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2005~2020]/번개산행기
2009-10-19 00:05:01
날 짜 : 2009.10.15.(목, 맑음)
장 소 : 설악산 (강원도 인제군, 속초시 소재)
인 원 : 문수, 웅식 2인
코 스 : 용대리 백담사 입구 – 백담사 – 영시암 – 수렴동대피소 - 봉정암 – 소청대피소 – 소청봉 – 희운각대피소 – 양폭
양폭대피소 - 귀면암 – 비선대 – 신흥사 – 설악동 입구 (약23.5 Km)
산행지도
지난 6월 12일 문수랑 설악산 종주시 다음 코스로 백담사를 통하여 수렴동 계곡을 거쳐 천불동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함께가기로 한 것을 4개월이 지나 단풍과 겸하여 지난 목요일인 10월15일 새벽3시에 출발하여 당일 종주하기로 하였다.
목요일 새벽 2시에 일어나기 위하여 일찍 잠자리에 들고 싶었지만 12시가 넘은 시각까지 잠을 못이루다 잠이 들었는가 했는데 벌써 알람이 운다. 어쩔 수 없이 일어나 배낭을 짊어지고 나서니 문수가 아파트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경춘고속도로를 통하여 먼저 홍천으로 가는데 새벽 안개가 낀 도로에서 잠시 서행을 한 것을 제외하고는 새벽의 한적한 도로를 시원스럽게 달려 인제로 향하는 46번 도로에 들어서는데,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서 휴게소에서 한참을 쉬다가 아침을 먹을 수 있는 시간에 맞추어 용대리 입구로 들어가니 다행히 아침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을 발견하곤 순두부로 아침을 먹은 후 문수의 애마를 식당 주차장에 세워두고 백담사로 가는 셔틀버스 정류소로 가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역시 단풍을 볼려는 사람들의 부지런함을 보고 혀를 내두른다.
07:35 백담사 경내를 지나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위에서 백담계곡의 고요함과 더불어 많은 사람들의 염원을 담은 조그만 돌탑들이 시선을 끈다. 우리는 여기서 오늘 12시간 소요의 약 23Km 장정을 위하여 간단하게 몸을 푼 후 첫걸음을 힘차게 내디뎠다.
약 60리의 먼 길을 걸어야 하는 오늘의 코스를 감안하여 우리는 처음부터 발걸음을 빨리 하는데 주변의 단풍은 그리 시선을 끌지 못한다.
08:45 백담사를 떠난지 1시간만에 우리는 오세암과 수렴동 계곡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에 도착했다.
아직 단풍철이 아닌지,아님 벌써 지나갔는지 아리쏭한 계곡의 단풍을 끼고 가는데 나타난 멋진 암반을 보고 잠시 멈추어 섰다.
09:05 수렴동 대피소에 도착한 우리는 아침 일찍 봉정암에서 자고 내려오는 인파를 피해 바로 봉정암으로 나아갔다.
아마 수렴동 계곡의 단풍은 이미 지나가버렸는가 보다. 이미 확인한 10월 산행기를 보면 설악산에는 단풍이 없다고 되어 있었는데....
작년의 단풍과는 비교를 할 수가 없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설악의 자태는 우리의 발걸음을 더욱 힘차게 하는 것 같다.
가는 도중 기암 괴석의 아름다움과 맑고 께끗한 설악산의 이름모를 작은 폭포들의 향연을 만끽하면서 봉정암으로 향하였다.
이미 져버린 것 같은 단풍의 끝자락을 붙들고 있는 멀리 보이는 봉우리들이 우리를 연신 부르는 것 같다.
그리고 이어지는 아름다운 폭포와 용틀임 같은 물줄기의 흐름은 단풍이 아니더래도 우리의 시각에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10:15 백담사를 떠난지 2시간30분이 지나는 즈음 앞에 드러나는 폭포의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 할 수가 없다. 높이도 높이이지만 이곳의 해발고도를 고려해볼 때 이런 폭포가 있다는 것이 거저 신기할 뿐이다. 우리는 폭포 앞 설치된 전망대에 앉아서 준비해간 배를 먹으면서 잠시 숨을 돌렸다
그러나 우리는 이 전망대를 올라서자 더 높아지는 해발 고도를 보면서 지나간 폭포의 신비로움을 이해가 되었으며 수렴동 계곡의 다양한 볼거리를 하나씩 확인을 하며 나아갔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 난간위 마치 거대한 나무의 그늘같은 곳 아래에 선 문수의모습
10:50 드디어 우리는 봉정암이 있는 봉정골에 들어섰다.
봉정암에 가기 전에 나타나는 깔딱고개인 사자 바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주저않고 올라선다.
위에서 힘들게 올라가는 나를 미소로 바라보고 있는 항선달님.
11:04 사자바위를 지나고 드디어 봉정암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 온다
.11:20 백담사를 출발한지 3시간 30분만에 우리는 드디어 봉정암에 들어섰다. 말로만 들었던 봉정암이라서 그런지 감회가 새롬다. 많은 인파들이 봉정암에서 제공하는 점심을 먹기위하여 줄을 서고 있다. 우리는 봉정암 약수터에서 물을 마신 후 사진을 찍고 소청대피소로 나아갔다.
11시50분 봉정암을 떠난 우리는 20분 만에 소청 대피소에 도착을 하여 대피소에서 황도를 사서 문수가 준비해온 샌드위치로 점심을 대신하면서 멀리보이는 용아정성과 가야동 계곡 그리고 공룡능선을 바라보는데 갑자기 대피소 직원들이 대피소 안으로 들어가라고 한다. 아마 헬기가 물건을 공수해오는 모양이다.
