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주일과 종려나무 가지에 대한 단상
1. 종려나무(야자 Palm, 특히 대추야자) 가지는 고대 근동과 지중해 문화권에서 승리와 평화, 영생을 상징합니다.
2. 구약성서 레위기 23:40에는 초막절에 ‘훌륭한 과일과 종려나무 가지와 무성한 나뭇가지와 개울 버드나무’를 꺾어들고 하느님 앞에서 즐거워하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유대교에서는 지금도 4가지 종류(The Four Species) 즉, ‘종려나무 가지, 머틀(myrtle 화석류 나무) 가지, 버드나무가지, 유자 열매’를 들고, 앞, 뒤, 좌, 우, 상, 하로 흔들며 초막절 예식을 지냅니다.
3. 마카베오하 10:7에는 예루살렘을 탈환하고 점령자들을 몰아낸 승리를 자축하고, 성전을 정화하는 의미로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 찬미를 드렸다고 합니다. “그들은 나뭇잎으로 엮은 화환과 아름다운 나뭇가지와 종려나무 가지를 손에 들고 성전의 정화를 성취케 해주신 주님께 찬미를 드렸다.”
4. 복음서에서는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종려나무가 등장합니다. 요한복음서에 사람들이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 ‘호산나’를 외치며 예수를 맞이 합니다. 마르코 복음과 마태오 복음에는 ‘나뭇가지’를 꺾어다가 길에 깔아놓기도 하였다고 하며, 루가 복음서에는 나뭇가지에 대한 언급 자체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마르 11:8
수많은 사람들이 겉옷을 벗어 길 위에 펴놓았다. 또 어떤 사람들은 들에서 나뭇가지를 꺾어다가 길에 깔았다.
마태 21:8
많은 사람들이 겉옷을 벗어 길에 펴놓는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나뭇가지를 꺾어다가 길에 깔아놓기도 하였다.
루가 19:36
예수께서 앞으로 나아가시자 사람들이 겉옷을 벗어 길에 펴놓았다. (나뭇가지 언급 없음)
요한 12:12-13
12 명절을 지내러 와 있던 큰 군중은 그 이튿날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들어오신다는 말을 듣고 13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 예수를 맞으러 나가, "호산나!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이스라엘의 왕 찬미받으소서!" 하고 외쳤다.
5. 기독교에서는 성주간이 시작되는 ‘성지주일(종려주일)’에 종려나무 가지나 이를 대체할만한 나뭇가지를 성수와 유향으로 축복하고 신자들에게 나누어주며, 이 가지를 들고 성당에 들어가 예식을 진행합니다. 예식 후에 이 가지를 집에 있는 십자가에 장식합니다. 다음 해 사순절이 시작되기 전에 이를 회수하여 ‘재의 수요일’ 예식에 사용할 재를 만듭니다.
6. 이는 구원자이며 겸손한 왕이신 예수님에 대한 맞이의 의미이며, 사람들의 세속적 승리의 기대가 무너지고, 고난과 부활로 이루어지는 구원역사를 기억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