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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지붕에서 참새 지저귀니 해는 지려하고,
옛날 이계 땅을 공자께 주기 아까워한 안영이 가련쿠나.
왕의 교화가 다행히 노 나라를 흥하게 하려는데,
여자 악대가 어찌하여 제 나라에서 이르렀던고.
시드는 풀 엷은 이내로 원근이 아득하고,
흰 구름 푸른 산이 서로서로 높고 낮구나.
초광 접여의 봉황 노래 문득 문앞을 지나가니,
늙은 나는 붓 들어 익살스러운 얘기인 골계전이나 지으려네.
어구(語句)
茅簷모첨 : 초라한 초가지붕 처마.
晏子안자 : 齊(제) 나라의 大夫(대부) 晏嬰(안영).
자는 平仲(평중)으로 검소하기로 유명했으며 사람들과 잘 사귀었는데,
제의 景公(경공)이 孔子(공자)를 중용하려는 생각에 반대했지만,
공자는 그가 30년 동안이나 옷 한 벌로 산 검소함에 감복하여
칭찬하는 말을 남겼음.〈論語 公冶長〉
泥溪니계 : 제 나라의 지명.
경공이 36세의 공자를 존경하여 이 땅을 공자에게 주려고 했으나
안영이 반대하여 이루지 못했음.
王風 : 왕의 기풍이나 敎化(교화).
女樂 : 여자 악대. 궁중 잔치 때 女妓(여기)들이 악기를 타며 노래하고 춤추던 일.
공자가 55세 때 魯(노) 나라 司寇(사구)로 재상의 실권도 겸하여
바른 이치로 정치를 하여 노 나라가 날로 발전하매,
제 나라에서는 대부 黎鉏(여서)의 건의에 따라
노 나라의 定公(정공)과 季桓子(계환자)가 좋아하는
여악대를 노에 보내어 공자와 그 둘 사이를 이간시키기에 성공했음.
胡然호연 : 어찌. 然은 풀이할 필요가 없는 조사임.
淡煙담연 : 엷게 낀 연기나 이내.
遠近 : 멀고 가까움. 먼 곳과 가까운 곳.
靑嶂청장 : 둘러 있는 푸른 산봉우리.
鳳歌 : 봉황을 읊는 노래.
춘추시대 楚(초) 나라 선비 接輿(접여, 자 陸通육통)가
昭王(소왕) 때 정치가 어수선하기에 벼슬에 나가지 않고
미친 체하여 사람들이 楚狂(초광)이라 불렀는데,
공자 옆을 지나면서 “봉이여 봉이여, 어찌 덕이 쇠하느뇨.
이미 가버린 자는 탓하지 않거니와 오는 자는 쫓을 수 있을지니,
그만둘지어다 그만둘지어다,
지금의 썩은 세상에 정치를 따르는 자는 위태로우니라.” 했음〈論語 微子〉
方將 : 곧 장차. 方今(방금).
滑稽 : 익살. 諧謔(해학). 유머(humor).
압운(押韻), 평측(平仄)
7言律詩(7언율시). 압운은 西, 溪, 齊, 低, 稽 자로 평성 ‘齊’ 평운이다.
평측은 차례로
仄仄平平仄仄平, 平平仄仄仄平平,
平平仄仄平平仄, 仄仄平平仄仄平,
平仄仄平平仄仄, 仄平平仄仄平平,
仄平仄仄平平仄, 仄仄平平仄仄平.
으로 二四不同二六對(이사부동이륙대)와
反法(반법), 粘法(점법) 등이 簾(염)에 어긋남이 없는 좋은 작품이다.
* 牧隱(목은) 李穡(이색) (1328∼1396)
麗末三隱(여말삼은)의 한 사람.
