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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대문> 김기덕 감독, 드라마, 한국, 100분, 1998년
김기덕의 영화 중 특히 감수성과 느낌이 풍부하게 담긴 아름다운 영화다. 사적 느낌 특히 아름다움이 매가가 된 소통에 대해 집중하게 한다. 서로를 소통하게 하는 것은 역시 느낌의 소통 방식이라는 듯. 서로의 마음을 읽고 읽히는 모습이 이 영화에는 풍부하게 담겨 있다. 그것은 아무래도 감수성이 살아있는 젊은 시절의 흔적이 아닐까? 어찌보면 성을 매매하는 것은 그것에 대한 억압으로 증폭된 갈증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리라. 불감과 소외의 현실에서 친밀에 대한 갈증은 번번히 소통능력의 상실로 폭력으로 왜곡되어 나타난다. 그것이 현대 한국사회의 비극이며 김기덕이 집요하게 물고늘어지는 제재일 것이다. 파란대문이 가진 상징성, 손님을 맞이하는 문으로서의 상징과 파란색이 가진 위안과 슬픔. 영화 속 주인공 진아를 통해 김기덕은 남성이 여성에 대해 선망하는 모든 것을 담는 것 같다. 위악적으로 뒤틀리고 왜곡된 남성들까지 받아들이고 치유할 수 있는 여성성을 일각에서는 성적으로 대상화되고 신비화 된 여성이라 폄하할 수도 있지만, 어떤 점에서 영원한 귀소처로서의 여성을 그리고 있다.
김기덕의 성을 통해 치유는 <사마리아> 등의 영화로 이어진다.
= 줄거리 =
포항의 새장 여인숙. 이곳에는 아버지(장항선), 어머니(이인옥), 진아(이지은)와 동갑내기 여대생 혜미(이혜은), 그리고 고등학교에 다니는 현우(안재모)가 한 가족으로 살아가고 있다. 진아는 서울에서 온 창녀로 새장 여인숙의 주수입원이다. 간접적으로 진아의 도움을 받아 대학을 다니고 있는 혜미는 진아가 몸을 판다는 이유로 늘 퉁명스럽게 대한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혜미는 진아를 통해 성욕에 대해 솔직하지 못한 자신을 발견한다. 성을 파는 반면 성으로부터 자유로운 진아와 닫히고 위선적인 성의 혜미. 진아의 누드사진 파문과 자살기도 등으로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충돌 직전의 상황에서 진아와 혜미는 서로의 일상에서 수많은 공통점을 발견하고 두 사람 사이에 놓인 성이라는 이질감은 서서히 화해의 매개로 전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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