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의 글
책머리에
1_사랑은 소통
그녀에게
_왜 우리는 타인에게 말을 걸어야 할까
비포 선라이즈
_연애할 때 최고 쾌락은 바로 대화의 기쁨
비포 선셋
_대화의 코드가 맞아 떨어지는 연인들의 기쁨
어웨이 프롬 허
_아내가 44년 부부관계를 기억하지 못할 때
더 리더
_함께 책을 읽으며 사랑을 해보셨나요
크레이지 하트
_막장 인생 중년 남자의 가슴이 다시 뛴다
원스
_그 사람과 당신, 서로 통한 적이 있나요
에브리바디 올라잇
_레즈비언 커플의 상큼한 힘
2_사람답게 사는 것
죽은 시인의 사회
_카르페 디엠, 오늘을 잡아라
타인의 삶
_가장 빛나는 ‘인간에 대한 예의’
소피 숄의 마지막 날들
_두려울 때 양심에 따라 사는 것
조용한 혼돈
_중년 남자가 슬픔을 이겨내는 방법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
_악마는 바깥이 아니라 안에서 다가온다
장미의 이름
_맹목적 신앙과 광기는 종이 한 장 차이
씨 인사이드
_삶을 붙들듯 ‘삶 너머’를 고민할 때
하얀 리본
_당신 마을은 진정 평화로운가요
세븐 파운즈
_속죄하기 위해 저를 죽입니다
공자
_진실로 道가 아니거든 누리지 말라
화려한 휴가
_5.18 광주가 진정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
3_순수, 그 잊혀지지 않는 것들
일 포스티노
_사랑에 빠져야 은유를 배웁니다
베로니카의 이중생활
_어디선가 또 다른 내가 나를 부르고 있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_아름다워라, 벤자민 버튼의 화양연화
메리 크리스마스
_전쟁터에 울려 퍼진 위대한 노래
스트레이트 스토리
_삶이 저물기 전 떠나는 시속 8㎞ 여행
타인의 취향
_당신의 취향과 내 취향이 통했을 때
맘마미아
_ABBA는 내 인생의 생맥주 한 잔
위대한 침묵
_모든 것은 침묵에서 출발한다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_카네기홀에 선 전설적 할아버지 그룹
4__액션 불패
히트
_‘리버럴 수컷’들에게 바치는 액션 마초 영화
적벽대전
_천하대의와 일장춘몽 그 간극
이끼
_지적 호기심을 채워주지 못하는 3가지 이유
본 얼티메이텀
_권력 속의 킬러, 내 마음 속의 킬러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_미치도록 잔혹한 핏빛 복수
테이큰
_내 딸을 건들면 너는 죽는다
대부2
_낭만적 마피아는 없다
스마트한 세상에도 인생의 가치는 변치 않는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크의 등장으로 사람들 간의 소통이 항상 현재진행형인 세상이 되었다. 사람들은 네트워크상에서 대화를 나누고 서로의 삶을 듣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인은 외롭다. 그 이유가 뭘까? 충족되지 않는 삶은 뒤집어 해석하면 잃어버린 무언가가 있다는 뜻이다. 이 책은 그에 대한 수많은 답 가운데 하나다.
저자는 영화광이다. 그의 오랜 닉네임이 ‘광화문 해리슨’이다. 뉴스를 다루는 일간지 편집자로서 세상의 칼날 위를 걷는 그는 늘 긴장 속에서 살아간다. 그런 그가 아이러니하게도 비현실의 세계라는 영화에서 인간의 본질적인 가치와 존재성, 소중히 지켜가야 할 의미를 추출해낸다. 그리고 그것들을 편안한 어조로 들려준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환경은 나날이 스마트해지는데,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간적인 교류는 오히려 퇴보하는 세상. 그래서 굳이 제목을 ‘태블릿PC에 꼭 담아둘 영화35’라고 붙였다. 당신의 스마트폰, 태블릿PC에는 당신이, 그리고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영화를 읽어주는 남자 광화문 해리슨
영화비평이 아니다. 영화를 들려줄 뿐이다. 읽는 영화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며 느끼는 영화의 감동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화면으로 볼 때 현란한 화면과 음향에 압도되고 마는 이성이 영화를 곱씹으며 다시 살아나서 놓치지 말아야할 메시지를 찾아낸다. 이성은 수많은 인생이 편집된 영화를 한 발짝 물러서서 고즈넉하게 바라보다 영화 속 깊은 곳에 흐르는 삶의 맥을 짚어 끌어낸다. 영화를 만든 사람은 감독이나 그 영화를 해석하고 들려주는 건 그의 이성이자 인간에 대한 사랑이다. 그래서 그의 영화읽기는 쉽다. 비평가들의 난해한 용어와 지적허영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무리한 해석과는 애초에 거리가 멀다. 영화는 단지 도구일 뿐이다. 영화를 읽어 주되 기실은 영화 속에 담긴 삶을 들려주고 생각하자고 한다. 그 생각을 따라가다 문득 깨어나 책장을 덮으면 많은 생을 살아온 듯한, 이제는 거울 앞에선 누님과 같은 기분이 든다.