田家(전가) 농가-李穡
一犁微雨暗田家(일리미우암전가) 한보지락 보슬비 어두운 농가
桃杏成林路自斜(도행성림로자사) 복숭살구 숲 이뤄 길 절로 비껴
歸跨老牛蔉半濕(귀과노우곤반습) 늙은 소 타고 오니 도랑 반 젖어
陂塘處處泛殘花(피당처처범잔화) 비탈 연못 곳곳에 남은 꽃 떴네
縢王閣圖(등왕각도) 등왕각 그림-李穡
落霞孤鶩水浮空(낙하고목수부공) 지는 놀 외론 오리 물이 뜬 하늘
畫棟飛簾雲雨中(화동비렴운우중) 그림기둥 발 날려 구름비 속에
當日江神知我否(당일강신지아부) 그때 그날 강의 신 날 알 리 없어
何時更借半帆風(하시갱차반범풍) 언제 다시 빌리나 돛 바람 반을
洞庭晩靄(동정만애) 동정호 저녁 안개-李穡
一點君山夕照紅(일점군산석조홍) 한 점 모인 산에는 저녁놀 붉어
闊呑吳楚勢無窮(활탄오초세무궁) 트여 삼켜 오 초를 기세 끝없이
長風吹上黃昏月(장풍취상황혼월) 긴 바람 불어 올라 황혼의 달에
銀燭紗籠暗淡中(은촉사롱암담중) 은 촛불 깁 등롱 묽은 어둠 속
寄東亭(기동정) 동쪽 정자에 부쳐-李穡
春深門巷少經過(춘심문항소경과) 봄이 깊은 골목길 적은 이 지나
桃李花開落又多(도리화개낙우다) 복사 오얏 꽃 피어 떨어짐 많아
記得去年亭上坐(기득거년정상좌) 기억하니 지난해 정자에 앉아
一簾疎雨酒生波(일렴소우주생파) 발 하나 성글은 비 술에 물결이
感春(감춘) 봄날에-李穡
花今衰未問來人(화금쇠미문래인) 꽃 아직 안 시들어 오는 이 말이
恐是城中別有春(공시성중별유춘) 아마도 성 안에는 따로 봄 있나
步上東山還大笑(보상동산환대소) 걸어올라 동녘 산 한바탕 웃어
東君何處着嫌親(동군하처착혐친) 봄의 임금 어딘들 싫고 친할까
獨坐(독좌) 혼자 앉아-李穡
寂寂虛堂白晝長(적적허당백주장) 쓸쓸해서 빈 집은 한낮이 길어
乾坤一片黑甛鄕(건곤일편흑첨향) 하늘땅에 한 조각 낮잠 자는 곳
數聲啼鳥南風細(수성제조남풍세) 소리 몇 번 새 울어 남풍에 들려
身世悠然墮渺茫(신세유연타묘망) 몸 둔 처지 멀게도 떨어져 아득
小雨(소우) 가랑비-李穡
細雨濛濛暗小村(세우몽몽암소촌) 보슬비 보슬보슬 어두운 마을
餘花點點落空圜(여화점점낙공환) 남은 꽃 하나하나 떨어진 빈 뜰
閑居剩得悠然興(한거잉득유연흥) 느긋이 머묾 남아 멀찍한 흥이
有客開門去閉門(유객개문거폐문) 손님 있어 문 열어 떠나면 닫지
蠶婦(잠부) 누에치는 아낙네-李穡
城中蠶婦多(성중잠부다) 성안에 누에치는 아낙네 많아
桑葉何其肥(상엽하기비) 뽕잎파리 어찌해 그저 푸른가
雖云桑葉少(수운상엽소) 말로는 뽕잎파리 적다고하며
不見蠶苦飢(불견잠고기) 못 보지 누에치기 힘들고 주림
蠶生桑葉足(잠생상엽족) 누에가 자랄 때는 뽕잎 넉넉해
蠶大桑葉稀(잠대상엽희) 누에 커져 뽕잎도 드물어지지
流汗走朝夕(유한주조석) 흐르는 땀 바쁘니 아침저녁을
非緣身上衣(비연신상의) 인연 없어 이 몸에 아니 걸칠 옷
