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조지아 역대 왕국의 수도이기도 했던 쿠타이시에 있는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 겔라티 수도원은 프레스코화가 빈틈없이 가장 많이 그려진 교회내부의 모습을 본다. 데이빗 4세에 의해 설립된 중세 수도원으로 겔라티 수도원은 중세 교육기관으로 강의실과 자료실 등으로 사용한 종합형태이며 성벽을 만들 정도로 큰 수도원이다.
현재는 외관 등 복원 공사 중에 있다. 마당 건너 옆쪽에 설립자인 데이빗 4세의 무덤이 있으며 그의 묘석은 반들반들하게 윤이 난다.
그의 유언에 따라 시신을 돌 아래에 묻고 조지아 국민들이 밟고 지나면서 그를 추모토록 하였으나 지금은 돌이 너무 마모 돼서 밟지 못하도록 막아 놓았고 그의 초상화도 걸려있다.
그 옆에는 페르시아 전승을 기념하기 위해 뜯어 왔다는 고철 문짝이 서 있다.
*겔라티 수도원
*겔라티수도원 내부의 프레스코화
바그라틱 대성당으로 이십분 걸려서 간다. 쿠타이시 우키메리오니 언덕 위에 자리한 바그라티 대성당은 11세기 초 바그라틱 3세에 설립된 걸작으로 알려진 교회로 터키군에 의해 파괴된 부분은 있었지만 상당한 부분의 원형이 유지되어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문화유산으로 지정 되었다가 사카쉬빌리 대통령 때 복원공사 진행 중 옛날방식의 복원을 하지 않고, 1692년 오스만 터키군에 의해 파괴된 구리로 된 돔 지붕과 천정을 손쉬운 스테인레스 스틸로 마무리하는 등 유리를 유난히 좋아했다는 사카쉬빌리 대통령은 세계문화유산의 지정된 것을 취소시키게 만든 장본인뿐만 아니라 문화재 파괴자라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여행출발하기 전 사진으로 봤던 내가 좋아하는 옥색지붕과 외관의 아름다움에 큰 기대를 했던 성당인데 가이드의 설명에 나도 덩달아 사카쉬빌리 대통령이 잘못하였다는 생각이 든다. 문화유산 보존하는 일의 선택의 중요함을 통감하며 아쉬움 가득 머문다.
이 곳에서 아기의 세례식이 있다. 우리는 그 중 밖으로 나온 아기에게 축복를 전하며 일행들은 서로 돌아가며 안아보고 사진도 찍고 잠시 잊고 있던 어머니, 할머니로 돌아가는 행복한 시간을 가진다.
*바그라틱 대성당
*성당의 내부
*세례받은 아기
쿠타이시로 이동하여 시장구경과 각자 알아서 저녁식사 하는 시간이다.
시내 분수광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재래시장으로 가는길에 광장 앞 첫 번째 가로수로 무궁화나무가 꽃을 피우고, 우리를 주인이라 반가운 듯이 활짝핀 큰 웃음으로 반겨준다.
우리 태극기를 보는 양 반갑기 그지없다. 무궁화 종은 꽃모양이 크게 보여 진다.
반가움에 더 크게 느껴서 그럴까 싶기도 하지만 외국에서 우리나라를 생가하게 하는 것은 모두가 우월하고 훌륭하게 보인다.
발길을 옮겨 재래시장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 초 머리에 케익이 달달한 쨈이 철철 넘치는 모양으로 진열대에 놓여있다. 아득히 보이는 상가의 매대들이 있고, 그곳에서도 체리를 먹어보라며 나누어 주며 호객행위를 한다. 살 것도 아니기에 받기가 미안하여 돌아서서 가는데 누군가 받아 나에게도 체리 3알을 건네준다. 정말 싼 체리를 실컷 먹자고 하기는 했는데 지금 막 시작한 시장구경에 이 체리를 사서 짐으로 가지고 다니는 것이 아니다 싶어 그냥 돌아서서 간다. 동행한 선배가 여행지의 원앙을 모으고 있다며 가장 구석에 있는 우리의 철물점 같은 곳을 찾아가 작고 예쁜 원항하나를 고르고 주인아주머니와 소통의 몸짓으로 구매한 원앙을 들고 사진도 찍고, 시장을 돌아보며 가는 걸음에 점심 요기 거리로 막 구워 나온 이곳 상인들이 먹는 빵을 구입하고, 우린 그 맛에 행운을 잡은 양 일행을 만나면 그곳으로 모시고 갔다. 그러나 일정양이 전부여서 사가지고 와서 함께 맛보이고 싶었던 생각은 오산이 되고 다시 시장스캔을 시작한다. 더운 날씨에 돌아다니느라 목도 타는데 맥주집이다. 그곳의 생맥주 값은 물값 보다 싸다. 오히려 짜이라는 차 값이 더 비싸고 음료수 병 값이 제일 비싼 가격이다. 주인아저씨와 따님의 친절함과 지나는 이방인들의 자리를 양보해주시는 배려와 또 다른 관광객과의 공유하는 여유까지 그곳에서 우리는 한참의 시간을 보낸다. 다음 상가에는 치즈가 가득하다. 우리네 어머니의 모습, 내가 보지 못하는 내 모습일 것도 같다. 그곳에서 조지아 아주머니들의 인심과 넉넉함 그리고 나눔의 정을 만끽했다. 치즈를 시식하고 지나는데 한 상인이 우리일행 한분에게 포도주를 한잔 권하고 생신인 한분이 계신 듯 이곳에서도 케익을 나누며 축하를 하나 보다. 한 사람 한사람을 다 불러 잔을 채워 주기에 우리는 모두가 잔을 받아 축하를 나누고 잔이 비며 또 따라주며 가까운 이웃과 잔치를 벌이듯 시장 속에서 축제 같은 파티를 한다. 이곳의 인심과 사랑이 느껴지는 시간이다. 멋진 사람들이다. 나도 어느 이방인들에게 저렇게 순수한 마음으로 어울릴 수 있는 열린 마음의 주인이고 싶다. 시장구경을 마치고 화장실을 위해 맥도날드에 가게로 간다. 여행길 이곳 조지아에선 화장실이 깨끗하고 자유로운 곳은 역시 맥도날드 인듯하다. 이제 스바네티 지역의 중심도시 메스티아로 가야한다. 산골 험한 골짜기를 지나며 한나절을 버스에 몸을 맡기고 간다.
