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개에 이르는 이동전화 3사의 요금제 가운데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요금제를 손쉽게 비교 선택할 수 있는 웹사이트가 개통됐다.
정보통신부는 이동전화이용자 권익을 보호하고 사업자간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최적요금제 선택정보 제공시스템`을 구축, 6월 30일부터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했다.
◇ 어떻게 이용하나 = 정통부 홈페이지(http://www.mic.go.kr) 초기화면에서 `이동전화 최적요금 조회`를 선택, 최적요금제 조회 사이트로 들어가 `요금조회`메뉴를 고른 뒤 해당 사항을 입력·선택하면 가장 값싼 요금제와 요금 수준을 알 수 있다.
먼저 연령대, 성별, 신규·기존가입 여부, 통화시간대, 월간 통화량 등 필수 력사항을 입력·선택한다. 신규 이용자를 위해 기존 이용자들이 일반적으로 느끼는 통화량 체감정도를 표시해 참고하도록 했다. 예를 들면 `아주 적다`는 월 30분 이하, `적은 편이다`는 월 30∼100분, `보통이다`는 월 100∼250분, `많다`는 250분 이상 등이다.
기존 이용자들은 9월부터 각 통신사업자 홈페이지에서 자신의 정확한 통화량과 시간대별 통화비중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더욱 정밀한 결과를 원할 경우 할인·비할인 시간대별 통화비중, 망내통화, 약정할인, 커플간·패밀리간·주말·특정지역 통화 등 주요 통화습관을 추가로 입력한다. 9월부터는 이런 개인별 통화습관도 각 통신사업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면 입력사항에 따라 최적요금제 조회결과가 표시된다. 계산된 결과가 가장 낮은 순으로 사업자별 최대 9개씩 모두 27개 요금제의 이름과 예상 요금액을 알려준다. 그 중 원하는 요금제를 선택하면 해당 요금제의 상세한 내용과 할인제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 주의할 점 = 사업자와 요금제마다 할인시간대 등에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이 시스템은 이를 일반화한 모형을 적용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요금을 계산하기는 어렵다.
즉, 제공되는 예상요금은 가입자가 입력한 정보와 각종 요금제의 기본료, 시간대별 통화료, 무료 제공되는 음성통화, 단문메세지(SMS)와 부가서비스, 이밖에 할인혜택 등을 반영해 산출하고 있으나, 요금수준을 비교하는데 큰 영향을 주지 않는 몇 몇 조건은 빼거나 일반화해 처리했다.
따라서 이 시스템에서 제공되는 예상요금과 이동전화사업자가 청구하는 실제 이용요금은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요금선택 정보로만 활용해야 한다.
이 사이트는 최적요금제 선택정보와 함께 이동전화요금제 기본 상식, 요금 절약방법, 이동3사 요금제 내용, 이용약관 등을 제공하는데, 정통부는 앞으로 이동전화에 대한 각종 통계와 정책자료, 연구자료 등을 추가해 종합 이동전화사이트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 어떻게 만들었나 = 이 시스템의 탄생에는 한 정보통신부 공무원의 창의적 아이디어와 노력이 숨어 있다.
정보통신진흥국 통신이용제도과에서 이동전화 이용제도업무를 맡고 있는 이준희 씨(42세)가 바로 그 주인공. 이씨는 이용자들이 이동전화요금제를 고르는데 어려움을 겪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이 시스템 구축 아이디어를 냈다.
정통부는 이동전화사업자들에게 이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권고했지만 기술적으로 어렵다는 반응을 보여 외주 용역을 검토했다. 하지만 이씨는 이 경우 적지 않은 예산이 필요하고 어차피 요금제를 일일이 설명해 가며 추진해야 하므로 비효율적이라며 직접 시스템 제작을 자청, 지난해 10월부터 요금제 분석과 시스템 설계에 착수했다.
3사의 200여 개 요금제를 데이터베이스(DB)로 만들고 특성별로 유형화해 입력 값에 따라 요금을 계산해 내도록 하는 프로그램 제작은 대단히 방대한 작업으로, 이씨는 주로 일과 뒤와 휴일을 이용해 작업을 진행했다.
