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4주간 금요일]
(제1독서) 창세 46,1-7.28-30 야곱은 아들들과 함께 가나안 땅에서 얻은 재산을 가지고 이집트에 들어가 아들 요셉을 만난다.
(복음) 마태 10,16-23 예수님께서는 사도들을 보내시며, 당신 이름 때문에 미움을 받을 것이나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라고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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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마태 10,20)
우리 인간은 빈 집입니다.
그 안에 뱀이 자리를 잡으면 뱀집, 마귀의 소굴이 되고
예수님을 모셔 성령님이 자리를 잡으면 거룩한 성전이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태생적으로 원죄를 안고 사는 땅의 존재입니다.
내 안에 뱀 즉, 자꾸 자신을 드러내고 높이려는 자아가 자리를 잡고 있어서
세속과 육신과 마귀 삼구의 간교한 유혹에 쉽게 넘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세례 서약을 통해 이런 모든 것을 끊고
예수그리스도를 안에 모심으로써 우리 자신을 거룩한 성전으로 만들고,
복음을 실천하는 믿음생활과 끊임없는 기도를 통해
성령님이 계속 살아계시고 활동하시도록 해야 합니다.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서 생생하게 보여준 예수님의 수난의 시간들
한국순교자전에서 기록이 전하는 극한의 박해를 이겨낸 처절한 순교상황들 안에서
살과 뼈를 가진 살아있는 생물체로서 외부로부터 가해지는 그 고통들,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과 공동체를 대상으로 압박해오는 견디기 어려운 시간들을 극복하고
순교의 길을 갈 수 있었다는 것은 확실히 인간의 의지로 되는 일이 아니며,
굳센 믿음으로 모신 성령님께서 부활에 대한 확고한 희망을 심어주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오히려 보통의 상식적인 수준에서는
박해시대 배교의 길을 택한 수많은 사람들
영화 침묵(사일런스)에서 보여주듯 변명하는 배교 사제들에 대해
비록 사탄에게 걸려 넘어진 것이지만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고 이해해주려 할 것입니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마태 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