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안인 줄 알고 하룻밤 참았는데.." 70대 한쪽 눈을 앗아간 '이 병'
정답은 '눈 중풍'이라 불리는 망막혈관폐쇄입니다.
통증 없이 한쪽 눈이 갑자기 흐려지거나 가려진다면 망막 혈관이 막혔을 수 있고,
특히 망막동맥폐쇄는 뇌졸중처럼 몇 시간 안에 치료해야 시력을 지킬 가능성이 커집니다.
혈압·혈당 관리와 정기 안저 검사로 미리 막을 수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한쪽 눈이 커튼을 친 것처럼 뿌옇게 보이는데 아프지는 않습니다.
많은 어르신이 '노안이 심해졌나' 하고 하루 이틀 지켜보지만,
이것은 망막 혈관이 막히는 망막혈관폐쇄, 흔히 말하는 '눈 중풍'일 수 있습니다.
특히 망막에 피를 공급하는 동맥이 막히는 망막동맥폐쇄는 뇌졸중과 같은 응급 상황입니다.
미국심장협회는 2021년 이를 뇌졸중의 한 형태로 보고 뇌졸중 센터에서 바로 평가하라고 권했습니다.
망막 신경은 혈류가 끊기면 몇 시간 안에 회복이 어려운 손상을 입습니다.
그래서 증상이 생긴 지 4시간 반 안에 병원에 도착하는 것이 시력을 지킬 가능성을 높이는 열쇠입니다.
눈에도 중풍이 옵니다
망막은 눈 안쪽에서 빛을 받아들이는 얇은 신경막입니다.
이곳에 피를 보내는 동맥과 피를 빼내는 정맥이 있는데, 어느 쪽이 막히느냐에 따라 증상과 응급도가 다릅니다.
동맥이 막히면 산소 공급이 끊겨 갑자기 심한 시력 저하가 옵니다.
정맥이 막히면 피가 빠져나가지 못해 망막이 붓고 출혈이 생기며, 시력이 서서히 또는 갑자기 떨어집니다.
망막정맥폐쇄가 망막동맥폐쇄보다 훨씬 흔하며, 대개 한쪽 눈에만 생깁니다.
두 경우 모두 통증이 없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아프지 않으니 괜찮겠지 하고 진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서 망막혈관폐쇄 환자는 해마다 늘어 6만 명을 넘었고,
그 가운데 절반 이상이 50대 이상이었습니다.
이런 증상이면 의심하세요
가장 흔한 증상은 한쪽 눈이 갑자기 흐려지거나 시야 일부가 검게 가려지는 것입니다.
위쪽이나 아래쪽 절반이 커튼처럼 가려지는 느낌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몇 분 동안 한쪽 눈이 안 보이다가 다시 돌아오는 일과성 흑암시도 중요한 경고입니다.
경동맥에서 떨어진 작은 혈전이 잠시 망막 혈관을 막았다 풀린 것일 수 있습니다.
이런 경고 증상이 있었던 사람은 이후 진짜 망막동맥폐쇄나 뇌졸중이 생길 위험이 높습니다.
증상이 사라졌더라도 그날 안에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한쪽 눈을 가리고 다른 눈으로만 볼 때 차이가 확연하다면 의심해야 합니다.
평소 두 눈으로 보기 때문에 한쪽 눈의 이상을 늦게 알아채는 경우가 많습니다.
망막동맥폐쇄 대처 순서
망막동맥폐쇄는 동네 안과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뇌졸중 치료가 가능한 종합병원 응급실로 바로 가는 것이 시간을 아끼는 방법입니다.
증상이 시작된 시각은 치료 방법을 정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자고 일어나 발견했다면 마지막으로 정상이었던 시각을 기억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병원에서는 망막 검사와 함께 뇌 MRI, 경동맥 초음파, 심전도 검사를 합니다.
눈의 혈관을 막은 혈전이 어디서 왔는지 찾아야 다음 뇌졸중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구에서는 망막동맥폐쇄 이후 몇 주 안에 뇌졸중이 생기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눈 치료만큼 원인 검사가 중요합니다.
왜 혈관이 막힐까
망막혈관폐쇄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은 고혈압입니다.
망막동맥폐쇄 환자의 약 70%가 고혈압을, 약 25%가 당뇨병을 앓고 있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고지혈증과 흡연도 혈관을 좁고 딱딱하게 만들어 위험을 높입니다.
경동맥에 동맥경화반이 있는 사람은 여기서 떨어진 조각이 망막 동맥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심방세동 같은 부정맥이 있으면 심장 안에 생긴 혈전이 눈으로 날아갈 수 있습니다.
