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사자암 안마당 숲을 이뤘다. 햇살이 내리기 전 나름의 결단을 내려야 했다. 낫 하나 들고 낡은 면장갑 끼고 출정하는 비장함으로 마주한 그들의 밭과 집 우주가 펼쳐지고 대지에 가득한 먹거리 나는 침입자일 뿐이다. 하지만 사자암 도량 건설 도업을 성취하자는 햇살을 온전하게 받아내기 위해 숲이 아닌, 그냥 숨 쉬는 도량이기를 바랄 뿐이다. 풀 향기와 작은 꽃들 그들은 틈 없이 자리를 잡고 세상을 위한 업적을 쌓고 있었다. 고양이 슬그머니 몸을 감추고 이른 아침 날 선 상처들이 대지를 드러내고 있다. 원죄라 했던가. 삶은 관계의 연속으로 인한 결과만이 드러내고 있다. 주고받는 성취 격하지 않고 부드러움이면 얼마나 좋을까? 이유는 다양하지만, 오늘 아침 비장함은 미안함이 가면을 쓴 것이리라. 안마당 숲은 누군가의 집이고 먹거리이며 즐거운 놀이터일 것이다. 우리 몸 역시 수많은 억겁의 성취이며 뭇 중생의 국토이고 먹이 이며 놀이터라는 사실을 통해 풀 한 포기 꽃향기도 저마다 귀함이다. 귀함은 귀하게 대해주어야 귀함으로 또다시 만나게 되리라. 제주 금화불교 사자암 수행자의 은둔처로 자리한 지도 8년이 되었다. 애월리 고요한 마을 숲 이룬 지 수십 년이 지났을 사자암 건물들 묵묵하게 지켜낸 세월 속 이야기들이 풀과 나무로 쉼 없이 수다를 떠는 것은 스스로 귀하기 때문일 테지. 햇살이 내리자, 이마에서 땀줄기가 바다를 만들고 있어 손을 놓고 수돗가에 바다를 향한 의식을 했다. 씻어내린 땀방울이 또다시 내게 돌아올 때면 나의 숲 꽃과 향기로 가득하게 할 테야. 온몸 가득한 대지의 향기와 꽃의 향연으로 바람이 지날 때면 축복의 노래가 흐를 테지.
"별빛이 내리면 사자암 안마당 축제의 장터 펼쳐지네. 달빛도 쉬어가고 바람도 다가와 노래 부르지. 작은 꽃들이 웃음 짓고 풀잎은 춤추며 흥겨워하네. 수많은 생명 중생 모여 진리를 논하고 한바탕 장터엔 별들에 축제 빛내고 있다네. 사랑으로 보살펴 기쁘게 하리 별빛이 내려와 나누고 있네. 사자암 안마당 사리탑 중심이 되니 우러러 축복하네. 태양이 심어놓은 밝음 이여. 별빛 달빛 축제의 노래 축복으로 찬탄하며 함께 부르자. 내 육신 대지 위에 별들의 꽃향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