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은 종이 포일 깔아 부치고 튀김은 뚜껑 덮고 튀기면 기름 흡수량 줄일 수 있어
명절 음식은 기름지다. 맛있는 데다 가짓수도 많아 과식하기 십상이다. 떡국 한 그릇에 갈비찜, 동태전, 고사리나물만 먹어도 총열량이 1000㎉에 육박한다〈표 참조〉. 맥도날드 햄버거와 프렌치프라이, 코카콜라로 구성된 '빅맥세트'(862~ 1030㎉) 수준이다. 후식으로 즐겨 마시는 수정과는 콜라와 열량이 같다. 그러니 오랜만에 고향집에 왔다고 마음 푹 놓고 먹다간 성인 1일 권장 칼로리(남성 약 2500㎉, 여성 약 2000㎉)를 금방 넘긴다.
◇떡국은 맨 마지막에 드세요
건강 식생활 제안 잡지 '더 라이트' 박성주 편집장은 "식사 순서만 바꿔도 열량 섭취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공복 상태에서 떡국이나 밥 등 탄수화물을 먼저 먹으면 빠르게 흡수되면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식욕이 더욱 왕성해집니다. 또 식사 시작 후 20분이 지나야 포만감을 느끼기 시작해요. 그래서 천천히 먹는 게 중요하고, 칼로리가 낮되 포만감을 크게 느낄 수 있는 것부터 먹어야 합니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와 나물로 시작해 고기·해산물을 적당히 먹은 뒤 마지막으로 떡국 따위 탄수화물 식품을 먹는다.
식사 30분 전 물 한 잔을 마시는 것도 식욕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박 편집장은 "우리 몸이 갈증과 식욕을 착각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면서 "식사 직전 물을 마시면 위액이 희석돼 소화를 방해하기 때문에 차례 지내기 직전 마시면 대충 타이밍이 맞는다"고 말했다.
명절 음식은 대개 큰 그릇에 수북이 담는다. 이러면 자기가 얼마만큼 먹는지 알기 어려워 과식으로 이어진다. 작은 그릇을 준비해 음식을 덜어 먹으면 과식을 피할 수 있다.
◇전은 종이 포일 깔고 부치세요
요리 단계에서 열량을 낮추는 방법도 있다. 박 편집장은 "전을 부칠 땐 프라이팬에 종이 포일을 깔고 식용유를 얇게 바른 다음 부치라"고 알려줬다. "제과·제빵에 주로 사용하는 종이 포일은 실리콘으로 코팅돼 있어 기름을 바르지 않아도 전이 눌어붙지 않아요. 대신 전 특유의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이 나지 않지요. 그래서 기름을 아주 살짝 바릅니다. 그냥 부칠 때보다 식용유 사용량이 훨씬 줍니다."
튀김 요리는 뚜껑을 덮어 튀긴다. 조리 시간을 줄이고 기름 흡수량도 준다. 시판 부침가루나 튀김가루는 간이 돼 있다. 나트륨 섭취를 최대한 줄이려면 통밀가루에 소량의 소금으로 간해 재료에 묻힌 뒤 한 번 털어낸 다음 조리한다.
- /더 라이트 제공
떡국 국물은 고기 대신 채소나 버섯·멸치·다시마 등 열량이 낮은 식재료로 대체한다. 닭가슴살이나 북어·굴을 사용하면 담백하면서 색다른 떡국을 즐길 수 있다. "식은 전을 데울 때는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지 마세요. 약한 불에 서서히 구우면 전에 남은 기름기가 빠져나와 부드럽게 익어요. 전자레인지도 좋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