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마경 강설 中
六. 不思議品(부사의품)
「不思議品」에서는 앞에서 문병을 온 문수사리와 많은 문답을 하였으나 문병 온 사람들이 앉을 의자가 없어서
사리불이 앉을 자리를 생각하는 인연으로 求法(구법)의 문제와 불가사의한 법을 설하게 됩니다.
유마거사는 須彌相(수미상)이라는 나라로부터 순식간에 32000개의 의자를 옮겨오고 비좁던 方丈室(방장실)을
끝없이 넓혀서 그 많은 의자와 대중을 다 수용하는 불가사의한 광경을 보여주게 됩니다.
실로 한 먼지 속에 시방세계를 다 넣는,
‘一卽多 多卽一(일즉다다즉일)’의 화엄의 도리입니다.
아울러 부사의 해탈이란 무슨 의미인가를 설법합니다.
1. 求法(구법) - ①
爾時에 舍利弗이 見此室中에
無有牀座(무유상좌)하고 作是念하되
斯諸菩薩大弟子衆은 當於何座오하니라
그때에 사리불이 이 방 가운데에 의자가 없는 것을 보고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이 많은 보살과 큰 제자들은 어디에 앉아야 할까?’
長者維摩詰이 知其意하사 語舍利弗言하사대
云何仁者는 爲法來耶아 求牀座耶아
장자 유마힐이 그 뜻을 알고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스님은 법을 위해서 왔습니까? 의자를 위해서 왔습니까?”
舍利弗이 言하되
我爲法來오 非爲牀座니다
사리불이 말하였다.
“저는 법을 위해서 왔습니다. 의자를 위해서 온 것은 아닙니다.”
維摩詰이 言하되
唯舍利弗이여 夫求法者는
不貪軀命(불탐구명)이어든 何況牀座이리까
유마힐이 말하였다.
“이 봐요. 사리불이여, 대저 법을 구하는 사람은 몸과 목숨을 탐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하물며 의자이겠습니까.”
『유마경』은 그동안 大乘보살인 문수사리와의 대화를 통해서 高峻(고준)한 설법을 펼쳤습니다.
이제 다시 小乘聲聞인 사리불과의 대화를 통해 법을 구하는 마음자세를 밝히고 있습니다.
사리불이 앉을 의자가 없는 것을 생각하자 유마힐이 대뜸,
“당신은 법을 위해서 왔습니까? 의자를 위해서 왔습니까?”라고 따지는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유마경』을 편찬한 사람의 마음을 읽어보면
소승성문들의 편견과 집착을 지극하게 싫어하는 것이 들어나 있습니다.
아무튼 사리불의 일상적이고 평범한 한 생각으로 말미암아 법을 구하는 사람은 身名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으로부터
갖가지 求法정신을 듣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