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틀 가완디(김미화 옮김), 『나는 고백한다, 현대의학을』(도서출판소소, 2003)을 읽고 다음 물음에 대답하시오.
1. ‘M&M콘퍼런스’는 무엇인가(무엇의 약자인가)?
‘Morbidity and Mortality Conference’의 약자로 유병 및 사망사례 회의입니다. 의료소송에서는 의사의 의료 과실을 죄악시함으로써 의사들이 과실을 인정하고 공공연하게 논의하지 못하게 합니다. 그러한 사법 시스템은 환자와 의사를 적대시키고, 서로 몰아붙여서 서로를 심하게 왜곡시킵니다. 하지만 의사들이 자신의 실수에 대해, 비록 환자들에게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의사들끼리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이 있는데, 그곳이 바로 M&M콘퍼런스입니다.
2. 행크 굿맨(정형외과 의사)의 사례를 요약할 것.
행크 굿맨은 어느 날 우연히 공부를 하다가 밑도 끝도 없이 의사가 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는 헌신적인 의대생이 되어 훌륭한 메디컬스쿨에 진학했고 졸업 후 외과 전문의가 되기 위한 과정을 밟았습니다. 공군의 일반 군의관으로 병역의무를 마친 뒤 미국에서 손꼽히는 정형외과 레지던트가 되었습니다. 그는 날마다 녹초가 되는 일과 속에서도 깊은 만족감을 느꼈고 솜씨도 좋았습니다. 사람들이 정형외과 적인 병으로 아파하면 그는 헌신적으로 그들을 치료했습니다, 그리고 수련을 끝마친 뒤 다시 그의 고향으로 돌아왔고 나이가 들어 솜씨는 녹슬고 성미만 고약해진 정형외과의 셋만 있던 그곳에서 친절하고 훨씬 현대적이고 신식인데다 누구한테든지 거절하는 법이 없는 정형외과 의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뒤 15년간 행크 굿맨은 저명한 정형외과의사로 이름을 알립니다. 그러나 1990년 무렵 언젠가부터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많은 기술과 경험이 있었지만, 올바르지 못한 진단과 치료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무릎에 자꾸 물이차고 부어오르는 증상 때문에 왔던 D부인에게 수술을 권했으나, 일주일 뒤 증상이 더 심각해져 찾아온 부인을 그냥 돌려보내었고 또 다시 일주일 뒤 병원에 온 부인의 상태는 돌이킬 수 없는 정도가 되어버렸습니다. 또한 부러진 발목에 제사이즈가 아닌 스크류를 끼워 놓고는 못이 너무 깊이 들어간 것을 알아채지 못했고, 환자가 고통을 호소했지만 굿맨은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팔꿈치 부러진 곳에도 맞지 않는 스크류를 삽입한 적이 있습니다. 또 다른 사례로는 고관절 골절로 찾아온 노인환자였습니다. 핀만 몇 개 꽂아서 고정시켜 주면 될 것 같이 보였지만 막상 수술실에 들어가니 고관절이 제대로 붙지를 않았습니다. 방향을 수정해 고관절 전치환술을 했어야 했지만 이미 격렬한 하루일과를 보낸 뒤인지라 장시간 수술을 할 것을 생각하니 참을 수 없었고 결국 핀으로 대충 맞춰놓고 말았습니다. 결과는 나중에 환자의 고관절이 뿔뿔이 흐트러지고 염증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굿맨은 환자가 다시 병원에 찾아올 때 마다 아무이상이 없다고 우겼고, 결국 다른 의사에게 가서 진찰을 받은 환자의 상태는 관절이 거의 해체되어 버린 상태였습니다.
행크 굿맨이 이렇게 되어버린 것은 장기간동안 자신이 감당하기엔 벅찬 담당건수를 치료하기위해 10년이 넘도록 주당 80~100시간 정도로 일했다는 것이 대변해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의 스케줄은 늘 빡빡하게 채워져 있었으며, 그 스케줄을 다 소화해 내려면 효율적인 관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했습니다. 하루에도 장시간의 수술 3개는 기본이었고, 그 이외의 진찰과 서류작업도 해야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술실에서 벌어지는 예기치 못한 상황들은 통제되어야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는 조그만 이상이나 변동도 참을 수 없게 되어 벼렸습니다. 수술 중 어떤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할 일은 해내야 하지만 그는 더 이상 그렇게 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 결과 그는 많은 의료사고를 내게 된 것입니다.
