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로 현성산이 올라온 걸 보고 상당한 고민과 갈등이 있었다.
등산학교(부산시민 등산아카데미)의 총동창회 체육대회가 있어서 산에 가는게 부담이 되었다.
갈등끝에 동기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안고 현성산으로 향한다.
현성산은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기 때문....^^;;
고도표
25000 지형도
위성
현성산을 거쳐 금원산을 가는 김에 기백산을 둘러볼 요량으로 친구 어지니와
먼저 출발한다. 산행 들머리의 미폭폭포
현성산까지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야 한다.
조금만 올라가도 고도가 금방 높아져 돌아보면 시야가 훤하다.
건너편 멀리에 가야할 금원산이 빤하게 보인다
거창의 비옥한 농지와 건너편의 오두산 능선이 멋지다
현성산으로 안내하는 암릉들이 제각각 멋진 모습을 뽐내고 있다.
시간여유를 가지고 현성산만 올라 바위에 걸터앉아 신선놀음 하는 것도 좋겠다 싶다.
상천저수지 뒤로 금원~기백~우두봉으로 이어지는 멋진 마루금을 파노라마로~~
오른쪽의 상천저수지 왼쪽의 서덕지
이 산의 이름이 왜 현성산인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현성산은 한자로 '검은 성'이란 뜻이고 거무성,거무시로 불리던 이름을 한자로 만든 것이다.
현성산을 구성하는 암반들이 대체로 검은 색 현무암이다.
기백산을 가기 의해 빠른 걸음을 재촉하느라 이런 멋진 곳을 눈으로만 만지고 지나간다.
이런 곳은 손으로 만지고, 앉아서 기감을 교류해야 하는데 아쉽다
맞은 편 능선에 멋진 바위가 솟아 있다.
따로 이름이 없으면 '삼형제봉'이라 이름 지어주고 싶다....*^^*
이 곳에서도 바위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의 생명력을 보여준다.
세월이 지나면 바위가 쪼개질수도....
지나온 봉우리 암반
따로 이름이 있을 법 하건만 이 정도는 이곳 현성산에선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무명봉이다.
멀리 서문가바위가 보인다.
날씨가 더워 여름바지도 걷어야 할 정도다.
그나마 무명봉까지는 바람이 시원하더니 본격적으러 더위속으로 들어간다
지나온 무명봉
봉우리 생김새나 오를때의 난이도로 보면 독립된 산으로 칭하기는 부족할지라도
xx봉으로 이름짓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시간이 허락하면 저 위에서 신선놀음하면 좋을텐데...
거창군에서 현성산 정상석을 멋지게 설치했다.
특히 한글과 한자를 병용한게 마음에 든다.
그래도 나는 이렇게 작은 예전 정상석을 더 좋아라 한다.
특히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정상석을.....*^^*
천자문의 세번째 글자인 '검을 현(玄)'
옛 사람들은 하늘 즉 우주는 검다고 여겼다.
오늘 낮의 하늘은 이토록 푸르건만.~~~^^
아참~~
부산 시민 도서관에 가면 '삼체 천자문'(이원혁 저)이란 책이 있다.
서예가이신 아버지께서 회갑기념으로 펴낸 작은 책인데, 천자문을 3종류의 서체로 쓰신 것이다.
라는 깨알같은 자랑질도 하고.....ㅎㅎ
암릉산이니 만큼 현성산에서의 조망은 가히 압권이다.
금원,기백,오두산등이 멋지게 펼쳐진다.
오늘 일정상 문바위와 마애삼존불은 패스해야 하는데,
많이 아쉽지만 그래서 또 와야 하는 이유가 생기는 것이다....ㅎㅎ
이 일대가 원나라에서 노국공주를 따라 온 서문기에게 내려진 식읍이라 붙은 서문가바위
서문기가 저곳에서 공부를 했다 하는데 산꼭대기 까지 와서 무슨 공부를 했을꼬...
암릉산의 백미인 암반에 뿌리내린 소나무
소나무의 놀라운 생명력에 또다시 놀라고....
멀리서 잘 보이던 서문가바위가 가까이에선 쉽잖다
서문가바위의 뒤통수....ㅎㅎ
수승대에서 올라와 현성산을 거쳐 미폭포로 내려가도 좋겠다 싶다.
이 일대는 한국전쟁(6.25)때 빨치산이 위세를 떨치던 곳이다.