녹내장이 있는 사람은 망막 정맥이 막힐 위험이 더 큽니다.
추운 날씨에는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올라 위험이 커집니다.
겨울 새벽에 갑자기 찬 공기를 맞는 습관은 뇌혈관과 눈 혈관 모두에 부담을 줍니다.
병원에서 하는 치료
망막동맥폐쇄는 막힌 혈전을 녹이거나 밀어내 혈류를 되살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정해진 시간 안에 도착하면 혈전용해제를 고려하는 병원도 늘고 있습니다.
안압을 낮추는 약이나 눈을 마사지해 혈전을 망막 바깥쪽으로 밀어내는 방법을 쓰기도 합니다.
다만 효과가 확실히 입증된 치료는 아직 많지 않아 빠른 도착이 가장 중요합니다.
망막정맥폐쇄는 부어오른 황반을 가라앉히는 눈 속 주사 치료가 효과적입니다.
몇 달에 걸쳐 여러 번 주사를 맞으며 시력을 회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막힌 부위가 넓으면 비정상 혈관이 자라 출혈이나 녹내장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레이저 치료를 하기도 하며, 꾸준한 추적 검사가 필요합니다.
다른 쪽 눈과 뇌를 지키는 법
한쪽 눈에 망막혈관폐쇄가 생겼던 사람은 반대쪽 눈이나 뇌혈관에도 같은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원인 질환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다음 사건을 막는 핵심입니다.
혈압은 의사가 정한 목표치 안에서 유지하고, 당뇨병이 있다면 당화혈색소를 꾸준히 관리합니다.
고지혈증 약을 처방받았다면 임의로 끊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심방세동이 확인되면 항응고제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경동맥 협착이 심하다면 시술이나 수술로 뇌졸중을 예방하기도 합니다.
담배는 혈관을 좁히고 혈전을 잘 생기게 하므로 반드시 끊어야 합니다.
금연은 눈과 뇌, 심장 혈관을 동시에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정기 검진으로 미리 살피기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있는 50대 이상은 증상이 없어도 1년에 한 번 안저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망막 혈관 상태는 온몸 혈관 건강을 보여 주는 거울이기도 합니다.
안저 사진에서 혈관이 좁아지거나 작은 출혈이 보이면 혈압과 혈당 관리가 부족하다는 신호입니다.
이런 결과는 내과 치료 계획을 조정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집에서는 가끔 한쪽 눈씩 가리고 달력이나 문틀을 보며 두 눈의 차이를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선이 휘어 보이거나 한쪽이 흐리다면 진료를 받습니다.
노안은 가까운 글씨가 흐려지는 것이지 한쪽 눈 시야가 갑자기 가려지는 것이 아닙니다.
갑자기, 한쪽만, 통증 없이라는 세 가지가 겹치면 노안이 아니라 응급 상황으로 봐야 합니다.
가족이 알아 둘 것
어르신은 시력 이상을 말하지 않고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갑자기 한쪽 물건에 자주 부딪히거나 신문을 한쪽 눈으로만 보려 한다면 눈 이상을 의심해 볼 만합니다.
부모님이 혈압약을 드신다면 약을 제대로 챙기는지, 가정 혈압이 잘 조절되는지 함께 살펴 주세요.
혈압 관리가 눈 중풍 예방의 출발점입니다.
눈 증상과 함께 말이 어눌하거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진다면 뇌졸중이 함께 온 것일 수 있습니다.
이때는 고민하지 말고 119에 바로 연락해야 합니다.
응급실에 갈 때는 복용 중인 약 목록과 평소 혈압 기록을 챙기면 진료에 도움이 됩니다.
휴대폰에 약 이름을 사진으로 찍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주의가 필요한 경우
한쪽 눈이 갑자기 안 보이면서 관자놀이 두통, 씹을 때 턱 통증, 미열이 함께 있다면 거대세포동맥염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반대쪽 눈까지 실명할 수 있어 즉시 응급 치료가 필요합니다.
번쩍이는 빛과 함께 날파리 같은 것이 갑자기 많이 보인다면 망막박리일 수 있습니다.
원인은 다르지만 역시 빠른 안과 진료가 필요한 응급 상황입니다.
한 줄로 정리하면
한쪽 눈이 갑자기, 통증 없이 흐려지거나 가려진다면 노안이 아니라 눈 중풍을 의심해야 합니다.
몇 시간 안에 큰 병원 응급실로 가는 것이 시력을 지키고 뒤따를 뇌졸중까지 막는 길입니다.
첫댓글 망막에 피를 공급하는 동맥이 막히는 망막동맥폐쇄는 뇌졸중과 같은 응급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