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토요일 오후 양평-횡성-진부로 이어지는 6번 국도를 드라이빙하며 유천리의 유명막국수집에 들러 메밀막국수로 늦은 점심을 대신한다.잠시뒤에는 심한 비바람에 우산을 받쳐들고 능경봉 초입의 샘터에서 샘물을 길은후 동보아파트 102동 216호에 여장을 풀어본다.인천에서 진부까지는 맑고 화창한 전형적인 가을날씨이나 싸리재를 넘어 백두대간 줄기인 이곳 대관령 인근은 가을을 재촉하는 늦여름 빗줄기에 고원탓인듯 팔뚝에 소름이 묻어난다.
전날 친구부부와 미리 들어온 정을수씨 일행은 주문진에서 바다바람을 쐰후 숙소로 향한다며 집에서 식사를 같이 하자고 한다.
피곤해하는 집사람은 숙소에서 쉬기로 하고 나만 용산리로 들어가 목살구이에 맥주 한잔을 들며 일면식이 있는 친구 부부와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로 늦여름밤을 보낸다.밖에는 추적추적 이슬비가 내리고 밤9시가 넘어 횡계시내의 숙소에 다시 도착하여 잠을 청한다.
2.일요일 아침에 일어나 하늘을 보니 해발 천여미터 이상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짙은 운무속에 밖에는 계속 약한 빗줄기가 흐른다.이날 오전에는 횡계 일원에서 "하프 마라톤대회"가 열리는지 길거리마다 프랜카드가 요란스레 바람에 휘날린다.바야흐로 마라톤 열기가 웰빙붐에 더하여 열기가 후끈함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
산행대상지를 놓고 잠시 고민하다가 서쪽 태기산을 오르기로 결정한다.적어도 그쪽은 비가 오지 않으리란 생각에.정을수씨 일행은 오대천 레프팅이나 발왕산 오프로드 투어를 한후 저녁 늦게 귀경길에 오른다하여 우리 부부 둘만이 태기산으로 향한다(09;00).봉평 시내를 지나 흥정산(1,276m) 계곡 초입에 잠시 들른후 양구두미재 정상에서 우회전하여 오프로드를 타고 태기산 정상이 가까운 전망 좋은 지점에 주차후 주변 풍광을 켐코더에 담으며 등산화를 갈아 신는다.푸르른 하늘가에 두둥실 흰구름이 흐르는 맑고 상쾌한 날씨다.그러나 여전히 영동지방을 가르는 백두대간 줄기는 두툼한 솜이불(?)을 두른 상태다.
남쪽으론 피닉스파크와 성우리조트의 녹색 슬로프가 한눈에 바라보이고 서쪽으로는 용문산과 백운봉이 그리고 북서쪽으로는 화악산과 명지산,운악산 줄기가 아스라하다.바로 옆으로는 유서깊은 봉복사를 품고 있는 봉복산(1,021m)이 한눈으로 건너다 보이고...
잠시 길가 풀섶에 들러 지금 한창인 푸른빛 산박하와 노란색 산씀바귀,가을빛 전령사인 자주빛 산오이풀과 보라빛 벌개미취,등골나물과 갈퀴나물 그리고 이질풀과 동자꽃,잔대와 모싯대,물봉선과 구릿대며 어수리,진범과 참당귀꽃등 여러 야생화 그림을 정성껏 담아본다.
태기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콘크리트 계단을 오르며 군사시설인 통신중계소가 자리한 태기산 정상의 남쪽방향 경비초소전 그늘가에서 준비해간 간식을 들며 땀을 식혀본다(11;20)
삶은 계란과 켄맥주 한잔 그리고 엊저녁 사놓은 아이스크림을 떠먹으며 고운 산새 소리를 벗삼아 잠시 신선(?)이 되어본다.
정오무렵 오던길로 하산, 둔내I.C로 향하며 다음기회에 태기산을 찾는다면 봉평방향 태기산 계곡쪽으로 올라 정상 경유 양구두미재로 하산하는 코스를 미리 머리속에 그리며 횡성에 잠시 들러 장을 본후 막힘없는 영동고속도로 상행선을 내달려 인천에 오후3시경 도착한 태기산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