夜雨(야우) 밤비-李穡
夜雨空階滴不休(야우공계적불휴) 밤비는 빈 섬돌에 그치지 않아
疾餘情興轉悠悠(질여정흥전유유) 병이 남아 뜻 일음 돌며 아득해
神仙已遠誰靑骨(신선이원수청골) 신선은 이미 멀어 누가 신선에
天地無窮我白頭(천지무궁아백두) 천지는 다함없어 나도 백발이
頗信殘年如上瀨(파신잔년여상뢰) 자못 믿어 남은 삶 여울물 같아
可憐當日欲東周(가련당일욕동주) 가여워라 날 맞아 동주를 꿈꿔
祗今心跡誰能辨(지금심적수능변) 이제와 마음 밟음 누가 헤일까
高臥元龍百尺樓(고와원룡백척루) 높이 누운 으뜸 용 백 척 누대에
寒風(한풍1) 차가운 바람-李穡
寒風西北來(한풍서북래) 차운 바람 서북서 불어오는데
客子思故鄕(객자사고향) 나그네는 잠기니 고향 생각에
悄然共長夜(초연공장야) 쓸쓸히 함께하니 기나긴 밤을
燈光搖我床(등광요아상) 등불 빛이 흔들어 내 책상마저
古道已云遠(고도이운원) 옛날 도리 이제는 멀다하고서
但見浮雲翔(단견부운상) 다만 보니 뜬구름 날려가기만
悲哉庭下松(비재정하송) 슬프구나 뜰아래 소나무라고
歲晩逾蒼蒼(세만유창창) 해 늦게야 더욱더 푸릇푸릇해
願言篤交誼(원언독교의) 바램 말 도타웁게 사귀는 정이
善保金玉相(선보금옥상) 잘 지켜 금에 옥에 서로 서로를
寒風2(한풍2) 차가운 바람-李穡
寒風西北來(한풍서북래) 차가운 바람 서북서 오니
日夜吹不休(일야취불휴) 밤낮을 불어 쉬지를 않아
雲飛碧空濶(운비벽공활) 구름 날아서 하늘 틘 푸름
樹木聲颼颼(수목성수수) 나무 소리 내 우수수 소리 바람소리수
早衙有公事(조아유공사) 일찍 관아에 공무가 있어 마을아
策馬披重裘(책마피중구) 말에 채찍질 겹 갖옷 헤쳐 나눌피 갖옷구
武夫喝官途(무부갈관도) 굳센 이 외쳐 관아 가는 길 꾸짖을갈
心中焦百憂(심중초백우) 마음속 태워 백 가지 걱정 그을릴초
何如日三丈(하여일삼장) 어떻게 하나 해는 떠 세 길 어른장
徐起猶蓬頭(서기유봉두) 늦어 일어나 더해 쑥 머리 쑥봉
寒風3(한풍3) 차가운 바람-李穡
寒風西北來(한풍서북래) 차가운 바람 서북서 오니
漸見層陰結(점견층음결) 차츰 보이길 응달 맺혀져 층층
坐知風勢闌(좌지풍세란) 앉아서 알아 바람 힘 막힘 가로막을란
又是天欲雪(우시천욕설) 또 이런 하늘 눈을 뿌리려
須曳舞萬鶴(수예무만학) 잠시 끌리어 모든 학 춤 춰 끌예
變化眞一瞥(변화진일별) 바뀜 참으로 눈 한번 깜박 언뜻볼별
閉戶獨微吟(폐호독미음) 문 닫고 홀로 가만히 읊어
途中車軸折(도중거축절) 길을 가는데 수레 축 꺾여 굴대축 꺾을절
時聞楚石琴(시문초석금) 때때로 들어 초 돌 거문고
焚香更淸絶(분향갱청절) 향을 사르니 맑고 깨끗해 불사를분
偶吟(우음) 우연히 읊다-李穡
桑海眞朝暮(상해진조모) 상전벽해 참으로 아침저녁 일
浮生況有涯(부생황유애) 떠도는 삶 하물며 끝이 있음에
