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없는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 때마침 내린 우박과 강풍으로 옷소매를 절로 여미게 만든 2010년11월27일 , 나라의 안위와 심신의 동파는 뒤로하고 저와 제 친구는 무리하게 두아이를 맡긴 채 모처럼 대학시절 꽃띠로 돌아 갔습니다. (맘 만은 천근 만근 연평도 주민들을 걱정하며, 애국심과 우국충절로 들끓고 있었습니다. 너무나 죄송하더라구요 이렇게 즐긴다는 자체가....)
그렇게 저와 제 친구는 큰 맘 먹고 어렵사리 예매한 티켓을 들고 공연장에 다녀 왔습니다.
처음엔 드라마 이선준을 알았고, 박유천을 알게 되고 또 jyj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음악이 너무 좋아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 수 없는 주문을 외우며 정말 큰 용기를 내어 체면과, 체통과, 체력모두 버려 가며 기다렸던 콘서트 였습니다.
이 나이에 아이돌을 좋아하는 것 ! 특이하고, 괴이하고 , 별난 것? 이라 여기며 수없는 죄책감과 미친짓이라 여겨 그만둘까 ? 수도없는 망설임 끝에 버려야 할 것은 편견과 체면이라 스스로를 위안하며 정말 어제 미친짓 감행 했더랬습니다.
지하철 역에서 내려 올림픽 주경기장 가는 동안
친구와 나는 연신 식은땀과 간헐적인 비명을 질러야 했습니다. 정말 인산인해라는 표현 이럴 때 쓰는 것이구나 싶더군요. 그것도 99%가 여성이라 난 태어나 그렇게 다양한 연령대의 거대한 여성집단은 정말 처음보았습니다.
주경기장앞에 도착한 시각이 오후 4시 30분경!
공연장 내부에서 들려오는 우리 jyj의 리허설 무대 준비 소리에 나도 몰래 비명을 지르고, 군데 군데 뚫려진 출입문틈으로 고성능 장비를 동원한 도둑 촬영에 열중인 팬들의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습니다. 올림픽 5륜 심볼 앞에 줄지어선 수천명의 팬들은 official goods를 구매하려 기다렸고, 수십개의 팬까페 모임들도 각자의 준비물을 정돈하고 속속 모여들며 다들 기대에 들뜬 모습이었습니다. 그 풍경을 보는 것이 여전히 낯설고, 이색적이고 다양한 팬들의 각양각색의 모습에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습니다. 또한 이들의 팬층이 대체로 여성이지만 연령층이 다양한 것을 보니, 또한 국적도 다양한 것을 보니 명실 상부 Worldwide 란 그들의 케치플레이가 틀린말은 아니구나 실감했습니다.
무엇보다 일본과 중국에서 온 듯이 보이는 단체 할머니, 아줌마 팬들을 보며 친구와 나는 그래 우린 정말 이상한게 아니고, 상대적으로 어리구나! 하며 격하게 위안받고 강렬하게 그들에게 눈인사를 보냈답니다.
이렇게 기나긴 기다림이 시작되었고 끝없는 한숨과 수없는 입김을 내 뱉은 후에 겨우 자리를 찾아 들었습니다. 딱 2시간 30분 추위에 떨고 서 있은 후의 값진 결과 였지요. 허허 벌판과도 같은 뚜껑없는 주경기장에 먼지가득 뭍은 플라스틱 의자만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내가 구매한 좌석은 R석이었는데 우리 좌석에서도 면봉신기라도 보면 기적이었습니다. 바닥은 마치 알래스카처럼 얼음과 눈뭉치와 차가운 빗물이 즐비하고, 실사는 일찌감시 포기했지만 전광판도 너무나 겸손해서(작아서) 그저 젓가락 신기 쯤으로 만족해야 할 듯 하였습니다. 참으로 황망하고 아연실색은 우리만 한 것은 아닌 듯 하였습니다.
그렇게 8시 10분쯤 오매불망 기다렸던 그들이 돌아왔습니다. 왜 공연이 늦었는지 상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지만 꽤나 미안해 하고는 있는 것 같았습니다. 서해 사망자들을 위한 추모를 필두로 그들의 무대가 시작되었습니다. 공연장 안을 적당히 채운 관중의 사랑과 영하의 날씨에 걸친 것이라곤 잠자리 날개의상, 궂이 격하게 찢은 듯 보이는 천조각을 붙인 재중, 유천, 준수의 공연에 임하는 자세는 과히 기네스에 다시금 자리매김할 중요 단서로 남겠으나 불어닥친 한파를 불식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 던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정말 대단한 무대매너와 정성이었던 것은 분명합니다. 라이브란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신기에 가까운 무대를 만든 그들에게 절로 매료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왜 저들이 저토록 많은 팬이 있고 사랑받을 수 있는지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놀라움을 금치 못할 노래실력, 춤실력외에 고도의 정신력과 , 성의, 책임감등을 아우른 최고의 청년들이란 사실을 유감없이 알려준 멋진 무대였습니다.
