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 밤
** 안정순 **
해를 보듬어 갈바람 결에
통통히 살을 찌우는 가을
한밤에 달님을 품은 들판엔
돈짝만 한 사랑이 영글어 가고
톡톡 벙글어져 품을 떠나는 자식
청첩장 전하느라 분주한 까치
세나는 허수아비 홍시로 새참을 챙긴다
재 너머 삼돌이 장가가는 날
수줍은 새색시 문지방 걸릴라
휘영청 달 밝혀
축복을 빌어주라 기별을 보냈건만
새색시 안타까워
우렁각시 되었는지
간 걸음 꿩 궈 먹은 소식이고
달 없는 밤
풀벌레 애달픈 사랑가에
그리움이나 풀어 놓아야겠다.
/ 2014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