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하고 예민한 초6 여아
Q 안녕하세요. 초6 여아 엄마입니다.
딸아이가 성격은 외향적인 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굉장히 소심하면서 예민한 스타일 같습니다.
제가 오늘 상담을 요청하고자 하는 문제는 아이가 학교에서 같은 반 여자친구 때문에 학교에 가기 싫어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작은 시골 학교다 보니 전학을 와서 4학년부터 지금까지 줄곧 같은 반인데 그 아이도 유독 제 딸이 하는 행동 하나하나에 참견이고 태클이더군요. 딸아이한테는 세상에는 여러 가지의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많고 모두 다르니 ‘이런 아이도 있구나’하고 무시하고 넘어가라고 하는데, 그 아이가 참견하고 뭐라고 할 때마다 무시도 안 되고 기분이 하루 종일 나쁘고 다른 상황으로 넘어가지 못하더라고요. 더 이상 못 참겠다고 내가 백에서 구십을 참는데 언제까지 참느냐고, 맨날 참으니까 자기를 바보로 안다고 한 번 더 그러면 때려줄 거라고 말합니다. 제가 보기엔 그 아이도 유독 참견하고 언행이 거칠긴 하지만 제 딸도 너무 그 아이한테 꽂힌 게 아닌가 싶거든요.
게다가 학원에서 남자 동생 둘이 자기를 놀리고 뭐라고 한다며 기분이 가라앉아서 돌아와서 속상하다고 하는데 세상을 혼자 살 수도 없고 앞으로 더 많은 사람도 만날 텐데 좋은 사람만 있는 것도 아닌데 이런 상황이 생길 때마다 지금처럼 스트레스받고 기분이 완전히 다운되고 생활이 어려우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상담드려봅니다.
너무 하나하나 다 신경 쓰는 거 같아 예민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저는 부모로서 이럴 땐 어떻게 대해주면 좋을까요? 제가 이해시켜 보려 얘기하면 자기편 안 들고 맨날 참으라고 한다고 서운해합니다. 정말 어렵습니다. 이러다 중학교에 가면 더 힘들어지진 않을까 걱정도 되고요.
도와주세요.
A 친구 때문에 속상해하는 딸을 보며 어머니께서도 아주 답답하고 속상하시겠어요. 하지만, 실제로 따님과 친구가 어떤 문제로 어떻게 갈등을 겪고 있는지는 글로만 봐서는 정확히 알 수 없는 점 이해부탁드립니다.
원인이 무엇이건, 방법이 어떠하든지 간에 따님이 친구 때문에 속상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확실한 듯합니다. 이것을 주관적 사실이라고 하는데요. 객관적으로 분석했을 때 설사 따님이 잘못해서 친구와 갈등적인 관계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따님이 주관적으로 경험한 일에 대해 일컫는 말입니다. 따님이 어머니가 자신의 편을 들지 않는다고 느낀다면 더욱 화가 나겠지요. 어머니는 따님의 편을 들어주시는 것이 좋은데 편을 들어준다는 것이 무조건 따님이 잘했다고 인식시키는 것이 아니라 따님이 느낀 감정에 대해 충분히 공감해 주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중요한 것은 따님이 경험한 주관적 사실에 대해 따님은 인정받고 공감을 받고 싶을 텐데요. 우선은 친구 관계에서 경험한 따님의 욕구와 감정을 충분히 수용하고 인정해 주셔야 합니다. 설사 어머니가 판단하시기에 따님이 잘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건 나중으로 미루고 따님이 느꼈던 화, 답답함, 스트레스에 대한 감정을 스스로 표현할 수 있도록 들어주시는 것입니다. 수용과 공감이 충분히 경험되고 나면 감정적인 뇌의 활성화가 감소하고 이성적인 뇌가 활성화되기 시작하는데요. 이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상황에 대해 말하게 합니다. 그 상황에서 따님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었고 기대했던 것은 무엇인지, 기대가 좌절되어 어떤 마음이었는지 등에 대해 들어보셔야 하겠습니다. 또한 따님이 했던 행동으로 인해 어떤 영향이 있었는지 만약 지금 수정한다면 어떻게 바꿀 수 있겠는지도 물어보시면서 따님이 한 발짝 떨어져서 다시 스스로 생각해 보게 하셔야겠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어머니께서는 답답한 부분이 있고 해결책이 눈에 보이더라도 먼저 해결책을 제시하시지 말고 따님이 말하는 내용 속에 들어있는 욕구나 감정을 반복해서 읽어주면서 계속 따라가 주시는 것입니다. 이렇게 충분히 어머님의 질문으로 따님이 그 상황에 대해 재구조화했다면 다음으로는 따님이 생각한 방법을 정리하여 따님의 말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게 하고 그 말을 따님이 직접 할 수 있게끔 시연하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되겠습니다.
