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간의 미국여행기 열 엿새째) 아치스 국립공원과 콜로라도강 로키 산맥
아침 나절 인데도 아치스 국립공원 앞은
입장하려는 차들이 길게 줄을서서 한참을 기다려야했다.
공원의 입구에서 항상 느끼는 거지만 미국의
공원입장 창구엔 어김없이 백발이 성성한 노인들이
제복을 입고 근무하고있다.
이미 70은 많이 넘어보이는 허리 구부정하고
주름이 가득하지만 일에대한 자신감과 자부심이
대단해 보여서 모든것을 성심껏 설명해주고
즐거운 미소를 지으며 안내하고있었다.
어서 한국에도 이런 문화가 자리잡아 젊은이는
젊은이 다운 일을 하고 나이든이는 나이든이 다운
일을 찾아 조화로운 사회가 돼야 함에도
젊은이들은 가능하면 빨리 연장자들을 암울한
구석방으로 몰아가는 결국은 자신의 무덤을 파는게
안타까운 현실임을 한탄했다.
아치스 국립공원은 이제까지 보던 모뉴멘트벨리
화이트캐년 글렌캐년을 모두 합쳐 놓은듯한 그런곳이었다.
사암층과 이암층이 침식과 풍화를 계속하다보니
무른부분은 먼저 침식(풍화)되고....단단한부분은
남아서 이젠 커다랗게 빨간 아치를 만들어 꼭
아치형 돌다리를 보는듯한 모양들이 여기저기에있었다.
그런데 차로는 가까이 갈 수가없고 근처까지 차로가서
뜨거운 사막길을 30여분 걸어 올라가야 볼수있는 위치에
있어서 처음엔 많이 망설였지만 한번 가보자고 맘먹고
도전에 나섰다.
입구에서 얼마쯤 걸어가자 한무리의 미국인 여자들을
만났는데 그들 차림이 가관이었다. 사막 한 가운데의
국립공원에서 한무리의 여자들은 아슬아슬한 비키니차림이었다.
가슴이 작은것도 아니어서 겨우 꼭지만 가린듯한 차림으로
운동화를 신고 사막을 땀을 뻘뻘 흘리며 뛰어다니고있었다.
그런데 그런풍경이 이곳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것 이란걸
나중에야 알았다. 그만큼 무더운 날씨여서 걸은지 10여분만에
애들부터 물을 찾기 시작했다.
다행스럽게 더운지역에서의 움직임에 경험이 많은 내가
2리터 병에 물을 가득 채워 들고 다녔기 망정이지
거대한 빨간 아치를 못볼뻔 했다고 후배 부부가 좋아했다.
해는 점점 중천을 넘어서니 날은 점점 더워지고 애들은
이제 그만보자며 짜증을낸다. 몇번의 트래킹에 지치고
덥고 배고프기도하고....몇개의 봉우리군에서 사진을 찍고
우리는 다음 행선지로 차를 움직여야했다.
우리가 가는길은 빨간 흙탕물이 흐르는 콜로라도 강의
옆으로 나있는 강변길을 따라 북상 하는 길이었는데
그곳사람들 얼마나 물에 대한 욕구가 큰지 그 빨간물에서
수영도하고 래프팅도하고 보트도 타는게 대단했다.
그러고 보니 미국의 중간이상의 부자들이 즐기는 레포츠는
대부분 수상레져들이 대부분이었고 우리나라 처럼 골프를
즐기는사람은 매우 적었다. 오히려 할리데이비슨을 타는
라이더들이 좋은 대접을 받고있었고 어쩌다 골프장에가면
대부분 노인들이 캐디도없이 혼자 골프카를 몰고다니며
골프를 치고었었다.
길은 점점더 꼬불 꼬불 해지고 경사가 심해지는데 지도상으로
우리는 로키산맥을 북쪽으로 넘고있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정상에 잠시 멈춰 서서 보니 남과북의 풍경이 완전히 다른것이다.
남쪽은 바위와 흙들이 드러난 완전한 민둥산이었고
북쪽은 울창한 침엽수림이 가득하게 산을메우고 프르름을
자랑 하고 있었다. 그리고 팻말엔 야생동물 출현지역임을
알리고있었다.
또 북사면의 고봉 밑에는 하얀 만년설이 군데군데 골짜기마다
하얗게 빛이 나고 있어서 매우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고있었다.
혹사슴이래도 볼까하며 천천히 고개를 내려오는데 갑자기
명랑한 물소리가 들린다. 만년설이 녹아 내린듯 물은 프르고
맑았는데 수량도 깨 되어보이고 군데군데 피크닉에리어 에선
플라이 낚시를 하는사람 고기를 굽고있는 사람들이 군데군데
눈에띄었다. 캠핑카를 끌고와 아예 자리잡은이도 있엇고...
우리는 배가 고팠으므로 라면을 끓여 햇반을 먹기로 하고
차를 작은 강가에 주차시켰다.
물을 끓여 라면을 넣고 스프를 넣었는데 그 냄새가 좋은지
옆에 피크닉을 하던 미국인 가족들이 자꾸 흘끔거린다
우리것을 다 끓여내고.....(두솥) 한솥을 더 끓여 그네들에게
가져가니 부라보 땡큐를 연발한다.....그리고는 어름채운 백에서
맥주를 대여석개 꺼내 우리에게 가져온다.
그들은 하하 호호를 연발하며 손사레를치며 라면을 먹고는
땀을 뻘뻘 흘리며 뷰리플을 연발한다.
늦은 점심을 마치고는 우리는 다시 북으로 북으로 차를몰아
유타주에 들어섰다. 밤은 이미 어두워졌는데 도시는 매우커보였다.
베스트웨스턴.......유타주....몰몬교..... 금주.....이런것을
떠올리며 모텔을 잡았다. 방은 매우 크고 깨끗했고 시설좋고
가격도 저렴했다.
밤이 늦어 식당은 거의 문을 닫고 겨우 한집을 찾아 음식을
시키려는데 스테이크밖에 안된단다. 둘이서 하나씩을 시켰는데
고기는 두껍고 크고 질겨서 둘이서도 다못먹고 포장해 달래서
가지고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