陶潛方愛酒(도잠방애주) 도잠은 바야흐로 술을 좋아해
江摠未還家(강총미환가) 강총은 아직 못해 고향 돌아감
小雨山光活(소우산광활) 가랑비 조금 내려 산 빛을 살려
微風柳影斜(미풍류영사) 가는 바람 버들에 그림자 쏠려
句回還遊意(구회환유의) 글귀 돌아 다시가 놀고 싶은 뜻
獨坐賞年華(독좌상년화) 홀로 앉아 즐기니 올해의 꽃을
韓山八詠(한산팔영) 한산의 여덟 읊음-李穡
韓山八詠1 崇井巖松(숭정암송) 우물 높인 바위소나무
峰頭蒼石聳(봉두창석용) 봉우리 마루에는 푸른 돌 솟아
松頂白雲連(송정백운연) 소나무 꼭대기엔 흰 구름 이어
羅漢堂寥閴(나한당요격) 아라한의 절에는 쓸쓸히 고요
居僧雜敎禪(거승잡교선) 머문 스님 섞여서 선을 가르쳐
韓山八詠2 日光石壁(일광석벽) 햇살 비친 돌벼랑
崔嵬揷平野(최외삽평야) 높이도 꽂혀 너른 들판에 높을외 꽂을삽
漂渺俯長天(표묘부장천) 아득히 굽어 멀리 하늘을 떠돌표 아득할묘
翠壁僧窓小(취벽승창소) 푸른 벼랑엔 스님 창 작고
佛燈空半懸(불등공반현) 부처님 등불 하늘에 달려 매달현
韓山八詠3 孤石深洞(고석심동) 외로운 돌 깊은 골
平野行將盡(평야행장진) 너른 들 걸어 다 지나려니
回峯望更高(회봉망갱고) 도는 봉우리 바래 더 높아
一區幽僻處(일구유벽처) 한 옹기종기 숨어 외진 곳 후미질벽
梵刹本來孤(범찰본래고) 절은 오면서 본디 외로이 범어범 절찰
韓山八詠4 回寺高峰(회사고봉) 절 돌아 높은 봉우리
後嶺如三角(후령여삼각) 뒤에 고개는 삼각산 같아
前峰入半空(전봉입반공) 앞에 봉우리 하늘에 들어
行舟缶鐵砭(행주부철폄) 지나가는 배 그릇 쇠 돌침 장군부 돌침폄
遮莫有狂風(차막유광풍) 막지를 마라 미친바람을 막을차
韓山八詠5 圓山戍敲(원산수고) 원산 수자리 두드림
海嶠傳烽火(해교전봉화) 바다 뾰족 봉 봉홧불 알려 뾰족하게높을교
閭閻壓波浪(여염압파랑) 마을거리는 물결 읾 싫어 이문여염
百年無事地(백년무사지) 백 년을 아무 일 없는 땅에
戍敲夕陽多(수고석양다) 수자리 북이 저녁볕 몹시 두드릴고
韓山八詠6 鎭浦歸帆(진포귀범) 진포로 돌아오는 돛배
細雨桃花浪(세우도화랑) 보슬비 내려 복사꽃 물결
淸霜蘆葉秋(청상로엽추) 맑은 서리에 갈댓잎 가을
歸帆何處落(귀범하처락) 돌아가는 돛 어디 머물러
渺渺一扁舟(묘묘일편주) 끝없이 아득 조각배 하나
韓山八詠7 鴨野勸農(압야권농) 압야 들에 농사를 권해
川平原似砥(천평원사지) 내는 널러서 들 숫돌인 듯 숫돌지
禾稼浩如雲(화가호여운) 벼논의 벼는 넓기 구름이 심을가 클호
太守催星駕(태수최성가) 태수님 하기 말을 다그쳐 재촉할최 멍에가
巡田欲夕曛(순전욕석훈) 밭을 돌아봐 저녁 빛 지려 돌순 석양빛훈
韓山八詠8 雄津觀釣(웅진관조) 웅진에서 낚시하며
馬邑山橫牆(마읍산횡장) 말 고을 산이 가로로 쳐져 담장
雄津水漆苔(熊진수칠태) 곰나루 물이 이끼로 발려 옻칠
