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톱랭커 박정환을 선발하는 행운을 잡았던 화성시코리요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쾌거와 함께 '가을잔치'를 향해 5개월 10일을 달린 2017 시즌의 페넌트레이스가 정리됐다.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8라운드 2경기
화성시코리요, 마지막 남은 PS행 티켓
포스코켐텍은 화성시코리요가 이기길 간절히 바랐고 한국물가정보는 SK엔크린을 손이 닿도록 응원했다. 화성시코리요와
SK엔크린의 대결을 지켜보는 두 팀의 입장이 그랬다.
27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인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8라운드 2경기는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는 경기장 밖의 팀들까지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내가 살기 위해 시즌 막판에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동맹'이다.
▲ 시즌 막판 맹렬한 기세를 타고 있는 화성시코리요가 KB익스프레스의 사전 예측을
무색케 했다.
경기 결과는 화성시코리요가 5-0 대승을 거뒀다. 전날
킥스 김영환 감독의 한 말(한국물가정보가 올라오길 바란다)에 자극을 받았을까. 최재영, 김승재, 송지훈이 연속 승리하며 일직선으로 팀 승부를
결정지었다. 뒤를 이어 강유택과 박정환이 완봉승에 가세했다.
송지훈이
마침표를 찍는 순간 숨죽이며 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팀들의 희비도 크게 출렁거렸다. 다음 날 경기를 벌이는 한국물가정보와 눈꼽만한 가능성을
갖고 있던 BGF리테일CU는 완전 탈락했다. 반면 포스코켐텍은 SK엔크린의 추격을 뿌리치며 플레이오프전 직행 티켓을 차지했다.
▲ 동문 선후배 안성준(오른쪽)과 김승재의 전반기 리턴매치. 상대전적 4연승 중인
안성준이었으나 리그 4연승 중인 김승재의 완승. SK엔크린은 이 패배가 아팠다. 페넌트레이스 전적은 김승재 7승9패, 안성준
10승6패.
화성시코리요의 승리로 순위 그래프에 짙게 깔려 있던 안개가
모두 걷혔다. 1위 정관장황진단, 2위 포스코켐텍, 3위 SK엔크린, 4위 킥스에 이어 화성시코리요가 5위로 와일드카드결정전 티켓을 거머쥐었다.
14라운드를 마칠 때만 해도 8위에 처져 있었으나 후반 5연승으로 멀어져 가던 PS행 막차에 가까스로 탑승했다.
-화성시코리요, 창단 4년 만의 첫 PS 진출
-완봉승도
5연승도 창단 후 처음
-박정환, 12승1패로 맹활약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으로 선발한 톱랭커 주장 박정환이 최강의 위용을 발산했고 그리도 부진했던 3지명 최재영이
11라운드 이후 6승1패를, 4지명 김승재가 13라운드부터 팀과 함께 5연승으로 살아났다. 또 5지명 막내 송지훈이 시즌 막판에 두 번의
결승점과 함께 3승1패로 힘을 보탰다.
▲ '젊은피' 송지훈(왼쪽)이 상대 진영에서 수를 내는 역전승으로 화성시코리요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결정했다. 송지훈은 7승7패, 박민규는 5연패에 빠지며 8승8패로 정규시즌을
마감.
올해 신설된 와일드카드결정전 덕을 본 화성시코리요는 팀의 여러
가지 기록을 작성했다. 2014년 바둑리그에 입성한 후 4년 만에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지난 3년간 8위, 6위, 8위의 성적).
5-0 완봉승도 창단 후 62경기째에 처음 거둔 것이며, 5연승 또한 팀의 최다연승 신기록이다.
화성시코리요는 4위 킥스와 11월 1일부터 와일드카드결정전을 치른다. 5위 핸디캡을 받아 두 경기를 이겨야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 킥스는 4위 어드밴티지로 최대 두 경기 중 1무만 해도 진출한다. 두 차례 격돌했던 정규시즌에선 전ㆍ후반기 모두
화성시코리요가 3-2로 이긴 바 있다.
▲ 유일하게 신진서에게 패했던 박정환(오른쪽)은 12승1패, 이영구는 7연승이 끊기며
11승4패.
화성시코리요 박지훈
감독 "사실 어제 포스코켐텍이 이겨주고 저희가 오늘 4-1로 이겨 4위를 노렸는데 포스코가 지는 바람에 많이 아쉬웠다. 오늘 경기는
선수들이 상승기류를 타고 차분하게 두고 있어 이길 줄 알았다.
박정환 선수가
빠진 경기(13R)에서 포스코에 4-1로 이기면서 팀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다. 선수들이 자기를 의심할 수 있는 순간에 박정환 없이도 이겼다는
마음으로 굉장히 기분 좋게 하루를 보냈고 그후 정관장을 이겼을 때 (포스시즌 진출이) 가능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킥스와의 와일드카드결정전은 4위 자리를 차지했으면 자신 있다고 말씀드릴 것 같은데
두 번 연속으로 이겨야 하기 때문에 자신은 갖고 있지만 너무 들뜨지 않고 차분하게 준비하겠다."
▲ 박지훈 감독(왼쪽)과 김승재 7단. 프로 대국 600전째를 치렀던 김승재는 "우리
팀 선수들은 우승 경험이 많기 때문에 플레이오프에서 보여드리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 시즌 후반 화성시코리요 부활의 기폭제가 됐던 최재영(오른쪽)은 SK엔크린의 퓨처스
한웅규와의 첫 대결을 가져왔다.
▲ 7승8패의 강유택(왼쪽)과 8승7패의 홍성지. 강유택이 상대전적 열세를 극복하며
공히 8승8패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 화성시코리요는 10라운드까지 2승7패로 부진햇으나 그 후 6승1패로
살아났다.
▲ SK엔크린은 막판 4연패. 영봉패는 창단 첫 해인 2013년의 4라운드 이후 두
번째이다.
▲ 두 팀의 경기 중 이영구 9단이 월간 MVP를 받았다. "예전부터 욕심을 내고
있었다. 욕심을 낼 때는 안 되다가 기대를 안 하니까 이렇게 큰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는 소감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