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간관계에 있어 '존중'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는다. 사소한 일상에서든 일에서든 존중이 사라지면 괴롭다. 사람의 마음은 대단한 일이 벌어져야만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존중받는다는 느낌이 들면, 아무리 피로한 일도 해낼 수 있다. 그래서 태도가 중요하다. (중략) 언제나 사소한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상의 감각이 합해져 한 사람의 태도를 만들고 언어를 탄생시키니까. 누군가를 추억할 때 떠오르는 건 실력이 아니고 태도의 말들이었다. 구체적으로 말하고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새삼 체험하고 있다. "말 안 해도 알지?", "내 진심 알잖아"라는 말은 더 이상 듣고 싶지도 하고 싶지도 않다. 우리는 서로의 진심을 모른다. 태도로 읽을 뿐이다. 존중받고 싶어서 나는 태도를 바꾸고, 존중하고 싶어서 그들의 태도를 읽는다. 문제는 존중이니까. (pp. 10-11)
"고통은 침묵으로 표현될 때가 많기 때문에 말하지 못하는 것들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중략)
언젠가 화법 전문가에게 대화의 기술을 딱 하나만 알려 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다. "잘 말하려고 하기 전에 그냥 들으세요. 그게 첫째입니다." (p. 19)
"지나치게 비난을 받을 때, 어떻게 반응하세요?"
"악플을 보고 열이 받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에요. 중요한 건 열 받음에 대처하는 나의 태도죠. 저 역시 한 저명인사가 끊임없이 악플을 달았을 때, 한번쯤 반격하고 싶은 유혹이 생겼어요. 하지만 이럴 때 바로 반응하면 안 돼요. 하루쯤 더 생각해 봐야죠.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이걸 끝까지 기억하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문제에 매달리다 보면 일상이 소모되니까요. 내 삶을 지키는 것이 더 소중해요." (p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