釣絲風裏裊(조사풍리뇨) 낚싯줄 한들 바람 속에서 간드러질뇨
恰得月明回(흡득월명회) 마치 달 얻어 밝아 돌아와 마치흡
有感(유감) 느낀바 있어-李穡
天地宰洪爐(천지재홍로) 하늘땅 맡아 커다란 화로 재상재
鼓鑄一何勞(고주일하로) 두드려 부어 얼마나 힘써 쇠부어만들주
理以爲之主(이이위지주) 이치로 하여 으뜸을 삼고
氣以分其曹(기이분기조) 기운으로써 그 무리 나눠 마을조
少或似麟角(소혹사린각) 적은 건 아마 기린 뿔 같고
多奚趐牛毛(다해혈우모) 많은 게 어찌 소떼의 털이 나아갈혈
仁義是膏粱(인의시고량) 어짊과 옳음 기름진 밥이 살찔고 기장량
禮法爲笏袍(예법위홀포) 예절 모범 돼 홀 도포 갖춰 핫옷포
粲然被天下(찬연피천하) 밝게 뚜렷이 온 누리 미쳐 정미찬
吾生安所逃(오생안소도) 우리 살면서 어딜 달아나 달아날도
板橋(판교) 판교-李穡
板橋江畔草如煙(판교강반초여연) 널다리 강가두둑 풀이 안개로
落盡寒潮近午天(낙진한조근오천) 다 떨어져 찬 밀물 한낮 가까이
隔岸小舟呼不應(격안소주호불응) 언덕너머 작은 배 불러도 몰라
漁人分去賣魚錢(어인분거매어전) 어부들 나눠떠나 생선 판 돈에
遣懷(견회) 마음을 달래-李穡
倏忽百年半(숙홀백년반) 갑자기 문득 백 년의 반이 갑자기숙
蒼黃東海隅(창황동해우) 푸르다 누레 동해 모퉁이 모퉁이우
吾生元跼蹐(오생원국척) 우리 삶 원래 살며시 굽혀 구부릴국 살금살금걸을척
世路亦崎嶇(세로역기구) 세상 길 또한 험하기도 해 험할기구
白髮或時有(백발혹시유) 흰 머리 때론 어쩌다 있어
靑山何處無(청산하처무) 푸른 산 어디 머물 데 없어
微吟意不盡(미음의부진) 살며시 읊어 뜻 아니 다해
兀坐似枯株(올좌사고주) 우뚝 앉아서 마른 나무라 우뚝할올
夜吟(야음) 밤에 읊다-李穡
行年已知命(행년이지명) 나이 먹으니 이미 쉰이라 ※知天命
身世轉悠哉(신세전유재) 세상 몸 두기 아득하여져
細雨燈前落(세우등전락) 가랑비 내려 등불 앞으로
名山枕上來(명산침상래) 이름난 산이 베개 위로 와
憂時知杞國(우시지기국) 때를 걱정해 기나라 알아 ※杞憂
請始有燕臺(청시유연대) 빌어 비롯해 연나라 누대 ※昭王과 郭隗
恰到俱忘處(흡도구망처) 마치 이르니 모두 잊는 곳
心原冷欲灰(심원냉욕회) 마음의 근원 재 같이 싸늘
絶句(절구) 절구-李穡
玉堂高處絶塵埃(옥당고처절진애) 옥의 집 높은 데라 티끌도 없어 ※弘文館(朝鮮)
白日淸風動綠槐(백일청풍동록괴) 한낮에 맑은 바람 푸른 홰나무
一揖長官終日坐(일읍장관종일좌) 읍 한번 장관에게 하루를 앉아
數聲啼鳥滿庭苔(수성제조만정태) 몇 마디 새는 울어 뜰 가득 이끼
讀杜詩(독두시) 두보 시를 읽으니-李穡
操心如孟子(조심여맹자) 마음 씀에는 맹자 같은데
紀事如馬遷(기사여마천) 일의 실마리 사마천처럼
文章振厥聲(문장진궐성) 글 지어 떨쳐 소리 다하고 떨칠진 그궐
