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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들에게 할례의 고통을 물려줄 수 없어요” [한국희망재단 · 지금여기 공동 캠페인 - 14]
국제개발협력단체인 ‘한국희망재단’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는 가난하고 소외된 지구촌 이웃들에게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는 공동캠페인을 2014년 한 해 동안 진행합니다. 6월에는 아프리카에서 음성적으로 시행되는 여성 할례를 근절하고, 응급환자를 지키기 위해 보건소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탄자니아 민얄라 마을의 사연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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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는 여자아이들이 끔찍한 고통에 울부짖으며 목숨을 잃어요.”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주 산간 지역에 위치한 민얄라 마을에서는 여성 할례 악습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마을 공터에서 만난 7살 소녀 니마는 아직 할례를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어린 니마에게 할례는 늘 공포의 대상입니다. 할례의 후유증으로 고통에 몸부림치는 언니들을 어릴 적부터 계속 보아왔고, 심지어 시술 도중 죽는 경우도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프리카에서 음성적으로 시행되는 여성 할례 여성 할례(Female Genital Mutilation; FGM)는 여성의 생식기 일부를 절제하거나 꿰매는 것으로 아프리카뿐 아니라 일부 아시아, 중동 국가 등 28개 국가에서 시행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주로 유아에서 15세에 이르는 소녀들이 그 대상입니다. 할례를 받은 여성만이 순결하며 이런 여성만이 아내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믿는 전통 때문에 아프리카에서 할례는 법적으로 금지되었지만 지금도 음성적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할례는 마취나 수술도구 없이 면도칼, 유리조각으로 행해지는데 비위생적이고 위험해 시술 중 과다출혈, 쇼크, 감염 등으로 사망률이 70%나 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할례를 받은 여성은 신체적 · 정신적 후유증뿐만 아니라 앞으로 살아가는 데 고통스러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생식기를 꿰매어 소변을 볼 때마다 통증을 느끼게 되고, 생리혈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복통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출산 시에도 과다출혈로 사망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킬리만자로 산중에 보건소 없는 민얄라 마을, 민얄라 마을에도 할례의 후유증으로 고통을 겪는 여성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도로까지 나가는 데만 40분 이상이 소요될 정도로 깊은 산 속에 마을이 위치해 있고, 마땅한 교통수단도 없어 여성들에게 응급상황이 닥쳐도 손 쓸 도리가 없습니다. 할례 피해 여성뿐 아니라 주민들도 적절한 진료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민얄라 마을은 탄자니아에서 4세 이하의 아동 사망률이 매우 높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성인에 비해 면역력이 약한 아동들을 위해서라도 마을 보건소는 꼭 필요한 상황입니다.
민얄라 마을의 여성 할례를 근절해나갈 보건소 민얄라 마을에 보건소가 들어서면 가정마다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여성 할례를 근절하는 데 앞장서게 될 것입니다. 할례 근절은 주민들의 인식 변화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보건소에서는 할례 금지, 모자보건, 가정폭력 금지 등의 다양한 교육과 캠페인을 시행할 예정입니다. 보건소는 지방정부에서 파견된 의사, 간호사가 운영을 전담하게 돼 음성적으로 시행되는 할례 현황 조사를 합법적으로 추진하고, 이에 따른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보건소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건강상태 조사 및 관리도 맡게 돼 주민들의 질병을 초기에 치료하고 면역력이 약한 아동들에 대한 예방진료도 적극적으로 해나갈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민얄라 마을에는 오래 전부터 할례 시술을 주 수입원으로 삼았던 여성들이 있습니다. 탄자니아 현지 NGO인 더 그레일의 교육으로 이 여성들은 할례 시술을 중단해나가고 있지만, 당장 수입이 없어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보건소에서는 이 여성들이 빵, 계란, 농산물 등을 생산할 수 있도록 역량 강화 교육을 실시해, 할례 시술에서 경제활동을 전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예정입니다. 이후 보건소의 회의실 한 켠을 생필품을 판매하는 장으로 만들어 여성들이 만든 물품을 판매할 계획입니다.
딸들에게 고통을 물려주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그날의 기억은 제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아 있습니다. 앞으로 태어날, 그리고 자라나는 우리 딸들에게 엄마의 이런 고통을 절대 물려주고 싶지 않아요.” 고립된 마을에서 평생 할례의 후유증을 안고 살아가는 민얄라 마을 여성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말합니다. 탄자니아 민얄라 마을 어린 소녀들이, 그리고 할례의 후유증을 겪는 여성들이 더 이상 안타까운 죽음을 맞지 않도록 보건소 건립에 함께 힘을 모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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