유명한 남부군(이태 저)의 배경인 지역이기도 한데, 아마도 그 때의 아픔인듯한
유골발굴지가 여럿 보이는데 그 중 하나다.
누구인지 모르지만 이데올로기 대결에 희생된 망자를 위해 잠시 기도하고 지나간다.
금원산능선 저 너머로 수도지맥의 능선도 보인다.
암릉길에 많이 지친 탓에 기백산까지 가는 것에 회의가 들기 시작한다.
그냥 금원산에서 하산할 생각이 스믈스믈 머리 속에 들어오고......ㅋㅋ
용을 쓰고 가면 시간내에 못갈 것도 없지만 그래서는 산행이 고통스러워질 듯.....
급기야 기백산행은 거의 포기하고 산정에 아직도 남아있는 진달래도 즐기고
하냥 퍼질러서 시원한 바람을 쐬며 쉰다.
금원산으로 하산하게 되면 시간이 많이 남을테니.....ㅎ
금원산 도착
노란 원숭이가 날뛴다 해서 붙여진 이름 금원산
금원암에 원숭이를 가두었다지.....
금원산 동봉과 그 너머 기백산도 보이고
현성산을 지나면 등로가 한결 부드럽다.
기백산쪽으로 가면 약 7km를 더 가야 하는데, 내리막이니 용쓰면 시간내에 들어가겠지만
이왕 마음 편히 먹은대로 유안청폭포가 있는 유안청계곡으로 방향을 잡는다.
금원산동봉의 돌무덤
그래도 아쉬움이 없을순 없다.
기백산과 우두봉 방향으로 마지막 눈길을 보내고....
맞은 편의 현성산도....
멋진 소나무 하나 더~
이 지역에도 공룡발자국과 화석이 많이 보인다.
공룡발자국이 꽤 선명하네~~
임도 도착
위쪽에 있는 제 2 유안청폭포
유안청이란 이 지역 선비들이 지방 향시를 공부하던 유안청이 이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유안청 폭포
경사진 바위를 따라 내려오는 폭포가 장관이다.
문득 미끄럼타면 좋겠다는 생각을......ㅎㅎ
선녀담
소설 남부군에서 남녀 빨치산 오백명이 다 함께 목욕했다는 그 곳이다.
시대적 아픔과 함께 그 급박한 상황에서도 한 순간 걱정을 내려놓고 목욕하며
어쩌면 천렵도 즐겼을 그 사람들을 떠올려 본다.
하산 완료
물이 깨끗한 유안청 계곡이지만 계곡보다 화장실에서 씻는게 나아서
화장실로......ㅎㅎ
기백산까지 가지 못한 아쉬움이 없지 않지만 현성산 만으로도 충분했던 산행이다.
본격적으로 징검다리 연휴가 시작된 탓인지 도로가 정체되어 도착은 좀 늦었다.
첫댓글 에게 폭포가 바닥이네 정상석은 멋지네요 더운데 고생하셨습니다
유안청폭포가 위에서 떨어지는 폭포가 아니라
사면을 미끄러지듯 내려오는 폭포라 물이 없어 보이는데
산이 깊어서 가뭄에도 불구하고 수량은 풍부하더군요
얼굴본지 까맣네요...^^;;
산 박사님..어찌 그리 아는것이 많으신지 읽으면서 대단하단 생각이 듭니다..
오늘도 공부하고 갑니다..
근데 산에서 뭘 드시지는 않네요..드시는 모습은 그닥 못 본듯요..
신선 놀음 하고 싶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사실은~~
세밀한 부분에 대해 네이버누님의 도움을 많이 받죠.
조금 아는 것을 가지고 이것저것 찾아보는 정도 랍니다...^^;;
먹는 사진을 찍지 않아서 글치 나름 챙겨 먹는답니다.
'등산식량'이란 과목에서 배운 이론과 개인적 경험에 비추어
탄수화물,당분,비타민,미네랄등을 산행거리와 체류시간에
맞춰서 준비합니다만, 땀을 많이 흘려 물이 항상 문제죠...쩝~
언제 함께 신선놀음 하러 갈까요??
청남님 정도 돼야 신선하죠..ㅋㅋ
저는 항상 후미~~~
글고 장거리는 무릎이 항상 아파서 거북이 걸음..민폐죠..
더운데 계속 파이팅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