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여행5 - 흥복사와 나라공원을 거쳐서 단풍이 예쁜 이스이엔에 가다!
2024년 11월 23일 교토에서 나라역 (奈良駅) 에 도착해서 사쿠라이역 (櫻井駅) 으로 가서는
긴테쓰 (近鉄大阪線) 전철을 타고 하세데라(長谷寺 장곡사)를 구경하고는 다시
사쿠라이를 거쳐 나라에 도착해 도요코인 호텔 (東横INN 近鉄奈良駅) 에 체크인을 합니다.
그러고는 나라 긴테쓰 전철역 부근 시장통에서 우동집으로 들어가 덴푸라 우동을 먹고는
고후쿠지 興福寺(흥복사) 절 경내로 들어가 걸어서 나라공원(奈良公園) 에
도착하니 관광객들에게서 센베이 과자를 받아먹으려고 쫓아다니는 야생 사슴들을 봅니다.
여기 나라(奈良) 는 예전 수도인 아스카를 떠나 710년에 일본의 도읍지로 정해진후
784년 교토 인근에 나가오카와 헤이안(교토) 로 천도하기 까지
74년간 일본의 수도 였으니...... 오노 오유 小野老(소야노) 라는 관리가 노래했습니다.
울긋불긋한 것이 좋구나, 나라라는 도시는
피어나는 꽃의 향기처럼 지금 화려하게 퍼지고 있다.
여기서 울긋불긋한 것은 건물의 파란 기와 와 붉은 기둥 을 가르킵니다.
계속 걸어 나라현청을 지나 지하도로 해서 반대편으로 건너 골목을로 들어가
황토벽을 두른 거대한 기와집들을 지나 큰 연못을 가진데다가
벚꽃과 단풍으로 이름난 정원인 이스이엔(依水園 의수원) 을 찾아갑니다.
행인들에게 몇 번이나 물어 골목을 벗어나니 큰 도로에서 오른쪽으로 걸어야 하는데 왼쪽
으로 걷다 보니 이쯤에서 이수이엔이 나타나야 하는데 보이지 않으니 난감합니다.
여기 어느 거대한 기와집 대문 앞에 서 있는 검은색 정장을 입은 청년에게
물어보니 잠시 기다리라더니 안으로 들어가서는 어떤 아가씨를
데리고 나오는데.... 이 아가씨는 친정 오라비라도 만난 듯 아주 친절합니다.
정장 차림의 예쁜 아가씨는 뒷쪽으로 가면 보인다고 말하고는 고개를 깊숙이 숙여
절하고는 돌라가는데.... 가만히 둘러보니 엄청 넓은 기와집은 아마 전통
호텔인 듯 하고 그럼 저 청년은 경호원인 듯 하니 이 안에 높은 분이 들렀나 봅니다?
해서 뒤로 돌아서서 100미터쯤 오니 모퉁이가 보이는 거기 우리 눈에 먼저 보이는건
요시키엔 吉城園 (길성원) 인데..... 옛날에 처음 왔을 때는 이곳을
이스이엔(依水園) 으로 착각해 들어갔는데 왠일인지 여권만 보여주면 무료이더라는....
화요일이 휴관인 이스이엔은 몇 년 전에 벚꽃철에 왔을 때는 입장료가 900엔이더만
오늘은 1,200엔이니 수십년간 물가 변동이 전혀 없던 일본에서 요 몇 년
사이에 물가가 올랐다는 이야기 인데.... 마눌은 너무 비싸다며 밖에서 보겠답니다?
옛날에 이미 한번 보았는다는 소리라 그냥 혼자서 안으로 들어가니 먼저 초가 지붕의 모습이
오래된 일본 고유양식인 집이 한 채 나타나는데 뒤돌아가니 작은 연못 이 보이는데
입장료가좀 비싼 탓인지...... 사람의 인적이 없는 고요함 그 자체 인데 단풍이 아름답습니다!
이스이엔 (依水園 아수원) 은 나라(奈良)를 대표하는 대사원 도다이지와 고후쿠지의 사이에
있는 명승이니..... 에도시대 전기에 만들어진 전원(前園) 과 메이지시대에
만들어진 후원(後園) 이라는 시대가 다른 두가지 지천 회유식 정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광대한 정원안을 돌면서 공간의 전개를 즐기는 회유식 정원이 외국인에게 대인기로 입장객의 반수이상이
외국인으로 1년에 60개국 이상의 외국인 관광객이 찾아오며 산슈테이(三秀亭 삼수정) 에서
연못을 바라보는 단풍도 멋지지만, 연못이 앞에 있고 산슈테이를 배경으로 한 풍경도 촬영 스폿이랍니다.
후원은 오른쪽부터 미카사야마, 가스가오쿠야마나 와카쿠사야마,
도다이지, 난다이몬 까지 배경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정원 입니다.
도단쓰쓰지(철쭉과) 나 단풍이 원내를 치장하고, 연못을 따라 산책을 하면, 효신테이(氷心亭), 요리쓰키
(寄付), 물방앗간에다가 야규도(柳生堂) 등에서 걸음을 멈추어 다양한 풍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예쁜 단풍나무를 보며 숲 사이로 난 흙길을 따라 걸으니 황토를 바른 초가집 이 보이고
그 뒤를 돌아가니 비로소 관광객들이 보이는데 여기 고요한 정원 분위기인
탓인지 서로 뭐라 얘기를 하는것 같은데 워낙 작은 목소리라 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그러고는 다시 한바퀴를 돌아가니 후원으로 연못도 엄청 넓을뿐더러 시야가 확 트이니 뒷동산도
넉넉한게 여유로움을 느끼는데 길은 숲길로 바뀌고 꽃이 여기저기 피어있는 모습을 봅니다.