이 과정을 잘 정리하여 따님과의 관계에서 시도하여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관계가 힘든 예민한 우리 아이,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요?
1. 부모가 아이의 기질을 이해하고 수용하기
예민한 아이를 둔 부모로서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아이가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남들이 보기엔 아이가 매우 유별나 보이고 친구와 어울리기 힘들어 보이는 행동을 자주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억지로 아이의 성향을 바꾸려 하면 아이는 위축됩니다. 아이의 예민함을 부정적인 방향으로만 평가하고 이를 고치려 하는 부모의 행동은 아이의 자존감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성격 발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부모는 아이의 기질을 수용하고, 아이 또한 자신의 예민함을 받아들이고 잘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2. 안전기지 제공하기
기질적으로 예민한 아이들은 원할 때 언제든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안전기지’가 있는 것이 일상생활에서 적절히 기능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인입니다. 예민한 아이는 감정을 비롯한 여러 가지 요인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기 전까지는 에너지 소모가 크기 때문에 쉽게 마음이 불안정해지고 피곤해집니다. 때문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시기에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존재나 상황이 중요해집니다.
3. 사회성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적 기술과 감정 조절 능력 습득하기
예민한 기질을 지닌 아이들은 타인의 감정과 시선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타인에 대한 경계와 두려움이 많고 적응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향성은 사회성 발달을 방해합니다. 어린이집, 유치원, 또는 학교에서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면, 예민성을 조절하며 자신의 의견과 감정을 사회적으로 적절히 표현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사회성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집단 사회성 프로그램은 타인의 비난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며, 배운 사회적 기술을 활용해볼 수 있는 연습장과 같은 기능을 합니다. 또래 친구들과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사회적 기술과 자기조절 기술을 배우고, 관계를 맺고 유지해 보는 것이 사회성 발달을 도모하는데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사회성 발달을 위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향숙 소장님 인터뷰 및 칼럼] >> 한 가지 물건에 집착/교우 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학생
[상담 후기] >> 개별 및 사회성 치료 초등 저학년 후기
[온라인 상담하러 가기]
[이향숙 소장님]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 아동복지학과 박사 (아동심리치료전공)
상담 경력 25년, 대학교수 및 외래교수 경력 30년
현) KG 패스원사이버대학교, 서울사이버평생교육원 외래교수
KBS, MBC, SBS, EBS, JTBC,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청와대신문 등 아동청소년가족상담 자문
자격) 미국 Certified Theraplay Therapist (The Theraplay Institute)
심리치료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1급 (한국상담학회)
부부가족상담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1급 (한국상담학회)
사티어 부부가족 상담전문가 1급 (한국사티어변형체계치료학회 공인)
청소년상담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한국청소년상담학회 공인)
재활심리치료사 1급 (한국재활심리학회 공인)
사티어의 의사소통훈련 프로그램 강사/ 사티어 부모역할훈련 프로그램 강사
MBTI 일반강사/ 중등2급 정교사/ Montessori 교사/ 유치원 정교사/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등
인터뷰) 이향숙 박사 “아이 사회성 교육의 중요성”
https://tv.naver.com/v/15458031
저서) 초등 사회성 수업 , 이향숙 외 공저. 메이트북스 (2020)
>> 언제까지 아이에게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라는 뜬구름 잡기식의 잔소리만 할 것인가?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줄 수 있는 답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사회성에 대해 20여 년간 상담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이의 사회성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온 이향숙 박사의 오랜경험과 노하우가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 소개 中)
*참고문헌
김소영, & 홍세희. (2015). 영유아의 정서성 기질의 시간에 따른 변화 추정과 이에 대한 영향요인 검증. 유아교육연구, 35(4), 301-317.
김효정. (2020). ‘너무 예민해서’ 힘들고 우울한 사람에게 꼭 필요한 조언: 전홍진 교수 인터뷰. BBC News Korea.
Benham, G. (2006). The highly sensitive person: Stress and physical symptom reports. Personality and individual differences, 40(7), 1433-1440.
*사진첨부: pixabay
*작성 및 옮긴이: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김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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