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Life-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 음성 품바축제
놀자
쓰자
베풀자
웃자
걷자
그 다섯 자 모두가 ‘자’자로 끝난다.
노후의 삶의 아름답게 하는 덕목이 그렇다고 했다.
우리 문경중학교 18회 동문인 권진봉 전 한국감정원 원장이 엊그제 내게 보내준 카카오톡 메시지의 핵심 내용이다.
그러잖아도 난 이미 그리 살고 있다.
뭐 크게 가진 것이 없는 입장에서 ‘베풀자’고 하는 것이 격에 좀 안 맞기는 하지만, 내 요즈음 삶의 일상이 대체적으로 그렇다.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러고 있고, 내일도 모레도 다가오는 모든 날들에도 내 그럴 요량이다.
엊그제 일요일인 2016년 5월 29일에, 아내와 함께 충북 음성의 품바축제장을 찾은 것도 그래서였다.
각설이들의 품바타령을 한 번 보고 듣고 싶었다.
특히 여성 각설이로 그 명성이 자자한 ‘버들이’의 공연을 봤으면 하는 기대가 컸었다.
일요일이었으니 먼저 우리들 서울시민교회를 찾았다.
오전 9시 반부터 시작되는 2부 예배를 보고, 곧바로 그 축제장으로 달려갔다.
한 달 전쯤인가 해서 충북 음성 쪽을 들렀다가 길거리에 걸려있는 플래카드를 보고 그 축제가 있는 줄 알았다.
5월 26일 목요일부터 같은 달 29일 일요일까지 나흘에 걸쳐 벌어지는 축제였는데, 그 마지막 날을 놓칠 수가 없어 부랴부랴 달려갔던 것이다.
때가 맞지 않아서 다른 각설이의 공연으로 만족해야 했다.
마침 공연을 하고 있는 어느 각설이가, 굵직한 쇤 목소리로 ‘각설이’라고 하는 그 뜻풀이를 해 가는데, 생각 ‘각’에 말씀 ‘설’에 전할 ‘이’ 해서, ‘각설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거지’도 클 ‘거’에 뜻 ‘지’ 해서 ‘큰 뜻’으로 풀이하고 있었다.
그런 한자풀이가 있는지 아닌지는 확인해보지는 않았다.
그렇게 풀이되었는지 아닌지 확인했다 해서, 그 각설이에게 뭐라고 대꾸할 시간적 여유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웃고 넘어가고 말았다.
내 그렇듯 음성 품바축제장에서 인생사 또 한 수를 배웠다.
그날도 역시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이 어느 하루였다.