징검다리를 건너 또 작은 다리를 지나니 단풍이 예쁜데 등나무를 지나니 작은 시내가 흐르고 한 모퉁이를 돌면
다시 옛날 초가집 이 나타나니..... 여기 일본식 정원은 한적하고 고요한 분위기라 마음이 참 편안해 집니다.
일본식 정원 이스이엔 依水園 은 요시키카와의 물을 끌어들인 전통 일본의 지센카이유식
정원으로 연못에는 하늘과 정자 가 비추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고 말합니다.
초가 지붕위에 전복 껍데기 를 올려놓은 것은 햇볕을 받아 반짝이는게 매의 눈 이라는
뜻의 “타카노메” 라고 부르는데...... 이는 까마귀를 쫃기 위함 이라고 합니다.
정원의 뒤쪽 후원은 축산지천회유식 정원으로 연못 가운데 섬을 전경으로
약초산, 삼립산 과 춘일취산 을 차경으로 도입했으며 돌이나 나무를
다른 곳에서 가져왔기로 “빌려온 정원” 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석등은 원래 왕궁이나 신사 에 설치하던 것을 다도 명인 센노 리큐가 밤에 "다회" 를 열기 위해 다회장에
설치한 것을 시초로 삼는데.... 이후 민간이 조성하는 정원에도 석등을 설치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일본에는 15개의 돌이 놓인 료안지(용안사) 의 모래 정원, 물로 된 킨카쿠지 (금각사) 의 물 정원 그리고
작은 연못과 나무들이 어우러져 걸어 다닐수 있는 지천회유식 정원 등 3가지 유형이 있다고 합니다.
바람소리에 도랑에 흐르는 물소리 그리고 꽃잎 떨어지는 소리 밖에 들리지 않는 정원에서 마음이 편안해
지다 보니 문득 김용택 시인의 섬진강 강변 마을을 노래한 “강천산에 갈라네” 라는 시가 떠오릅니다.
유월이 오면 강천산으로 때동나무 꽃 보러 갈라네
때동나무 하얀 꽃들이
작은 초롱불처럼 불을 밝히면
환한 때동나무 아래 나는 들라네
강천산으로 때동나무 꽃 보러 가면
산딸나무 꽃도 있다네
아, 푸르른 잎사귀들이여
그 푸르른 잎사귀 위에 층층이 별처럼 얹혀
세상에 귀를 기울인 꽃잎들이여
강천산에 진달래꽃 때문에 봄이 옳더니
강천산에 산딸나무 산딸꽃 때문에
강천산 유월이 옳다네
바위 사이를 돌아
흰 자갈 위로 흐르는 물위에
하얀 꽃잎처럼 떠서
나도 이 세상에 귀를 열수 있다면
눈을 뜰수 있다면 이 세상 짐을 다 짊어지고
나혼자라도 나는 강천산에 들라네
이 세상이 다 그러더라도
이 세상이 다 옳은 강천산
때동나무 꽃 아래 가만가만 들어서서
도랑물 건너 산딸나무 꽃을 볼라네
꽃잎이 가만가만 물위에 떨어져서 세상으로 제 얼굴을
찾아가는 강천산에 나는 들라네
정원에 심어놓은 꽃과 단풍나무를 보는데 꽃이야 그렇다 치고.....
저 나무들은 전형적인 분재라고 보아도 좋을라나?
제주 한경면에 있는 “생각하는 정원” 이란 식물원에 적혀있는 “분재는 뿌리를 잘라주지 않으면
죽고 사람은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빨리 늙는다” 라는 글귀가...... 문득 떠오릅니다.
식물은 화분속에서도 뿌리 생장 을 계속하는데 화분과 닿는 부분은 갈색으로 변하며 굳어지고 이런
뿌리는 물과 양분을 빨아들이지 못하므로 그냥 놔두면 나무는 시름시름 앓다가 죽는 것이라!
해서 뿌리를 잘라주고 주기적으로 분갈이 를 해주면 나무는 회춘 하여 수명이
길어지니 오래 사는 것입니다! 인간도 낡은 생각 을 주기적으로
잘라내야.... 새롭고 창의적인 생각의 뿌리가 새로 돋아 젊어지는 것이지요!
오래된 고정관념과 아집을 버리지 못하면 나이가 젊다고 하더래도 생각이 늙어버리니 주위에 사람들이
차츰 떠나가는 것이네요! 식물의 가지와 잎은 사람으로 치면 기득권 내지 잘나갔던 시절의 기억
이니 세월이 흐르면 새로운 환경이 주는.... 스트레스 를 이겨내야 새 뿌리와 가지가 돋아나는 것입니다!
이스이엔 依水園(의수원) 을 구경하고 나오면서 근처에 일본은 물로닝고 고대중국의 청동기나 탁본,
옛 인장, 옛 거울을 비롯하여 고려 및 조선 도자기에 일본의 차 도구 등 미술품 2천점
보유한 네이라쿠 미술관이 있다고 들었기로 찾았으나 발견하지 못하고 요시키엔 吉城園 으로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