惻怛全爾天(측달전이천) 가여워 슬퍼 오롯 그 바탕 슬퍼할측 슬플달
法服坐廊廟(법복좌랑묘) 법 따라 앉아 조정 사당에 복도랑 사당묘
禮樂趨群賢(예악추군현) 예악에 좇아 여러 어진이 달릴추
門墻高數仞(문장고수인) 문에다 담은 높이 몇 길에 길인
後來徒比肩(후래도비견) 뒷사람 그저 어깨 나란히
何曾望堂奧(하증망당오) 어찌 일찍이 집 속을 볼까
矯首時茫然(교수시망연) 고개 곧추어 때마다 아득 바로잡을교
讀杜詩(독두시) 두보의 시를 읽고-李穡
錦里先生豈是貧(금리선생기시빈) 금리선생 두보는 어찌 이 가난
桑麻杜曲又回春(상마두곡우회춘) 뽕잎 삼대 두릉 땅 또 봄은 찾아
鉤簾丸藥身無病(구렴환약신무병) 발 걸어 환약 먹어 몸엔 병 없어 알환
畵紙敲針意更眞(화지고침의갱진) 종이 그려 바늘 쳐 뜻 더욱 참되 ※바둑 낚시
傀値亂雜增節義(괴치난잡증절의) 크게 쳐 난리 만나 절의를 불려 클괴 불을증
肯因衰老損精神(긍인쇠로손정신) 옳게 여겨 늙어가 정신을 덜어
古今絶唱誰能繼(고금절창수능계) 옛 이제 빼난 노래 누가 이어가 노래창
賸馥殘膏丐後人(승복잔고개후인) 남은 향 남긴 기름 뒷사람 가져 남을승 빌개
喬洞(교동) 교동-李穡
海門無際碧天低(해문무제벽천저) 바다 문 끝이 없어 푸른 하늘에
帆影飛來日在西(범영비래일재서) 돛 그늘 날아서와 해는 서산엘
山下家家蒭白酒(산하가가추백주) 산 아래 집집마다 흰 술을 빚고 꼴추
斷葱斫膾欲鷄棲(단총작회욕계서) 파 썰어 회를 쳐서 닭을 잡으려 벨작
雨暗江林(우암강림) 비 어두운 강 수풀-李穡
天低山遠樹浮雲(천저산원수부운) 하늘 낮춰 산 멀리 나무에 뜬 구름이
政是江天日欲曛(정시강천일욕훈) 바루니 이 강 하늘 해 기울어 저물려 석양빛훈
虎嘯猿啼愁不盡(호소원제수부진) 범 원숭이 울부짖음 시름은 다함없고
逐臣騷客苦思君(축신소객고사군) 쫓긴 신하 시인들 괴로운 임금생각
寄東亭(기동정) 동정에 부쳐-李穡
春深門巷少經過(춘심문항소경과) 봄 깊어 문에 거리 지나감 적어
桃李花開落又多(도리화개락우다) 복사 오얏 꽃 피어 떨어짐 많아
記得去年亭上坐(기득거년정상좌) 알고 있어 지난 해 정자 위 앉아
一簾疏雨酒生波(일렴소우주생파) 발 하나 성긴 비에 술에 인 물결
訪蜜城兩朴先生還京(방밀성양박선생환경)
밀양의 두 박선생을 찾아갔다가 서울 돌아와-李穡
碧桃花下月黃昏(벽도화하월황혼) 푸른 복사 꽃 아래 어스름의 달
爭換長條雪灑樽(쟁환장조설쇄준) 다퉈 잡아 긴 가지 눈 뿌린 술잔 뿌릴쇄
當日回遊幾人在(당일회유기인재) 그날에 돌며 놀아 몇 사람 있어
自怜攜影更鼔門(자령휴영갱고문) 가여워 끈 그림자 문을 두드려 영리할령 끌휴
曉雨(효우) 새벽 비-李穡
淸晨小雨酒茅簷(청신소우주모첨)
맑은 새벽 보슬비 띠 처마 적셔 띠모 처마첨
客興悠然白柄鑱(객흥유연백병참) 나그네 흥 아득히 흰 자루 보습 보습참