착수 5개월 만인 지난 3월에 시스템의 뼈대를 완성하고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센터 도움을 받아 DB변환과 웹 구축을 마친 뒤 4월부터 각 사업자 검증과 정통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험 서비스를 거쳤다.
개통 초기 접속 폭주에 대비하기 위해 정통부 홈페이지 서버용량을 늘리고 안정화 작업을 끝낸 6월 말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한편, 이 서비스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이동통신사업자들은 9월부터 이용자들에게 각 사 홈페이지를 통해 통화량, 시간대별 통화비중, 주요 통화습관 등의 통화패턴을 알려주기로 했다.
◇ 어떤 효과가 있나 = 이동전화요금제는 기본료와 통화료로 구성돼 있는데, 통화량이 적은 이용자는 기본료가 싸고 통화료가 비싼 요금제, 통화량이 많은 이용자는 기본료가 비싸고 통화료가 싼 요금제가 유리하다. 이론적으로 요금제가 많을수록, 극단적으로는 이용자 수만큼의 요금제가 존재할 경우 소비자 후생이 극대화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요금제가 많으면 오히려 이용자들의 선택에 혼란을 주고 잘못 고른 요금제로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 현재 이동통신 3사의 음성요금제는 가입이 중지된 요금제를 포함해 모두 203종으로, 요금제를 잘못 선택해 손해를 보는 이용자의 손해 액은 연간 2,3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미국에서도 이동전화사업자가 요금제 등 서비스 조건을 알기 쉽게 표로 정리해 이용자에게 제공할 것을 의무화하는 법안 제정이 추진되고 있다. 미국 역시 AT&T Wireless 45개, Verizone 32개 등 많은 요금제가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해 5월부터 이동통신사업자들이 통화패턴에 따른 `요금선택 기준`을 제공하고 요금표를 정리하는 등 일부 개선됐으나 요금제별 수준 비교가 어려워 실제 요금제를 선택하는데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특히 우리나라 이동전화 요금제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평균 통화량에 따라 최적화할 수 있는 요금제가 적고 특정 이용패턴, 예를 들면 특정번호로의 발신(커플요금제, 패밀리요금제)이나 특정지역에서의 발신(존 요금제) 통화에 대해 할인을 적용하는 요금제가 많다.
이러한 요금제는 원가에 따른 이용자간 요금부담의 형평성 차원보다는 특정계층에 대한 마케팅 필요에 따라 설계된 것으로 요금비교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이번 요금제 선택정보 제공시스템은 더욱 정확한 요금정보를 편리하게 얻을 수 있게 해 이용자가 합리적으로 소비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서비스는 사업자간 요금경쟁을 부추기는데도 기여한다. 우리나라 이동전화시장은 96년 경쟁이 도입된 이래 짧은 기간안에 폭발적 성장을 거듭해 5월말 현재 이용자가 3,300만 명에 이르고 있다.
사업자간 경쟁은 요금과 서비스 품질 위주의 경쟁이 바람직하지만, 그간 사업자들은 단말기보조금, 멤버쉽, 브랜드 등 비본질적 경쟁수단에 치중하는 양상을 보여 왔다.
이는 요금과 통화품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기 어렵기 때문으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용자들은 사업자 선택 때 61.2%가 주변 사람들의 평가를 통해 정보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요금에 대한 정보의 비대칭으로 요금의 수요탄력성이 낮은 결과, 우리나라는 선·후발사업자간 요금격차가 다른 나라보다 매우 낮은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단말기보조금 금지, 멤버쉽 정비, 식별번호 통합, 번호이동성 도입 등 공정경쟁 여건 조성 정책을 추진하는 한편, 요금과 통화품질 정보를 강호할 방침이다.
번호이동성으로 이용자의 사업자 선택권이 확대되고, 이용자들이 요금과 통화품질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되면 본래적 의미의 경쟁이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