처음에 그의 행동을 동료의사와 그의 주변사람들이 도와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충고와 ‘지독하게 소리죽인 대화’를 하는 그 순간의 행크 굿맨은 그 사실을 인정하고 개선해 나갈려고 하였으나, 실천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M&M 컨퍼런스까지 빠지기 시작하자 의사 내부에서도 더 이상 그를 봐 줄 수 없다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고 그는 결국 해직통보를 받게 되었습니다.
행크 굿맨의 예는 평범한 나쁜 의사라고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예인 것입니다.
3. “의료결정, 누가 할 것인가?” 장, 마지막을 “고마워요.” 하고 끝맺는다. 누가 누구에게 왜 고맙다고 하는가?
30대 남자로 수술 후 사흘쯤 후 패혈증 또는 페렴으로 의심되는 증상을 일으켰습니다다. 그가 치료받는데는 인공호흡기가 필요했지만, 그는 기계가 싫다며 그를 거부 했습니다. 의사의 입장에서 보기에 그는 몰이해와 두려움 때문에 올바르지 못한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었고 결국 K라는 의사가 인공호흡기를 그에게 달았습니다. 24시간후 그의 증세는 호전되었고 인공호흡기의 튜브를 떼는 저자에게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전체줄거리와 소감
매우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다. 근래 읽은 책들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책인것 같습니다.
이 책은 현대 의학을 폄하하거나 필요 이상으로 불신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현대 의학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많은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의사들이 최선의 판단을 내리기 위해 얼마나 고민하고 있는지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 책의 압권은 첫부분과 마지막 부분인것 같습니다.
첫 부분은 레지던트 1년차이던 저자가 처음으로 환자의 쇄골 밑에 3인치의 주사 바늘을 말 그래도 "쑤셔박아" 넣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간단한 세팅부터 실수를 연발하던 저자는 폐를 건들면 어떡하나, 정맥을 찌르면 어떡하나 하는 등의 걱정 속에서 스스로 확신을 가지지 못한 채 한없이 버벅거립니다.
꽤나 실감나는 묘사여서 마치 스릴러물을 읽는 듯 팽팽한 긴장감이 그대로 전달되어 왔습니다.
마지막 부분은 엘리노어라는 여자 환자의 일화였습니다. 엘리노어는 다리에 갑작스런 염증이 생겨 항생제 치료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감염 부위를 절단해야 될지도 모르는 괴사성 질환이 아닐까 하는 의문을 품게 됩니다. 그 이후의 과정은 이 책 전체에서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의학의 불확실성을 생생하게 보여 줍니다.
그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의사들과 환자들이 내리는 판단은 임의적이고 심지어는 우연적으로까지 보입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 의사들은 전문적 지식과 임상 경험에서 오는 직감으로 최선의 판단을 내리기 위해 고심하는 것입니다.
엘리노어의 이야기 역시 한 편의 스릴러를 읽는 듯이 긴박감이 넘쳤고, 과연 이 젊은 여자 환자의 운명이 어떻게 될 것이냐 하는 궁금증으로 손에 땀을 쥐며 읽어 내려갔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느낀 점 중의 하나는 역설적으로 인간의 위대함이었습니다. 환자의 쇄골 밑 정맥에 주사 바늘을 꽂아 넣는 시술에서 몇 번씩이나 버벅거렸던 저자는 자신감을 완전히 상실하고 심한 좌절감에 빠지고 맙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찾아 온 시술을 하게 되었을 때, 상황은 오히려 이전보다 최악이었습니다. 환자는 심한 비만으로 쇄골을 찾는 것부터 쉽지 않았고 1분 이상 누워 있는 것도 힘들어 했습니다. 저자는 선배 레지던트에게 공을 넘기려 했지만 선배는 끝까지 혼자 힘으로 시술을 하도록 했고, 놀랍게도 시술은 성공했습니다.
저자는 "반복하는 연습을 계속 이행할 수 있는 것이야말로 능력이다"라고 말합니다.
또한 온갖 난관 속에서 그 누구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결정을 내려야 하는 의사들을 보면서, 불확실성 앞에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미덕은 바로 용기와 겸손이란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뉴요커 지에 기고했던 글들을 모은 탓으로 단락마다 다소 연결성이 끊어지기는 하지만,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일관된 주제 아래 엮여 있기에 큰 흠이 되지는 않습니다.
또 책 표지 디자인과 판형이 썩 마음에 듭니다. 인터넷에서 보았던 원서의 표지와는 다른데, 오히려 원서 보다 더 실감나게 의료 현장을 스케치한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