* 조지아 케익
* 원앙구입
* 시장의 모습
* 조지아의 와인과 인심
* 생맥주 가게
*쿠타이시 광장
*무궁화꽃
* 조지아 뿌리(puri)구우신 아주머니
메스티아로 가는 길은 첩첩산중에 길을 낸 비포장 도로이고, 차창밖은 절벽으로 저 멀리 아래엔 흐쁘연 빙하수가 용트림하며 흐르는 계곡 언덕의 산 허리을 달려 간다. 초원은 아름답기도 하고, 산골이 깊기도 하다.
*차창밖의 풍경
메스티아 이다. 조지아하면 그림에서나 영상으로 보았던 성삼위일체 성당 다음으로 많이 본 전망탑이 있는 스바네티 지역에서도 중심마을인 메스티아에 온 것이다. 짐을 놓고 씻기 보다는 짐만 숙소에 넣어 놓고 해 걸음에 불이 나게 마을로 향한다. 욕심에는 설산을 더 많이 보기위해 높은 곳을 향하여 무작정 올라가는데 더 부지런한 리더와 예쁜 그녀 두 분을 각각 만나게 된다. 리더의 안내로 우리는 코시키(전망탑)을 오르기로 하지만 많은 탑 중에 어느 탑이 올라 갈 수 있는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러시아어가 조금 통용되는 어른들과 예쁜 그녀가 대화가 되니 한 전망 탑을 안내해 준다. 와우 입장료 일인당 우리 돈으로 약 이천원 정도씩 주고 4명은 오른다. 전망 탑으로 오르는 나무계단은 그리 튼튼해 보이지도 않을 뿐더러 정말 직선에 가까운 형태로 놓여있다. 오르면 또 사다리이고 다리는 후들거리고 포기해야 하나 싶은 심정이 가득한데 그래도 앞서간 동행이 있어 용기를 내어 오른다.
이 시원한 바람과 확 트인 시야는 높은 곳에 다름을 순간 느끼게 된다. 강원도 너와 지붕보다 조금 더 평평한 낙은 나무판자 지붕위로 두 발을 올려놓았지만 금방이라도 미끄러져 내려갈 것 같은 좁은 공간에 우리 4명은 무서움을 내보이기 전에 눈으로 들어오는 풍광에 감탄을 자아낸다. 이 아름다운 메스티아 마을에 코카서스 산맥이 빙 둘러쳐서 보호 받고 있는 기분이다. 조지아 오지 중 오지의 산골에 깊은 산골짜기인 이곳에 적의 침입도 쉽지 않겠다는 생각인데 1,000년 전에 지은 대외 방어용 탑형 주택으로 전쟁이 나면 바깥의 사다리를 치워서 외부의 적의 침입을 막았고, 아래층은 가축들의 거주공간으로 1층은 사람들의 거주 공간으로 하였으며 꼭대기 층의 창문은 적에게 총을 쏘는 곳으로 전망탑은 적을 살피기 위한 것 이였다 하는 것이 조금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런 망루용 이었다면 이렇게 집집마다 세워야 했을까? 다른 곳처럼 망루는 적당한 간격이어도 되었을 싶은데 이곳 메스티아에는 거의 집집마다 설치되어 있다. 아직도 코시키에 대해 우리끼리도 갑론을박 많은 이견을 토로하는 중이다. 용도는 어찌 되었든 참 아름다운 풍경이다. 올라오기는 왔는데 다시 사다리로 내려 갈 길이 여간 걱정이 아니다. 한발 한발 사다리가 부서질까 내발이 떨어질까를 마음조이며 버둥대던 다리는 바닥에 놓이고, 올라갔으니 내려올 수 있구나 안도의 숨을 내쉬는데 단체관광객 젊은 남자 20여명이 우루루 입장을 한다. 큰일이다 싶다. 저 꼭대기에 우리의 일행 한분이 계신데 저 사람들이 인원제한 없이 마구 올라가기라도 하면 큰 일이 생길 것만 같다. 다행이 그 사이 일행은 내려오고 우리는 발길을 옮긴다. 저녁에는 망루에 빛을 쏘아 더 멋진 야경을 전해주었다.
일행들이 쉬는 시간 발품 팔아 한 가운데를 더 볼 수 있었다는 생각에 보너스 같은 기분이다. 저녁식사시간 약속 늦으면 일행들에게 민폐가 될까 뛰기를 반복하며 서둘러 내려온다.
우리가 묵는 스바네티호텔에서 바라다보는 망루와 쉬카라 설산의 모습도 장관을 이룬다. 1,400m높이의 메스티아 주변이 알프스를 옮겨 놓은 듯 한 풍경 때문에 다녀간 이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지만 스키장과 리조트가 개발되고 있다하니 지금 온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과 이 아름다움이 파괴 될 것 같아 안타까움이 밀려온다.
*메스티아의 전망탑(코시키)
*전망탑 지붕위에서 바라본는 마을과 설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