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 속에 나오는 ‘아네스의 노래’란 시가 노래와 뮤직비디오로 만들어져 화제다.
가수 박기영은 ‘아네스의 노래’란 시에 곡을 만들고 직접 노래를 불렀다. 또한 영화 <시>의 주요 장면을 묶어 아름다운 한편의 뮤직비디오로 만들었다. ‘아네스의 노래’는 주인공 양미자(윤정희 분)가 시쓰기를 통해 삶과 죽음의 의미, 세상에 대한 절망과 희망 등을 깨달아가ㄷ 자살한 소녀와 일체돼 투신 직전 마지막으로 낭송하는 시이다.
이창동 감독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헌정시임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시나리오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후에 썼다. 정신적인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상태에서 시나리오를 쓴 것이다. 당연히 정서나 삶에 대한 생각이 배어 있을 것이다. 부정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지난 5월 칸 영화제 참석으로 노 전 대통령 추모 1기에 참석하지 못하자, 수상 직후 국내에 입국하자마자 부인과 함께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 전 대통령의 묘역에 참배하기도 했다.
인터넷과 트위터에는 ‘아네스의 노래’ 뮤직비디오와 시 전문이 리트윗되며 감상평이 쏟아지고 있다. “영화가 쭉 떠오르며 눈물이 난다”, “노래를 듣다보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뮤직비디오를 보니 봉하마을 한번 갔다와야겠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영화 <시>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영화진흥위원회의 마스터영화지원 사업 심사에서 0점을 받아 탈락됐지만 제63회 해외 칸 영화제에서는 최고의 시나리오로 평가받으며 각본상을 수상했다.
이뿐 아니라 부일영화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대종영화제상, 대한민국영화대상 등 국제 주요 영화제에서 최우수장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여우주연상, 남주조연상 등 주요 상을 휩쓸었다.
칸 영화제에서 수상하자, 유인촌 문화체육관간부 장관은 “각본상은 작품상이나 연기상에 비해 순위에서 밀리는 것”이라며 “감독에 대한 예의 차원에서 준 것 같다”고 평가절하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창동 감독은 스포츠조선이 주최하고 조선일보가 후원하는 청룡영화상에 여우주연상 외에 다른 부문 후보에 출품 자체를 거부해 주목을 받았다. 이 감독은 전작인 2002년 영화 <오아시스>와 <밀양>도 청룡영화상 출품을 거부했었다.
박기영은 지난 18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MBC 대한민국 영화대상 축하무대에서 처음으로 선보여 이창동 감독에게 깊은 감동을 줬다.
이 감독은 감독상, 각본상 수상 소감에서 “아까 ‘아네스의 노래’ 에 곡을 붙여준 박기영에게도 감사드린다. 예기치 못한 선물이었다”고 감사를 표했었다.
라디오21-코리아포커스 이광길/기자
아네스의 노래
이창동
그곳은 어떤가요 얼마나 적막하나요 저녁이면 여전히 노을이 지고 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래소리 들리나요 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 당신이 받아볼 수 있나요 하지 못한 고백 전할 수 있나요 시간은 흐르고 장미는 시들까요
이제 작별을 할 시간 머물고 가는 바람처럼 그림자처럼 오지 않던 약속도 끝내 비밀이었던 사랑도 서러운 내 발목에 입 맞추는 풀잎 하나 나를 따라온 작은 발자국에게도 작별을 할 시간
이제 어둠이 오면 다시 촛불이 켜질까요 나는 기도합니다 아무도 눈물은 흘리지 않기를 내가 얼마나 간절히 사랑했는지 당신이 알아주기를 여름 한낮의 그 오랜 기다림 아버지의 얼굴같은 오래된 골목 수줍어 돌아 앉은 외로운 들국화까지도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당신의 작은 노래소리에 얼마나 가슴 뛰었는지
나는 당신을 축복합니다 검은 강물을 건너기전에 내 영혼의 마지막 숨을 다해 나는 꿈꾸기 시작합니다 어느 햇빛 맑은 아침 깨어나 부신 눈으로 머리맡에 선 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
출처 : http://j.mp/azkX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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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떨리고 벅차오르는 가슴으로 아네스의 노래를 듣습니다
그리고 기도합니다.
"나는 당신을 축복합니다
검은 강물을 건너기전에 내 영혼의 마지막 숨을 다해
나는 꿈꾸기 시작합니다
어느 햇빛 맑은 아침 깨어나 부신 눈으로
머리맡에 선 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