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화창한 월요일 아침, 나는 바보 같은
나의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그래서?"
"학교에 가자구!"
이미 적당히 알고 계신 분도 있겠지만,
꽃미남 하나 보자고 고등학교를 옮기는 바보 같은
나의 친구 나의 희생양인 소미가 내 눈앞에서 떠들고 있었다.
"눈 앞에 있어 굳이 갈 필욘 없어."
"그렇지 이제 들어갈 일만 남은 거지."
"왠지… 불길해."
정말이지 이번일은 내키지가 않았다. 물론 소미의 부탁임으로
가기는 하겠으나, 정말이지 내키지가 않았다.
버릇 처럼 엄지 손톰을 탁탁 뜯고 있었는데,
소미가 그걸 보고 얼른 나의 손을 입에서 떼게 하였다.
"그거 하지 말랬지!"
"내가 내 엄마냐?"
"엄만 아니지만 널 말려야 한다면 엄마 할께!"
"미쳤어."
"안 미쳤네~ 자 그럼 들어 가자."
"후… 안갈수는 없겠지."
사소한 말다툼으로 끝내려고 했더니 그럴수는 없는 모양이다.
교복까지 맞추어 입고 적당한 돈까지 냈을테니.
이미 전학서류가 도착했을 이 거대한 학교를 보니 실로 한숨이 나왔다.
' 동문 고등학교.'
문패가 떡하니 자리 잡은 위압감을 풍기는 이 학교는 정말이지
오묘한 느낌을 풍겼다.
근방의 문제아나 적당히 미래가 어두운 사람들을 대려다
집단 수용을 하기에는 너무나 정상적이고,
정상 적이다 못해 거대해 어느 명문고가 아닌가 라는 의문까지 들게 할정도로
말끔한 걷모습은 충분히 위압감을 가지게 했다.
"소미야, 꼭 가야하지?"
"무슨소리야? 이미 가고 있잖아?"
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나의 상상속 나래를 펼칠
동안에 소미는 이미 운동장 한곳을 가로 질러서
학교인지 알지 못할 거대한 건물로 들어갔고,
정말이지 거대한 나의 친구의 손 힘에 나는 끌려 갈수 밖에는 없었다.
정말 보신탕을 많이 먹었나 보네.
하얀색의 보기 좋게 은은한 분위기를 풍기는 전체 건물은
운동장에 은행나무나 이름 모를 같가지의 식물들이 심어 있었고,
정말이지 노는 아이들의 학교라곤 하나도 알수 없을
그런 곳이었다.
그리고 그런 학교를 가로질러 눈이 아플새도 없이 끌려온 교무실은
말만 교무실이지 물론, 열심히 일하는 선생들이 많이 보였지만,
책상과 일하는 사람들만 없다면 근사한 서무실 같은 분위기였다.
"후… 해야겠지."
소미에게 끌려간 책상은 어떤 여선생이 서류를 보며
인상을 찌뿌리고 있었다.
꾀 이쁘장한 얼굴에 도도한 입술까지 꾀나 인기가 많을법한 얼굴이었기에,
성격도 그에 해당해 공주병일거라고 생각한 나는 의외였다고 밖에는
말할수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그 선생이 나를 쳐다 보며 처음 한 말이…
"오, 꾀 이쁘장한데? 우리 반에 온걸 환영해."
였기 때문이다.
순간 내 귀를 의심했지만, 별 상관은 없었다.
소미는 옆에서 뭐가 그리 좋은지 계속 웃어 대기만 했다.
아픈건가? 정말이지 병원에 한번 데려다 주어야 겠다.
끝도 없이 올라간 계단 끝에는 2-13 이라고 적힌 하얀색 푯말이 꼿혀 있었다.
가는 동안 쉴세 없이 조잘거린 소미 덕분에
호쾌한 그 선생의 이름이 '윤 유정' 라는 것과 나이가 꾀 젊은 21 이었다는 것이었다.
"그럼 우리랑 3살 차이에요?!"
"그런 셈이지, 아 다 늙어서 이 계단을 매일 오르는건 곤욕이야."
"후후, 교직원 엘리베이터는요? 선생님 들의 특권이잖아요?"
"애들손에 박살난지 오래란다, 후 요즘 애들이란…"
그여자의 말 맏다나 요즘 애들이 문제아라는건 사실이지만,
인정하는 그 태도가 뻔할 뻔자라 첫 인상에 어긋나 기분이
조금 오묘하게 짜증이 낫다.
하지만, 여자의 다음말은 예상을 초월한 말이었다.
"참 스릴 넘치게 살지 않니? 후후 나도 옛날에 그렇게 살걸 그랬어."
"에이, 지금도 충분히 젊으신데요?"
소미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그들이 대화하는 시간은 문 앞에서
계속이어졋고, 이제 그만 들어가야 겠다는 생각에
그들의 말을 끊어야 겠다고 생각한 나는
뒤를 돌아본 순간 선생님과 소미 뒤에 짜증난 듯한 얼굴의 남자하나가 서
있는 것을 보고 뒤로 주춤했다.
실은 남자 하나를 보고 뒤로 주춤할 정도의 소심한 성격은 아님에도,
그 남자는 왠지 모를 위압감이 풍겨 멀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이 생각은 미래에 맞아 떨어졌고, 지금의 내가 그 녀석을
멀리 하려는것은 상당히 잘한 행동 이었다.
아마도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은 '살고 싶다' 는 나의 본능이 준 생각이겠지.
"어머, 성훈아?"
"성훈…?"
조심스럽게 말을 따라하는 나를 내리 깔듯 쳐다보는
녀석의 시선을 느꼈다. 하지만, 녀석은 개이치 않고,
자신의 말을 이어 같다.
"비켜주시겠습니까? 들어가고 싶어서요."
살짝 찡그린 미간이 눈에 서릴정도로 잘생긴 남자였다.
염색 한번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검은 머리칼이 부드럽게
일렁이고, 흰 피부에 새까만 눈동자가 눈에 시릴정도로 잘 어울리는
그 남자는 남자 치고는 매우 붉은 얄팍한 입술을 벌이며 말했다.
노는애 치곤 꾀나 겸손한 그 말투에 의외였지만,
전혀 상관없는 사람의 일까지 볼 정도의 친절하고 관심 많은
사람이 아니었기에 나는 그냥 입을 다물고 있었다.
소미는 경계어린 눈으로 아니 우수에찬 눈으로 그 남자에가 들어가는
뒷모습을 계속 쳐다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애가 교실문을 닫아버리고 사라졌을때 내게 말했다,
"널 지켜줄 놈이야, 어때 괜찮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