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 하락세가 뚜렷하다. 정부의 잇단 집값 안정 대책의 약발이 일반 매매시장뿐 아니라 경매시장에까지 미치면서 서울 전체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의 비율)도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법원경매정보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1월 말에서 이달 초순(조사 기간:1월25일~2월7일)까지 법원 경매 입찰에 부쳐진 서울지역 아파트 낙찰가율은 89.52%로 2주전(92.71%)보다 3.19% 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한달치 평균(101.75%)보다 12.23%포인트 내렸다.
고가 아파트는 내리고, 저가 소형 아파트는 오르고
특히 고가 아파트가 낙찰가율 하락세를 주도했다. 지난달 30일 경매에 부쳐진 서초구 서초동 가든스위트 80평형( 감정가 22억원)의 경우 단 한명이 응찰해 18억7299만원에 팔려나갔다. 낙찰가율이 85.1% 수준이었다.
6개월 전만해도 가든스위트 107평형은 3명이 응찰해 감정가(24억원)보다 무려 7억2500만원이나 높은 금액을 써낸 응찰자에게 31억2500만원(낙찰가율 130.2%)에 팔렸다.
지난달 25일 경매가 진행된 서초구 방배동 한화엘르빌 83평형 역시 감정가 8억5000만원에 나와 7억320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낙찰가율 86.1%)
반면 저가의 소형아파트에는 응찰자가 몰려 낙찰가가 오르기도 했다. 도봉구 창동 주공아파트 15평형 경매에는 38명이 몰려 감정가(6000만원)를 훨씬 웃도는 781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낙찰가율이 130.2%에 이르렀던 것이다.
지난달 29일 노원구 상계동 주공아파트 19평형의 경우 22명의 응찰자가 달라붙어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감정가(8000만원)보다 4500만원이나 더 많은 1억2500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이 무려 157%에 달했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정부의 국민 임대주택 공급 확대 정책으로 기존 소형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희소성을 지녔기 때문에 가격도 더 오를 것으로 판단한 수요자들이 매물이 없는 일반 거래시장에서 경매시장 쪽으로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셋값이 오르는 봄 이사철 이전에 전세자금으로 경매시장에서 싸게 내집 마련을 하려는 실수요자들이 움직이는 것도 소형 아파트 낙찰가율 상승의 한 원인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강북권 낙폭 커져
지역별로는 강남권(강남ㆍ서초ㆍ송파구)은 낙찰가율이 93.56%로, 1개월 전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가을 이후 상승세를 유지했던 강북권(강북ㆍ노원ㆍ도봉ㆍ성북ㆍ은평구)도 냉혹한 부동산 대책에 칼바람을 맞으며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강북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85.91%로, 1개월 전(102.47%)보다 16.56%포인트나 떨어졌다.
강서권(강서ㆍ관악ㆍ구로ㆍ금천ㆍ동작ㆍ양천ㆍ영등포구)은 큰 변화 없이 보합세를 나타냈다. 이 지역 아파트 낙찰가율 은 102.44%로, 1개월 전(102.84%)과 큰 차이가 없었다.
도심권(마포ㆍ서대문ㆍ용산ㆍ종로ㆍ중구)의 경우 하락세가 뚜렷했다. 아파트 낙찰가율이 73.72%로, 1개월 전(101.52%)에 비해 무려 27.80%포인트나 주저앉았다.
반면 강동권(강동ㆍ광진ㆍ동대문ㆍ성동ㆍ중랑구)는 99.26%로, 한달 전보다 0.43%포인트 올랐다.
파주ㆍ의정부ㆍ고양시 등 경기 북부지역 상승세 뚜렷
경기지역은 서울과 달리 아파트 낙찰가율이 오름세를 탔다. 조사 기간 동안의 아파트 낙찰가율은 103.68%로, 2주전에 비해 13.14%포인트 올랐다.
특히 파주시가 강세를 보였다. 아파트 낙찰가율이 무려 161.58%로, 한달 전보다 9.45% 올랐다. 파주시는 수개월 연속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12월 152.13%, 11월 137.08%, 10월 104.80%의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한 것이다.
7일에 경매에 부쳐진 파주시 조리읍 대원리 그린시티동문아파트 48평형은 12명이 응찰해 감정가(2억원)를 크게 웃도는 3억2316만원(낙찰가율 162%)에 낙찰됐다.
군포(154.31%)ㆍ광주(149%)ㆍ부천(114.61%)ㆍ구리(114.26%)ㆍ의정부(113.18%)ㆍ고양시(110.42%)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특히 의정부시의 경우 경원선 복선 전철 개통과 미군기지 이전 등의 호재를 안고 최근 3개월 새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 지역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해 10월 85.10%에서 11월엔 97.81%, 12월 109.52%로 상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감정가 1억500만원에 경매시장에 나온 의정부시 용현동 현대아파트의 경우 28명이 치열한 경합을 벌여 감정가보다 4337만원 높은 1억4837만원(낙찰가율 141%)에 낙찰됐다. 더욱이 법원경매에 부쳐진 20건이 모두 낙찰돼 낙찰율(진행건수 대비 낙찰건수 비율) 100%를 기록했다.
자료원:중앙일보 2007. 2.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