간결하고 쉬우면서도 오래도록 남는 여운
때로는 무례한 수준의 스포일러도 서슴지 않는다. 영화가 아니라 영화 속의 삶을 이야기 하다보면 결말은 물론 그에 담긴 해석까지도 친절하게(?) 이야기한다. 스토리라인을 따라가며 풀어놓는 그는 순간순간, 놓치지 말아야 할 관점을 독자에게 끄집어 보여준다. 그의 영화읽기에서 영화는 새롭게 편집되고 새로운 관점을 부여받는다. 대체로 감독의 의도에 부합된다고 여겨지지만 때로는 아닐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사랑이고 삶이며 인간성의 의미이지 영화가 아니다. 그래서 이 책은 영화비평서가 아니라 현대인의 외로움과 사랑, 존재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행서이기도 하다. 이 책에 담긴 글들이 월간 에 3년이 넘게 연재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책속으로
말은 쏟아지지만 되레 다가오는 것은 소통장애. 일찍이 경험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화려하게 펼쳐진 정보 소통의 시대. 우리는 역설적으로 가슴 답답한 중증 소통부재에 걸려 있습니다. 영화 <그녀에게>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하염없는 외로움이 어쩌면 삶의 피할 수 없는 전제조건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녀에게〉 _왜 우리는 타인에게 말을 걸어야 할까 중에서
두 사람은 비엔나 역을 벗어나 시내 구경에 나섭니다. 왠지 둘 사이엔 아직 초면의 어색함이 흐릅니다. 전차의 맨 뒷좌석에 앉아 제시가 진실게임을 하자고 합니다. 타인에게 느꼈던 첫 번째 성적인 감정에 대해서, 사랑에 빠졌던 경험에 대해서, 세상의 어떤 일이 자신을 화나게 했는지에 대해서, 죽음과 환생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둘은 묻고 답하면서 급속도로 서로를 느껴갑니다. ‘자신을 화나게 하는 것’에 대한 셀린느의 대답을 통해 스물세 살 프랑스 여대생 셀린느의 캐릭터가 짐작이 됩니다.
〈비포 선라이즈〉 _연애할 때 최고 쾌락은 바로 대화의 기쁨 중에서
세월은 가고 스타는 어느 순간 뭇별이 됩니다. 솟구치지 못하면 뭇별 또한 한줌 재로 사라집니다. 순간순간 일어서야 합니다. 컨트리음악을 꼭 닮은 영화는 노년에 다시 일어서는 외로운 남자를 조용히 응시합니다. 퀴퀴한 모텔방에서 객사에 직면했던 한 구겨진 삶의 눈물겨운 재기……. 울혈에 짓눌린 늙은 남자의 심장이 다시 건강하게 뜁니다.
〈크레이지 하트〉 _막장 인생 중년 남자의 가슴이 다시 뛴다 중에서
서독 시사주간지 슈피겔의 편집장까지 드라이만의 집에 와서 ‘작전’에 동참합니다. 비즐러는 동독 건국 40주년 기념 연극대본을 쓰느라 동료들이 들락거린다고 거짓 보고서를 올립니다. 국가 이데올로기에 철저히 충성을 바쳤던 비밀요원이 반체제 음모를 돕는 놀라운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타인의 삶〉 _가장 빛나는 ‘인간에 대한 예의’ 중에서
영화는 종교나 절대적인 맹신에 기대지 않고는 상실의 슬픔을 다루는 데 서툰 현대인의 풍경을 그려냅니다. 표정을 감춘 채 화석화되고 있는 중년 남자들의 황량한 마음을 잘 뽑아냈습니다. 이탈리아 국민배우이자 명감독인 난니 모레티가 주인공 피에트로를 열연합니다. 그의 절제된 연기와 지적인 분위기는 이 영화를 사색적 여운이 풍성한 작품으로 자리 잡게 합니다.
〈조용한 혼돈〉 _중년 남자가 슬픔을 이겨내는 방법 중에서
존엄사(尊嚴死). 죽음을 바라보는 시선이 숨지 않고 드러나야 합니다. 한 사회의 집단 지성이 발휘되고 공론장(公論場)에서 여러 차원의 담론이 백가쟁명하며 다뤄야 할 문제입니다. 존엄사 인정 판결을 계기로 죽음에 대한 시선이 다양해져야 합니다. 존엄사를 생과 사를 분리하는 낯선 담장이 아니라, 생과 사를 이어주는 익숙한 울타리로 보아야 합니다.
〈씨 인사이드〉 _삶을 붙들 듯 ‘삶 너머’를 고민할 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