江上平田煙漠漠(강상평전연막막) 강 위로 너른 밭은 안개에 자욱
山崖細逕草纖纖(산애세경초섬섬) 산벼랑 좁은 길로 풀은 가늘게 벼랑애
載花侯館初開塢(재화후관초개오) 꽃이 실린 벼슬 집 먼저 열린 둑 둑오
沽酒詩家欲典衫(고주시가욕전삼) 술사와 시 읊는 집 적삼 잡히려 팔고
最是病夫謀口腹(최시병부모구복) 가장 옳기 병든 몸 꾀한 입과 배
海天歸思滿歸帆(해천귀사만귀범) 바다로 돌릴 생각 가는 돛 가득
東山(동산) 동쪽 산-李穡
東山高頂立移時(동산고정립이시) 동쪽 산 높은 마루 서서 한참을
思入鴻濛自不知(사입홍몽자부지) 생각드니 흐릿해 저도 모르게 가랑비올몽
飛鳥片雲俱縹渺(비조편운구표묘) 새 날아 조각구름 모두 아득해 옥색표
連岡斷壟自逶迤(연강단롱자위이)
이은 뫼 끊긴 언덕 절로 비스듬 구블구불갈위
秋風老杜破茅屋(추풍로두파모옥) 갈바람 늙은 팥배 띠 지붕 부숴
落日山公倒接罹(낙일산공도접리) 지는 해 산에 솔에 걱정 메 씌워 근심리
畎畝忘君非我志(견무망군비아지)
밭도랑 임금 잊어 내 뜻함 아니 밭도랑견 이랑무
更將餘力念安危(갱장여력념안위) 다시 해야 남은 힘 안위를 생각 위태할위
秋日(추일) 가을날-李穡
曉上高樓獨自憑(효상고루독자빙) 새벽 오른 높은 누 혼자서 기대 기댈빙
白雲靑嶂共層層(백운청장공층층)
흰 구름 푸른 산은 모두다 겹겹 높고가파른산장
一庭雨遇苔逾長(일정우우태유장) 뜰 하나 비를 만나 이끼 더 불어 넘을유
勇里天晴日又昇(용리천청일우승) 용리 마을 하늘 개 해도 떠올라 오를승
膽氣崢嶸身老大(담기쟁영신로대) 담력은 엄청난데 몸은 늙어가 가파를쟁영
顔客枯槁鬂鬅鬠(안容고고빈붕괄)
얼굴은 바싹 말라 머리 흩으려 머리흐트러질붕
乾坤幾度秋風起(건곤기도추풍기) 하늘땅 몇 번 지나 가을바람 나
回首江東憶李鷹(회수강동억리응) 고개 돌려 강 동쪽 이응을 생각
春晩(춘만) 늦은 봄날-李穡
春晩南城翩綠蕪(춘만남성편록무)
봄이 늦어 남쪽 성 섞인 푸른 풀 거칠어질무
寂寥庭宇鳥相呼(적료정우조상호) 쓸쓸한 뜰 집에는 새 서로 불러
天陰欲雨連山暗(천음욕우련산암) 날 흐려 비 올라나 이은 산 어둑
花落猶風掃地無(화락유풍소지무) 꽃 져도 외려 바람 땅 쓸어 없애
放膽幾年揮筆札(방담기년휘필찰)
마음 놓고 몇 년을 붓 떨쳐 글 써 쓸개담 패찰
乞身何日向江湖(걸신하일향강호) 몸을 탓해 어느 날 강 호수에를 빌걸
古來豪傑能經世(고래호걸능경세) 예부터 영웅호걸 세상 다스려
自笑區區一腐儒(자소구구일부유) 절로 웃어 낱낱이 한 썩은 선비
[출처] 牧隱(목은) 李穡(이색) // 雀噪(작조) 참새들 재잘거리다 외 39수|작성자 염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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