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를 사물로 취급할 것인가? 존재로 인식할 것인가?
조너선 밸컴의 「물고기는 알고 있다」
물고기를 사물로 취급할 것인가? 존재로 인식할 것인가? 라는 질문은 이 책을 관통하는 화두이다. 이 질문은 공감의 영역이다 또한 앎과 실천의 문제와도 연결된다.
물고기에 대한 편견
현재까지 등재된 물고기 종류는 32천종을 넘는다 경골어류 31천종, 연골어류 1천 3백여종 등 척추동물의 60%를 차지한다. 우리의 일상을 돌아보면 먼저 보편적 취미생활인 낚시, 각종 어류를 사고 파는 수산물시장, 바닷가에 즐비한 횟집 그리고 산업화된 원양어선 등은 그리 낯설지 않다. 여기에 소재는 물고기들이다.
우리는 물고기들을 생명을 가진 존재가 아닌 구입할 수 있는 상품으로
인식한다. 의문의 여지가 없는 것처럼....
이러한 인식은 과연 적절한가? 저자는 아니라고 강변하면서 그 이유를 알기 쉽게 조목조목 설명한다. 물고기에 대해 알면 알수록 인간이 가진 사물로 취급하는 당연한 인식은 매우 잘못된 것임을 여러 가지 사례와 다양한 실험을 통해 증명된다. 결국 다른 시각으로 물고기를 바라볼 수 밖에 없다.
우리는 낚시에 걸렸다 풀려난 물고기가 다시 잡히는 경우를 경험하면서
물고기는 지능이 매우 낮다고 단정한다. 이를 두고 저자는 환경이 열악하여 굶주림에 시달리는 경우는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반박한다. 인간도 그런 열악한 상황에 직면하면 같은 선택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또 하나의 편견은 뭍에 사는 인간이 물고기가 생활하는 물에서의 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뭍의 환경을 근거로 판단한다는 점이다
먼저 뇌의 크기와 지능이 비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물에서는 뭍보다 상대적으로 중력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 그래서 뇌는 작고 몸집은 크게 진화할 수 있었다 고래와 참치등 대형어류가 좋은 예이다
결론적으로 뇌의 크기와 지능은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
물고기가 느끼는 다양한 감각
이와 관련하여 지능이 매우 낮기 때문에 본능에 의지한 단순한 삶을 살 것이라는 편견을 갖는다. 하지만 물고기의 사생활을 들여다보면 인간 생활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그 이유는 인간이 말하는 5개 감각인 시각, 후각, 청각, 촉각, 미각 외에도 쾌감, 통각(통증), 압력감지 감각을 물고기도 고스란히 느끼고 경험하기 때문이다.
실험과 관찰로 입증된 물고기의 특성을 감각별로 몇가지 살펴보면
*시각 - 두 눈을 독립적으로 사용(가자미), 수면 위·아래 동시 관찰 (네눈박이물고기), 몸의 색소 임의 조작(넙치류), 심해에서 발광(심해아귀)
*청각 – 인간보다 들을 수 있는 음역대가 넓고 초저주파에 반응
*후각 – 냄새로 개체 인식
연어의 회귀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본능에만 의지해서는 불가능한 일이며 이러한 다양한 감각들과 지구 자기장을 탐지하는 능력이 갖추어져야 가능한 현상이다
이 외에 뇌 부분으로 물고기의 겉질은 포유류의 신피질에 해당하는 부위로 학습, 기억, 개체인식, 놀이, 도구사용, 협동, 계산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또한 송어를 대상으로 통증실험을 한 결과
통증을 느끼는 것이 사실로 입증되었다. 물고기들은 공포, 스트레스, 쾌감, 호기심, 스킨십 등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
물고기의 지능과 학습, 도구사용 등에 대한 다양한 실험이 진행되었고 지금도 실험과 관찰이 계속되고 있다.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상황에 적합한 지능을 보유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도미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기억력, 통증감각, 학습능력이 증명되었고 ‘코이로돈 앙코라고’ 물고기는 조개를 바위에 부딪쳐 속살을 먹고, 심지어 타이거 피시는 수면에 근접해 비행하는 제비를 먹이로 삼아 생존한다.
공감의 영역을 확대하자
이 책에 소개한 것만으로도 우리가 알고 있던 물고기와는 많이 다르다. ‘아는 만큼 보인다 ’라는 말처럼 물고기에 대해 알아야 선입견과 편견을 바꿀 수 있다.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거기 있다. 물고기는 아파하고 즐거워하고 인지하며 학습하는 인간과 별반 다를 것 없는 존재입니다. 공감의 영역이 확대되어 물고기는 ‘사물이 아닌 생활을 영위하는 존재’ 로 존중되길 바래본다.
첫댓글 월든의 저자 조지 소로우조차도 물고기에 연민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는데... 백선생님은 한 발 더 앞서 나갔군요.
보령신문 양식으로 편집해 봤습니다. 메일 확인 부탁 드려요...ㅎㅎ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