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 오버 뮤지션의 진면목, 류원정-가요무대를 보고>
이번 가요무대는 가을을 소재로 한 곡들로 채워진 자리였다.
류원정은 1971년 최양숙의 히트곡 <가을편지>를 가지고 무대에 올랐다. 가을의 정서가 물씬 풍기는 곡으로 가을이 오면
누구나 한번쯤 듣고 싶은 곡이다.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낙엽이 쌓이는 날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이 곡은 원로 시인 고은이 쓰고, 포크뮤직의 대부 김민기가 작곡한 노래다. <만인보>로 노벨문학상에 오르내리던 고은.
1970년대 포크음악을 이끌던 김민기가 합작한 명작으로
서울대 성악과를 졸업한 소프라노 최양숙이 불러서 사랑을 받은 노래다.
무엇보다 대중적이면서도 고전적인 가풍(歌風)을 보여준 것이 이 노래의 특징이다. 분명 대중가요지만 어찌보면 가곡같은 느낌을 강하게 풍긴다.
류원정이 이런 가풍의 노래를 불렀다는 것은 그미의 음악성이 크로스오버(cross-over)의 경지에 이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크로스오버는 여러 장르의 음악이 그 경계를 무너뜨리고 서로 넘나드는 초장르, 탈장르의 음악을 의미한다.
마치 이 노래를 들으면 오페라의 한 대목을 연상시킨다.
그런 점에서 <가을편지>는 팦페라(pop+opera)의 성격을 띠고 있다.
류원정은 이런 노래의 양식적 특징을 간파하고 그 특성을 최대한 끌어 올리는데 성공하였다. 이런 성과는 8옥타브를 넘나드는 풍부한 성량과 가창력에서 비롯된 것이다.
특히 그미 특유의 바이브레션(vibration) 창법은 잔잔한 정서적 파문을 일으키며 감정이입에 성공하고 있다. 가을의 고독하고 쓸쓸한 여인의 내면을 바이브레이션으로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류원정은 이 노래로 다시 한번 감정을 소리로 표현하는 마술사의 경지를 보여 주었다.
이번 무대는 이미자의 트롯풍에서 최양숙의 가곡풍 노래까지 다양한 양식을 소화해 내는 전천후(全天候) 가객(歌客), 류원정을 만나보는 귀중한 자리였다.
*제가 어딜 다녀 오느라 뒤늦게 올리게 되어
죄송합니다.양해 부탁드립니다
첫댓글 박인희 가수의 노래도 원곡느낌을 잘 전달하더군요
소위 딴따라 느낌이 들지않아서 rts가수님노래를 좋아합니다 최고입니다!
류원정님의 노래를 들어보면 어딘가 모르게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항상 가졌는데 음악성 평을 보니 어느정도 이해가 됩니다
공감합니다
좋은 평가 ,멋진평을 해주셨네요~~
전문가 분위기가 납니다
깊은 감성으로 평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많이 응원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