산됐다. 또한 결승1국 패배로 지난해 11월 25일부터 이어오던 14연승 행진에도 마침표를 찍었다. 박9단은 23일부터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논산훈련소에 입소한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박9단은 4주 훈련 후 30개월간 체육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병역의무를 대신할 예정이다)
제한시간 각자 5분에 30초 초읽기 5회씩이 주어진 제32기 KBS 바둑왕전에는 총 28명(예선통과 22명+본선시드 6명)이 본선에 올라 패자부활 토너먼트로 우승자를 가렸다. 우승상금은 2,000만원, 준우승상금은 600만원이다.
이세돌 9단과 박정환 9단은 제26회 TV바둑아시아선수권대회에 한국 대표로 출전한다. KBS바둑왕전 결승기보는 TV방영 후(2월 초순 예상)에 사이버오로 홈페이지에서 감상할 수 있다.
제32기 KBS바둑왕전 결승 3번기 결과
1국 ●이세돌 ○박정환 197수 흑불계승
2국 ●박정환 ○이세돌 205수 흑불계승
3국 ●이세돌 ○박정환 259수 흑불계승
▲ KBS바둑왕전 결승3국 복기장면. 승자조의 우승자 박정환 9단. 패자조에서 부활한 이세돌과 만나 결승 1국에서 패한 후 2국에서 반격에 나섰지만, 최종 결정판을 놓쳤다.
▲ 이세돌은 한국 '바둑왕'의 자격으로 구리와의 10번기를 맞이한다. 10번기 1국은 26일 10시(한국시간)에 열리며 사이버오로 대국실에선 송태곤 9단이 오전 11시부터 해설할 예정이다.
▲ 이세돌 9단은 우승 후 인터뷰에서 "올해 첫 우승을 차지해 잘 풀릴 것 같은 느낌"이라면서 "곧 있을 구리 9단과의 10번기를 잘 준비해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는 목표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