멀리보이는 계곡의 아름다움을 보면서 일출이 가장 아름답다는 소청의 전망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12:26 소청대피소에서 점심을 먹고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신 후 우리는 멀리보이는 계곡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은 후 소청으로 올랐다.
12:40 소청대피소에서 15분만에 소청에 올라 주변을 바라보니 공룡의 능선과 용아장성, 가야동 계곡이 한눈에 들어온다.
소청 바로 직전 난간에서...
12:45 이제는 천불동으로 내려가는 코스다. 마라톤에서 반환점을 돈 것 같은 기분으로 희운각대피소로 내려 가는 중 희운각을 뒤로하고..
13;20 드디어 희운각에 도착을 한 우리는 그늘에 쉬면서 준비해간 사과를 먹고 다시 일어섰다(13:35).희운각을 떠나기 전에....
그런데 왼쪽 다리의 무릎 부분이 조금 통증이 온다. 아마 소청에서 희운각으로 내려오면서 속도를 낸 것이 화근인 것 같다. 언제나 산을 타면서 겸손하자고 생각하는데 조금 무리를 한 것이 장경인대에 무리를 준 것 같다. 조심스럽게 한 발씩 내딛으며 속도를 늦춘다.
그런데 천불동의 단풍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 이미 지나가버린 것 같다.
양폭대피소로 내려오는 길목에서 나를 위하여 사진을 찍는 문수의 뒷 배경 단풍이 오히려 지금까지 본 단풍중 제일 나은 것 같다
14:20 양폭에 도착한 우리는 단풍으로 치장을 하지는 않았지만 양폭의 어름다움에 매료되었다.
그리고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철계단길이 아늑하게 느껴진다.
14:30 양폭대피소에 도착한 우리는 먼저 대피소에 가서 신신파스 스프레이를 사서 왼발 무릎위에 한껏 뿌린 후 다시 내려가는 발걸음을 서둘렀다. 그러나 왼쪽 발에 느껴지는 통증이 예사롭지가 않다. 지난 6월 종주시 소청에서 내려오는 경삿길에서는 정말 조심을 했는데 이번에는 이미 지나간 경험이 있어서 그랬는지 조금 교만했던 것 같다.
천불동의 단풍은 수렴동 계곡보다는 나은 것 같다. 그러나 예전의 단풍과는 달랐지만 천불동의 아름다움은 단풍이 줄 수 없던 무엇을 보상하고도 남는 것 같았다. 다만 왼발의 고통으로 그런 풍경을 충분히 즐기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다.
14:55 희운각을 떠난지 1시간20분이 지나자 우리는 칠선골 입구에 도착했다. 이 곳에서 비선대까지는 약 2.6Km 거리다.
15;18 비선대를 눈 앞에 둔 귀면암에 도착을 하면서 다시한번 더 왼족 무릎위에 신신파스로 스프레이를 하고 잠시 숨을 돌렸다
15:50 비선대에서 올라와 양폭과 마등령으로 갈라지는 삼거리를 지나면서 눈 앞의 비선대가 그리 반가울 수가 없다.
삼거리를 지나자 나타나는 구름다리 위에서 앞에 보이는 적벽의 봉우리를 한 컷!
그리고 뒤로 보이는 천불동의 아름다운 모습
15:55 우리는 비선대에서 시원한 캔맥주로 목을 축인 후 바로 앞의 적벽을 바라보니 암벽을 타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비선대 후게소에 쉬는 많은 사람들이 감탄을 하면서 바라본다. 그러나 다리가 아픈 나는 그저 무심히 지나쳐 버린다.
16:10 설악동 입구로를 향하여 내려섰다. 이제부터는 다리의 고통을 잊을 수가 있다. 장경인대염은 희안하게도 평지에서는 거의 통증이 없다. 그러니 모르는 사람은 꾀병이 아닌가하지만 당해본 사람만 알 수 있는 고통이다. 비선대 밑 다리 위에서 문수랑 함께...
16:40 드디어 오늘의 마지막 코스인 신흥사를 지나면서 다리의 고통도 잊은 채 오늘의 장정을 무시하 마칠 수 있음에 감사했다
그리고 오른 쪽으로 보이는 화채 능선의 마지막 끝자락이 석양에 어두움으로 색칠을 하는 것 같다. 백담사를 출발한지 9시간만에 오늘의 먼 거리를 완주하고 나니 온천으로 가서 뜨거운 물로 씻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왼발의 통증으로 그냥 쉬고싶어서 포기하고 귀경을 서둘렀다.
드디어 설악동 버스타는 곳으로 오니 백담사로 가는 버스가 없어서 속초시외버스터미널로 갔는데 왠걸 백담사행 버스가 끝났다고 한다. 시간에 맞추기위해서 그렇게 서둘렀건만..... 하는 수 없이 택시를 탈려다가 원통으로 가는 18시05분발 버스를 탔는데 한계령으로 돌아가는 버스다.
19시30분에 원통에 도착을 하니 백담사로 가는 막차가 19시50분에 있다. 문수가 혼자서 차를 가지러 백담사로 향하여 차를 가지고 원통에 와서 나를 싣고 가는데 아직 저녁을 못 먹었다. 홍천의 가리산 입구의 밀면 집으로 서둘러 갔으나 이미 파했다. 그래서 홍천시내로 들어와 닭갈비집에서 저녁을 맛있게 먹은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서두르면서 오늘의 번개 산행을 마감하였다.
가며, 오며 운전한 문수야 정말 수고했다. 단풍은 없었지만 설악의 아름다움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