간혹 앞의 주무대가 아닌 보조무대로 걸어나와 공연을 보여 주기도 하였는데 그 때 그들의 손을 보고 정말 놀라고 가슴까지 찡했습니다. 얼굴은 그저 한 없이 웃으며 농담도 하고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손이 얼어서 빨갛게 된 가녀린 손가락으로 잡고 있는 차가운 스틸소재의 마이크가 무심할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준비한 플래시 몹도해보고, 소리도 질러보고, 육천이도 외쳐보고, 재중이, 준수도 맘 껏 소리쳐보고.... 여한이 없을 만큼 목청 껏 음악을 느꼈습니다. 움직이는 음악의 비트는 얼어붙은 심장을 녹이고 그 강렬한 심박으로 결국은 심금도 울려 놓았습니다.
그렇게 Empty를 마지막으로 대공연의 막이 내려지고 .... 아쉬움을 뒤로하고 저희는 집으로 집으로 고고씽하였더랬습니다.
에필로그
너무나 훌륭한 공연이었고 최소한 jyj 팬들의 하염없는 사랑과, jyj의 고도의 프로의식 및 매너는 수준급이었습니다. 다만 아쉬움이 남는 점이 몇가지 있어 혹시 다음 공연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충청으로 촌견을 남겨보니 그저 넓은 아량으로 수용하였으면 합니다.
1. 콘서트 입구를 몇 개 더 개방하면 좋겠고, 진행요원을 많이 두고 기다리는 동안 사람들에게 안내 방송이라도 해 주어야 합니다. 3만의 관객이 입장을 하는데 출입문이 2개 였다는 것은 너무 이해가 되지않았고 애써 오랫동안 줄을 서서 기다렸는데 뒤는게 온 사람의 몇개의 줄을 기존의 줄에다 방향만 바꾸어 계속 덫붙여 버려서 공연장의 질서나 배려같은 것은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2. 줄을 서는 곳에 가이드라인을 설치하여 새치기 및 적어도 여기가 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미리 배치해 두어야 합니다. 아무 안내 없이 저 쪽으로 가세요. 라던지 한참을 서있는데 진행요원 한명이 끝없이 긴 줄을 달리기 하며 플로어는 저 쪽이에요 저쪽이에요 에코를 넣고 뛰어 다니고... 저쪽이 어딘지 물어보려 나도 달리고...
또 한 참 뒤에 줄이 만명을 넘는데 한 두명이 입가에 손을 대고 8명 씩 줄 서세요... 라며 에코를 안 들리게 넣으며 다니고... 도대체 132000원을 준 공연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진행수준이 엉망이었습니다. 학교 학예회도 철저한 분위기로 가는 마당에 월드스타로 도약할 jyj의 무대라면? 앞으로 이런 실수는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3. 공연장 앞에서 2시간 이상 기다리는데 왜 공연이 지연되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적어도 한, 중, 일, 영어 4개국어로 짧지만 안내 멘트는 해 주어야 합니다. 국내 팬도 팬이지만, 정말 멀리 아랍에서도 온 팬이 있던데 왜 기다리고 늦어지는지 알려주는 것은 예와 법도를 중시하는 한국의 이미지 아닐까요?
4. 부득이한 사정으로 천막이 사라졌다면 열풍기 몇대라도 설치해서 진행을 해야 합니다.
5. 공연의지연이유를 콘서트 전 반드시 설명해야 했고 ,인사및 이유는 적어도 한, 중, 일,영 4개국어로 짧게 나마 해서 멀리서 온 팬들에게 이해 시켜야 했습니다. 정말 일본인들 많았습니다.
6. 마지막에 앵콜을 요청한 팬들이 많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앵콜이 미안했습니다. 정말 우리도 우리지만 2시간 내내 추위와 싸우면서 공연한 팀들또한 인간한계에 도전한 쾌거였거든요. 그런데 끝까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은 좀 납득이 힘듭니다. 부산서, 대구서, 일본서, 저 멀리 아랍서.... 비싼돈 내고 와준 팬들입니다. 너무나 추운곳에서 끝까지 그들을 응원하고, 기다려 준 고마운 팬들입니다.커튼콜에 그렇게 허망한 메아리를 준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안녕히 돌아가십시오" ....
7. 퇴장을 할때도 사고가 나지 않은 것이 그저 천운일 정도였습니다. 진행요원은 구석에서 자기들끼리 수다를 떨고 있고 아무도 제지 않는 상황에서 인파에 떠 밀려 마치 거대한 조류처럼 그렇게 무질서 하게 공연장을 빠져 나왔습니다.
어찌되었거나 감동적이고 고마운 무대였습니다. 하지만 아쉬움 또 한 남는 것은 3만중 저 만의 의견일까요?
jyj는 이제 첫 발을 내 딛는 월드스타입니다. 누구나 첫술에 배 부를 수는 없겠지요.
처음의 실수를 거울삼아 앞으로의 비상을 이룬다면 하나의 팬으로 여한이 없을 듯 합니다.
\\'난 삐에로가 아니야 하늘을 등지고 날고 싶어\\'라는 가사가 귓전을 계속 맴도네요.
언제나 그들을 응원하고 사랑합니다.
jyj fore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