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회 등산 계룡산 갓 바위봉과 신선 암봉 2016-24
2016년 9월 4일 일요일. 맑음 원성연 단독등산
지난 과거는 잃어버린 30년 이었다. 이제 과거를 거울삼아 보람찬 인생을 창조하자. 지난 일요일 지리산 삼신봉 등산을 위해 4명의 대원들과 청학동에 갔지만 비가 많이 내려 등산을 하지 못하고 오랜 만에 등산을 하게 됐다.
학림사로 진행하면서 바라본 장군봉
대전역서 지하철로 1차 환승을 하고 현충원역서 107번 버스로 2차 환승하여 학봉초등학교 정류장서 하차 한다.(9:45) 오늘도 더운 날이라 지석골 탐방로를 이용하여 갓바위봉과 신선암봉을 오른 다음 큰배재서 천정골로 하산하는 등산코스를 계획한다. 헌데 오랜 만에 이 코스를 찾은 까닭에 지석골로 진입하는 길을 찾지 못해 알바를 하고 조금 늦은 시각인 10시 10분에 지석골 초입의 학림사에 이른다.
산길 들머리
대웅전을 향해 합장하고 계곡 길로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완만한 산길로 계곡과 벗 삼아 8분쯤 오르니 작은 배재 1Km란 푯말이 반긴다.(10:18) 곧이어 계곡을 건너 나무가 박힌 급경사 길로 올라서니 지석골 탐방지원센터가 나타난다. 골짜기에 나있는 산길로 조금 더 오르니 계곡 물소리가 사라지고 오르막길은 계속된다.
작은 배재 이정표 푯말
윗옷을 흠뻑 적시고 작은 배재에 올라서니 장군봉 1.8Km란 푯말이 서있다. 지구가 물바다가 되면 이곳까지 물이 차 여기서 배를 타는 곳이라 하여 배재란 이름이 붙었는데 과거에 그랬는지 미래에 그럴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갓바위 삼거리
이어서 급경사 길로 8분을 더 올라가 계룡산 주능선인 갓 바위 3거리에 닿는다.(10:53) 장군봉 1.6Km, 남매탑 2.3Km란 푯말이 거리를 알려준다. 시원한 바람이 쉴 새 없이 불고 있어 벤치에 앉아 쉬어가기로 한다. 갓 바위 삼거리를 뒤로하고(11:00) 갓 바위봉을 향해 산을 올라간다. 갓 바위봉 등산은 위험해 등산을 금지한다는 안내판이 있지만 여러 번 오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를 무시하고 갓 바위봉에 올라선다.(11:10)
갓바위봉서 바라본 천황봉 쌀개봉 삼불봉
갓 바위봉 등산은 갓 바위 3거리서 장군봉으로 진행하는 구간보다도 훨씬 위험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등산을 금지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 갓 바위봉의 전망은 시원하다.
갓바위봉서 바라본 황적봉으로 뻗은 계룡지맥 능선
계룡산 정상인 천황봉을 비롯하여 쌀개봉, 관음봉, 삼불봉이 훤히 조망되고 갓 바위봉서 신선봉을 경유하여 삼불봉으로 이어진 주능선이 뚜렷하게 펼쳐진다. 쌀개봉서 천왕봉과 황적봉으로 힘차게 뻗어나간 계룡지맥 산줄기도 볼만하다. 상신리쪽 전망도 열려 구재서 수정봉으로 이어진 능선과 삼불봉서 성항산으로 뻗은 금남정맥 산줄기가 시야에 들어온다. 계룡산의 전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어 행복하고 가슴속이 탁 트이는 것 같다.
수정봉서 구재로 이어진 능선(그 뒤는 금남정맥 산줄기)
갓 바위봉을 뒤로하고(11:25) 위험하지 않은 밧줄을 타고 내려선 다음 계속되는 내리막 능선 길로 내려서다가 오르막이 된 능선을 타고 안전시설에 의지하여 4분쯤 올라가 암봉에 선다.(11:36) 이 암봉 등산이 갓 바위봉 등산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명품 소나무
암봉부터는 볼거리가 많아진다. 암릉 길이라 전망도 좋고 바위에 뿌리를 내린 멋진 소나무들과 조화를 이뤄 경관이 빼어나다. 완만한 능선 길로 오르고 내리며 진행하다가 바람이 시원한 바위에 앉아 땀을 식히며 쉬어가기로 한다.(11:52)
험한 암릉길
8분 정도 쉰 다음 오르막이 된 능선을 타고 10분쯤 올라가 또 하나의 암봉을 밟는다.(12:10) 무더운 날이지만 아름다운 주변 풍경을 벗 삼아 능선을 타고 진행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능선 길은 다시 내리막이 돼 1분쯤 내려서다가 오르막길로 바뀐다. 그때 60전후로 보이는 중년여성이 보행을 할 수 없어 주저앉아 있고 남편으로 보이는 사람이 응급조치를 하고 있다. 등산은 욕심을 내 절대 무리해선 안 된다. 산 가이드는 등산 대원들에게 알맞은 등산을 시켜야 한다.
돌출한 암봉
9분쯤 올라가 전망 좋은 암봉에서(12:20) 세속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다. 이어서 내리막이 된 길로 2분쯤 내려선 다음 오르막 능선을 타고 신선 암봉에 올라선다.(12:30) 이곳에 오르면 누구나 신선이 되고 만다. 계룡산 전망의 절정을 이루는 곳이 신선 암봉이다. 또 명품 소나무들과 조화를 이뤄 쉬어가기에 제격이다. 허나 오늘은 뜨거운 햇볕이 쏟아지고 있어 잠시 천황봉을 바라본 다음 길을 재촉한다.
쉼터서 큰배재로 내려서는 목재데크 계단길
능선 길은 내리막이 돼 10분쯤 내려가 참나무가 많고 큰 바위도 있는 쉼터에 이른다.(12:40) 간식을 먹으며 오늘 등산을 회고한다. 세파에 시달린 지친 사람은 산을 찾아야 된다. 정녕 계룡산은 평안하고 풍요로움이 가득한 아름다운 산이라는 걸 느낀다.
큰 배재서 휴식을 하고 있는 산객들
쉼터를 뒤로하고(12:55) 목재 데크 계단 길로 내려가 금방 큰 배재에 이르니 동학사주차장 2.7Km란 푯말이 서있다. 왼쪽으로 방향을 꺾어 본격적인 하산을 시작한다. 이 코스는 완만하여 진행이 쉽다. 산을 올라오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젊은 가족 산객들도 많이 눈에 띈다. 나보다 연장자는 한명도 보이지 않아 내가 늙었음을 실감한다.
위압적인 바위
한참 후 수량이 많지 않은 계곡에서 피로한 손과 발을 씻는다.(13:40) 10분 정도 머무른 다음 10분을 더 걸어 동학사 주차장에 닿아 즐거운 산행을 마친다.(1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